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4 (월)

  • 맑음동두천 25.7℃
  • 구름많음대관령 17.1℃
  • 맑음북강릉 22.2℃
  • 구름많음강릉 22.8℃
  • 구름많음동해 22.7℃
  • 맑음서울 26.3℃
  • 맑음원주 25.1℃
  • 맑음수원 25.8℃
  • 구름많음대전 25.5℃
  • 흐림안동 24.5℃
  • 구름많음대구 27.8℃
  • 구름많음울산 24.5℃
  • 구름많음광주 26.2℃
  • 구름많음부산 26.6℃
  • 구름많음고창 24.2℃
  • 맑음제주 28.3℃
  • 맑음고산 24.9℃
  • 구름많음서귀포 28.5℃
  • 맑음강화 24.2℃
  • 맑음이천 24.7℃
  • 구름많음보은 23.7℃
  • 구름많음금산 24.1℃
  • 구름많음김해시 26.7℃
  • 구름많음강진군 27.4℃
  • 구름많음봉화 22.8℃
  • 흐림구미 26.0℃
  • 흐림경주시 25.7℃
  • 흐림거창 26.0℃
  • 맑음합천 26.9℃
  • 맑음거제 26.2℃
기상청 제공

한돈역사

[사설] 농업생산액 1·2위를 다투는데…왜 ‘한돈인의 날’은 없을까?

삼겹살데이가 ‘돼지고기를 먹는 날’이라면, 한돈인의 날은 ‘돼지고기를 만드는 사람을 생각하는 날’

달력을 넘겨보면 수많은 ‘○○의 날’이 있습니다. 농업과 축산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업인의 날(11.11; 법정)이 있고, 양봉인의 날(3.22; 법정), 한우인의 날(11.1; 자체) 등 축산 관련 기념일도 있습니다.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삼겹살데이(3.3)도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제법 익숙합니다.

 

 

그런데 정작 돼지를 키우고, 치료하고, 사료를 만들고, 종돈을 개량하고, 도축·가공하고, 유통하며 우리나라 양돈산업을 지탱하는 사람들을 위한 날은 없습니다.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농업생산액 1, 2위를 다투는 대표 품목입니다. 수조 원 규모의 산업을 일구고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한돈인의 날’은 없습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요.

 

이제 ‘한돈인의 날’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여기서 말하는 한돈인은 양돈농가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농장에서 돼지를 돌보는 근로자와 수의사, 사료·동물약품·종돈·시설업계 종사자, 도축·가공·유통 관계자, 연구자와 행정·방역 현장 관계자까지 한돈산업이라는 하나의 생태계를 움직이는 모든 사람입니다.

 

한돈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발전했습니다. 시설은 현대화됐으며 질병과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돼지는 단순히 농가가 키워 시장에 내놓는 가축이 아닙니다. 육종부터 사료, 방역, 수의, 시설, 환경, 도축, 가공, 유통까지 수많은 산업과 사람이 연결돼 만들어내는 결과물입니다.

 

그럼에도 한돈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만큼 달라졌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SF가 발생하면 농가는 방역의 대상이 되고, 악취 민원이 생기면 축산업은 지역사회와 갈등하는 산업으로 비칩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농가가 많은 이익을 보는 것처럼 오해받기도 합니다. 반대로 사료가격이 오르고 생산비가 증가하거나 돼지가격이 떨어졌을 때 농가와 산업 종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좀처럼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돈인의 날’은 단순히 한돈인끼리 모여 축하하는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한돈산업이 사회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설명하는 날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가축질병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농촌경제와 식량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날이어야 합니다.

 

동시에 한돈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날이어야 합니다.

 

동물복지와 환경, 항생제 사용, 질병 관리, 분뇨와 악취, 소비자의 신뢰 같은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를 놓고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물었으면 합니다. 잘한 것은 함께 자랑하고 부족한 것은 인정하며 다음 10년의 한돈산업을 이야기하는 자리라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날만큼은 산업 내부의 여러 경계도 잠시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농가와 업체, 생산자단체와 수의사, 사료회사와 동물약품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기보다 모두가 ‘한돈인’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원로 한돈인에게 감사하고, 산업을 이어갈 청년 한돈인을 격려하며, 묵묵히 돼지를 돌보는 농장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삼겹살데이가 ‘돼지고기를 먹는 날’이라면 한돈인의 날은 ‘돼지고기를 만드는 사람을 생각하는 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한돈을 한 번 더 사달라고 부탁하기에 앞서, 우리 한돈산업이 어떤 산업이 되고 싶은지를 국민에게 약속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념일 하나를 만든다고 산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년 같은 날 한돈산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의 한돈산업을 이야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년, 20년이 지나면 그날 자체가 한돈산업의 역사와 문화가 될 것입니다.

 

산업에도 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화는 결국 사람이 만듭니다.

 

대한민국에서 돼지를 키우고, 돼지를 건강하게 하고, 좋은 돼지고기를 만들어 국민의 식탁까지 전달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들을 위한 ‘한돈인의 날’, 이제 하나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배너

관련기사

배너
총 방문자 수
18,097,046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