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이 축산환경 개선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주민 반대에 가로막혀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공동자원화시설에 태양광 발전사업을 결합해 주민들과 수익을 공유하는 이른바 '햇빛소득마을형 모델'이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 민원요인 분석에 관한 연구'(바로보기)에 따르면 2007~2016년 정부 지원을 통해 선정된 공동자원화사업 126개소 가운데 정상 가동 중인 시설은 84개소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42개소(33.3%)는 사업이 지연되거나 포기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진은 사업 포기의 주요 원인으로 주민 집단민원, 인허가 지연, 환경영향평가 문제, 자부담 확보 실패 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주민 수용성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도 과거 사업 개편 과정에서 공동자원화시설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기술이나 예산보다 지역사회 동의를 얻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된 셈입니다.
"분뇨는 처리하는데 주민은 얻는 게 없다"
문제는 공동자원화시설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공동자원화시설은 퇴비·액비 생산이 중심입니다. 공익적 기능은 크지만 수익성이 높지 않아 주민들에게 배당금이나 마을기금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햇빛소득마을은 주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수익을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민 입장에서는 발전시설을 수용하는 대신 매년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동자원화시설에도 햇빛소득마을의 개념을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결합된 공동자원화시설, 새로운 상생 모델 될까
관련 전문가들은 공동자원화시설을 단순한 분뇨 처리시설이 아닌 지역 에너지 생산기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농촌 에너지자립마을 관련 연구에서도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연계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제공해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설 설치 자체보다 주민 참여와 이익 공유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형 바이오가스 사업 역시 '주민 이익 공유'를 중요한 요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발전 전기 공급, 폐열 활용,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동자원화시설 부지나 유휴 공간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 배당금이나 마을기금으로 환원하는 방식입니다.
혐오시설에서 소득시설로
그동안 공동자원화시설은 '필요하지만 우리 지역에는 안 된다'는 인식에 부딪혀 왔습니다. 주민 입장에서는 악취와 환경 우려를 감수해야 하지만 돌아오는 혜택은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동자원화시설에 태양광 발전사업을 결합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한 보상금을 넘어 시설 자체가 마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구조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공동자원화사업의 가장 큰 난제가 기술이 아닌 주민 수용성이라는 점에서, 햇빛소득마을의 '이익 공유' 아이디어를 접목한 새로운 접근이 앞으로 정책적 대안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 선정 이후에도 3곳 중 1곳이 정상 추진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주민이 함께 이익을 나누는 구조 없이는 공동자원화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