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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질병이 사람에게도?...양돈현장서 주의해야 할 '인수공통전염병'

돈단독·돼지인플루엔자·연쇄상구균증 등 주의...사람→돼지 전파도 가능, 아프면 농장 출입 자제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질병 가운데 일부는 돼지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어 농장 종사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간한 'Zoonoses 인수공통전염병(바로보기)'을 토대로 돼지와 관련된 질병을 살펴보면 돈단독을 비롯해 돼지인플루엔자, 연쇄상구균증, 살모넬라증, 렙토스피라증, 일본뇌염, 브루셀라병, 큐열(Q열), 여시니아증, 톡소플라스마증, 선모충증 등이 양돈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꼽힙니다. 현장에서 익숙한 질병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양돈현장에서 특히 눈여겨볼 질병 가운데 하나가 '돈단독'입니다. 원인체는 'Erysipelothrix rhusiopathiae'라는 세균으로 돼지에서는 급성 패혈증이나 피부 병변, 관절염, 심내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은 주로 감염된 돼지나 조직을 다루는 과정에서 피부의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손 등에 통증을 동반한 붉은 병변이 나타나는 '유사단독(erysipeloid)'이 대표적입니다.

 

돼지연쇄상구균(Streptococcus suis) 감염증 역시 주의 대상입니다. 돼지에서 수막염과 패혈증, 관절염 등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성 질병인 동시에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감염된 돼지나 도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에서는 수막염이나 패혈증을 일으키고 청력 손실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서 환자가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도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입니다(관련 기사). 돼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가운데 일부는 돼지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돼지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농장 종사자나 수의사 등이 상대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파 방향이 반드시 '돼지→사람'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전파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유래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 집단에 유입돼 전파된 사례도 보고돼 있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은 감염동물의 소변이나 이에 오염된 물·토양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돼지의 분뇨나 오염된 환경을 직접 다루는 농장 작업자는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모넬라증과 여시니아증 역시 돼지가 병원체를 보유할 수 있으며 사람의 식중독 및 장관감염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농장에서부터 도축·가공, 최종 소비단계까지 위생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일본뇌염은 전파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돼지가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중요한 증폭숙주 역할을 하지만 돼지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가 돼지와 사람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관련 기사).

 

큐열(Q열)의 원인체인 Coxiella burnetii 역시 인수공통감염을 일으킵니다(관련 연구). 다만 사람 감염에서 소·양·염소 등 반추동물의 역학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양돈현장에서의 위험도는 돈단독이나 돼지연쇄상구균증 등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브루셀라병과 톡소플라스마증, 선모충증 등도 돼지와 관련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입니다. 특히 톡소플라스마와 선모충은 감염된 돼지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사람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식육 위생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양돈현장의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은 돼지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을 막는 것과 동시에 사람이 돼지에게 병원체를 옮기지 않는 것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우선 손에 상처가 있는 상태로 아픈 돼지나 폐사축, 혈액·조직 등을 맨손으로 만지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상처는 방수성 밴드 등으로 완전히 덮고 작업 시 장갑과 작업복, 장화 등 적절한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합니다. 분만물이나 혈액, 분뇨 등과 접촉한 후에는 손을 철저히 씻고 작업복과 장화도 세척·소독해야 합니다.

 

특히 농장주나 관리자가 발열·기침·인후통 등 독감이나 호흡기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일 때는 가급적 농장 출입과 돼지와의 직접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출입해야 할 경우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 방역조치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합니다. 농장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해 모든 종사자에게 같은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농장 내 설치류와 야생동물, 모기 등의 관리도 렙토스피라증이나 일본뇌염 등 일부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양돈장의 질병관리는 돼지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역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돼지가 사람에게, 사람이 다시 돼지에게 병원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양방향 생물보안'의 관점에서 농장 종사자의 건강관리까지 농장 방역의 일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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