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7개월 연속 긴장감이 돌던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세가 마침내 꺾였습니다(관련 기사). 주요 수출국의 수확이 빠르게 진전되고 공급 전망이 개선되면서 밀과 옥수수 등 주요 사료용 곡물 가격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쌀 가격은 아시아 지역의 강한 수요 속에 홀로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세계곡물가격지수는 전월인 114.2포인트보다 3.5% 하락한 110.2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7개월간 이어진 가파른 오름세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107.3포인트)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곡물가격 하락은 배합사료의 핵심 원료인 밀과 옥수수가 주도했습니다. 밀 가격은 미국과 호주의 작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흑해 지역의 신속한 수확 진행과 탄탄한 공급 전망이 시장을 압도하며 전월 대비 4.4% 하락했습니다. 최근 호주 일부 지역에 내린 비로 가뭄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점, 미국 달러화 강세,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긴장 완화 기대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안정도 밀 가격 하락에 힘을 보탰습니다. 다만 엘니뇨로 인한 건조 기후와 가파르게 오른 생산 투입 비용은 여전히 향후 생산량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옥수수 가격 역시 남미 수출국들의 풍부한 공급 전망이 반영되면서 전월 대비 6.2%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바이오 에탄올 수요가 둔화된 점도 옥수수 가격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이처럼 옥수수와 밀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사료용 잡곡인 보리와 수수 가격도 각각 3.4%, 7.7%씩 동반 하락했습니다. 사료 시장 전반의 공급 여건이 나아지자, 상대적으로 보리와 수수의 사료적 경쟁력이 약화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반면 사료용 잡곡류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대조적으로 6월 FAO 쌀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3.2% 상승하며 나홀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디카(Indica) 품종에 대한 구매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기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쌀 생산과 운송, 마케팅 전반에 걸친 제반 비용 상승이 비향미 품종의 가격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7개월 동안 양돈 현장의 경영비를 압박하던 국제 곡물가격지수가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사료비 안정을 바라는 농가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특히 사료 비중이 높은 옥수수와 밀의 공급 전망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여전히 전년 대비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쌀 가격의 독주와 엘니뇨 등 기후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배합사료 가격 반영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2026년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0.8포인트) 대비 0.3% 하락한 130.3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품목군별로 유지류, 육류 가격은 상승하였고, 곡물, 유제품, 설탕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FAO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