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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 같은 대장균, '유전자 지문'으로 구분한다

농진청, 대장균 정밀 유전형 분석기술 개발...병원성·변이·내성 특성까지 예측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겉보기에는 같은 대장균이라도 유전적 차이를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찾았습니다. 향후 감염병 역학조사와 병원체 감시체계는 물론, 양돈 분야에서도 농장 내 병원성 대장균의 유행 양상과 항생제 내성 등을 보다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대장균의 독특한 유전자 배열 패턴을 분석해 균주의 정밀한 '족보'를 찾아내는 새로운 유전형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Genomics(논문 보기)에 게재됐습니다.

 

기존에는 병원성 유전자 검사(PCR)나 다중유전자서열분석(MLST)을 이용해 대장균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PCR은 병원성 유무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동일한 병원성 유전자를 가진 균주 간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고, MLST 역시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균주를 세밀하게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대장균의 단백질 반복 패턴과 주변 유전자 배열을 함께 분석하는 이른바 '유전자 지문(genetic fingerprint)' 개념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분석법으로는 놓치기 쉬웠던 미세한 유전적 변이까지 식별할 수 있었으며, 83개 균주를 최종 14개 유전형(ST1~ST14)으로 분류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 지문 분석만으로도 대장균의 병원성 및 항생제 내성 특성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유전자 지문 패턴이 길수록 독성 유전자가 많고, 반대로 짧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많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한상현 과장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똑같아 보이는 대장균도 저마다 고유한 유전자 지문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기존 분석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장균의 미세한 유전적 다양성을 명확히 가려낼 실용적인 연구 틀을 구축한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농산물 안전관리를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양돈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대장균은 포유자돈 설사와 이유후설사(PWD), 부종병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성 병원체인 만큼, 향후 돼지에서 분리되는 대장균의 병원성 여부와 균주 변이, 항생제 내성 등을 보다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농장 내 전파 양상을 추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현장 검증과 양돈 분야 적용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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