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African swine fever)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에 감염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다. 최근 베트남에서 상업용 ASF 백신이 승인됐지만, 질병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특히 야생멧돼지에는 주사 방식의 백신 접종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경구백신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본 연구는 I177L 유전자와 좌측 가변영역(LVR)이 결실된 약독화 생백신 'ASFV-G-ΔI177L/ΔLVR'를 일반 사육돼지에 경구 투여해 안전성, 면역원성, 방어능력, 그리고 용량별 효과를 평가했다.
ASFV-G-ΔI177L/ΔLVR 백신을 일반 사육돼지에 세 가지 용량(10²·²⁵, 10⁵·⁰, 10⁶·⁰ TCID₅₀/회분)으로 경구 투여했다. 접종 28일 후 독성이 강한 ASFV 야외 분리주(10²·⁰ HAD₅₀/mL)를 근육 내 접종한 뒤 임상증상을 관찰했다. 백신의 효능은 ASFV 특이 항체(p32) 형성과 감염 후 생존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경구 접종은 모든 시험군에서 안전하게 이루어졌으며, 감염 전까지 백신과 관련된 임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감염 이후에는 용량에 따라 생존율에 차이가 확인됐다. 10²·²⁵ TCID₅₀/회분군은 4두 가운데 1두, 10⁵·⁰ TCID₅₀/회분군은 4두 모두, 10⁶·⁰ TCID₅₀/회분군은 4두 가운데 3두가 생존했다.
폐사한 돼지에서는 감염 전에 바이러스혈증(viremia)이나 ASFV 특이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백신의 부작용 때문이라기보다 백신이 충분히 섭취되지 않아 면역반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감염 전에 혈청전환(seroconversion)이 확인된 돼지는 모두 생존했으며, 대조군보다 체내 바이러스량도 낮게 나타났다.
ASFV-G-ΔI177L/ΔLVR는 경구용 약독화 생백신으로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본 실험 조건에서 강독 ASFV 감염에 대한 방어면역을 유도했다. 특히 10⁵·⁰ TCID₅₀/회분 투여군에서는 모든 개체가 생존해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이 백신이 ASF 경구백신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는 용량과 면역효과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 적정 투여량을 확립하고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야생멧돼지를 포함한 현장 조건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논문 원문(바로보기), Evaluation of Safety, Immunogenicity, and Protective Efficacy of an Orally Administered African Swine Fever Vaccine Candidate ASFV-G-∆I177L/∆LVR, 김연지(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Vaccines, 2026]
번역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 역자 주: 이번 연구는 경구 투여한 ASF 약독화 생백신이 돼지에서 충분한 방어면역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야생멧돼지용 '미끼백신' 개발 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ASF가 야생멧돼지를 중심으로 지속 확산되고 사육돼지로 산발적으로 전파되는 상황에서, 야생멧돼지 집단면역을 통한 차단 전략의 실현 가능성에 희망을 제시한 연구로 평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