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맥주 소비가 동시에 줄고 있습니다. 한돈산업도 이를 단순히 주류업계만의 변화로 바라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삼겹살과 소주로 상징되는 회식·외식 중심의 소비문화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천㎘로 집계됐습니다. 연간 주류 출고량이 300만㎘ 아래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92만2천㎘) 이후 27년 만입니다. 2015년 380만4천㎘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21.5% 감소한 규모입니다. 국세청은 TASIS를 통해 주류를 포함한 국세통계를 시계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 외식과 친숙한 소주와 맥주가 나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8천㎘에서 지난해 151만9천㎘까지 감소했고, 희석식 소주 역시 같은 기간 86만2천㎘에서 79만3천㎘로 줄었습니다.
실제 음주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실시한 '2025 주류산업 실태조사'에서는 주류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 현황과 주류 트렌드 변화를 별도로 조사했습니다.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 9.0일보다 줄었고, 음주일 하루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습니다. 편의점 구입과 홈술, 혼술 등이 대중적인 주류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돈 소비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돼지고기는 여전히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육류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6'에 따르면 소비자의 육류 선호도에서 돼지고기는 가정 내 소비 45.3%, 외식 소비 42.8%로 각각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돼지고기 소비 가운데 가정 내 소비 비중은 61.5%, 외식은 38.5%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회식자리에서 소주·맥주와 삼겹살을 함께 소비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돼지고기 외식문화 가운데 하나였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소비 방식에만 기대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주류 소비 감소가 곧바로 돼지고기 소비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비 장소와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식이 줄어드는 대신 가정 내 소비 비중이 높아지고, 혼술·홈술처럼 소규모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2025년 돼지고기 판매량도 일률적으로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 2026'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2025년 1~10월 기준 소매점 돼지고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고, 외식 판매량 지수도 2.1% 증가했습니다. 다만 일반삼겹살 등 일부 외식 품목에서는 감소세가 확인됐습니다.
결국 주류시장 변화가 한돈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돼지고기를 덜 먹는다'기보다 '돼지고기를 먹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회식 자리의 삼겹살과 소주에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구워 먹는 소포장 돼지고기, 캠핑·간편식, 1~2인용 메뉴 등으로 소비 접점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주류업계가 저도수·무알코올·RTD 등으로 변화하는 소비자를 붙잡으려는 것처럼 한돈산업 역시 달라진 외식·음주문화에 맞춘 새로운 소비 전략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