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신 'ASF'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됩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지난 25일 가축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의 언어적 낙인을 바로잡기 위해 'ASF'를 우선 사용하는 명칭 시정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반크가 문제 삼은 것은 질병명에 포함된 '아프리카'입니다. 54개 독립국과 약 14억 명의 인구로 구성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질병의 진원지처럼 각인시켜 부정적인 인식과 낙인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을 방지하기 위해 질병명에 지리적 명칭 사용을 지양하도록 권고해 온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한 폐렴' 대신 '코로나19(COVID-19)', '원숭이두창' 대신 '엠폭스(Mpox)'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반크는 한국어와 영어 캠페인 포스터를 제작하고 정부와 언론,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표현을 수집해 'ASF' 사용을 권고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등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용어 정비도 촉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문제 제기는 한돈산업에서도 생각해 볼 대목이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명칭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돼지'와 치명적인 전염병을 연상시키는 '열병'을 직접 연결합니다.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으며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식품으로 유통되는 것도 아니지만, 질병 발생 보도가 반복될 때 돼지고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돈산업과 언론에서도 공식적인 질병명 변경과 별개로 'ASF'를 우선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ASF(아프리카돼지열병)'로 병기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할 만합니다.
질병에 대한 경각심은 유지하되 특정 지역에 낙인을 찍거나 안전한 돼지고기에 불필요한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표현은 이제 바꿔나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