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6년 7월호'의 일부입니다.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편집자 주]
지난 1부에서는 농장에서 1년 넘게 사용한 A 항생제의 감수성이 완전히 역전된 현장 사례와, 항생제의 작용 기전 및 분류를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그 원인이 되는 항생제 농도 곡선의 원리, 내성 발생의 메커니즘, 그리고 현장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실천 방향을 이어서 다루고자 한다.
항생제 농도 곡선으로 보는 내성의 씨앗
항생제를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개념이 있다. [표 1]은 항생제 유효 농도 곡선에서 쓰이는 주요 지표들을 정리한 것이다.

항생제는 크게 농도의존성 항생제와 시간의존성 항생제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시간의존성 항생제로는 Tulathromycin(드랙신, 둘리신, 둘라벤 등)이 있으며, 이 항생제는 오랜 시간 유효농도를 유지하면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그 외 우리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대다수의 항생제는 농도의존성 항생제이며, 투약 후 30분에서 1~2시간 내에 혈중 최고농도(Cmax)에 도달하여 전신 장기로 분포된다.
[그림 1]에서 Cmax는 혈중 농도가 최대치에 도달한 시점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일반적으로 농도의존성 항생제는 Cmax 도달 시간이 빠를수록 좋은 항생제일 가능성이 높다. Cmax 도달이 빠르면 혈중 고농도에 빨리 이르게 되고, 그만큼 세균이 돌연변이를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며, 빠르게 세균의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농도의존성 항생제 투약 후 농도에 따른 구간에 대하여 [그림1]에 표시한 것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A : 주사 후 혈중 농도가 증가, MIC(최소발육저지농도)를 넘지 못했기에 세균의 증식은 계속
B : MIC를 넘겼으나 MBC(최소살균농도)를 넘지 못함, 세균 증식 억제, 일부 세균 사멸, 대다수 세균 효과가 없어서 돌연변이 발생
C : MBC를 넘기고 MPC(변이억제농도)는 넘지 못함, 대다수의 감수성균 사멸, 일부 세균 돌연변이(내성의 획득) 발생
D : MPC를 넘겼으므로 이 구간의 시간동안 모든 감수성균이 사멸, 세균 내성 미획득
같은 성분이라도 효능은 다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같은 항생제 성분이라고 해서 반드시 동일한 효능을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농장에서 항생제를 투약하다 보면 이런 경험이 제법 있을 것이다. 같은 성분이라도 순도, 부형제, 투약 방법, 투약 경로 등의 차이로 인해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두 항생제 A와 B가 동일한 성분을 가졌다고 가정하자. 항생제 A는 Cmax 도달 시간이 짧고, 더 높은 Cmax를 달성한다. 반면 항생제 B는 살균 능력이 떨어지고 고농도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결과적으로 세균이 내성을 획득할 수 있는 MSW 구간에 더 오래 노출된다. 이러한 세부 지표들은 외부에 공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항생제 선택에 대해서는 이러한 과정을 공부하고 경험한 수의사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용법과 용량을 지키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림3]에서는 항생제 투여 용법에 따라 혈중 농도변화를 나타내었다. 용량이 부족하거나 투약 간격이 길어질 경우 혈중 농도가 MPC 아래로 감소하여 세균이 내성을 획득할 기회를 주게 된다. 반대로 Cmax에 도달하고 농도가 떨어지기 전에 투약이 이어질 경우, 세균은 내성을 획득할 틈 없이 사멸하게 된다.
내성이 생긴 걸까? 균이 바뀐 걸까?
앞에서 항생제 농도 곡선을 통해 살펴본 사례가 모든 상황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을 유발한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내성이 생겼다'고만 생각하는데, 실상은 조금 더 복잡하다. 내성은 크게 고유내성과 획득내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항생물질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이미 특정 세균들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는 세균마다 구조적 특징이 다르고, 그 특징이 처음부터 해당 항생제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내성을 고유내성이라고 한다.
획득내성은 원래 항생제가 특정 세균에 잘 듣다가 어느 순간 효과가 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세균의 돌연변이나 플라스미드 전달을 통해 후천적으로 내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며, 우리가 현장에서 흔히 말하는 '내성'은 대부분 이 획득내성을 가리킨다. 동일한 항생제를 과도하게, 오랜 기간, 부적절한 용법으로 사용하면 세균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성을 획득하기 시작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고유내성을 가지고 있던 세균들은 사멸되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되고, 기존에 지배적이던 세균이 사라진 빈자리에서 더욱 활발하게 증식한다.
그래서 항생제를 오랜 기간 사용하면 내성균이 출현하거나, 그동안 문제가 없던 다른 세균이 갑자기 질병을 유발하는 '균 교체 현상'을 보게 된다. 앞서 1부에서 언급한 사례는 후자, 즉 균 교체 현상에 해당한다.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우리가 나아갈 길
가장 기본적으로, 항생제에 동봉된 설명서를 충실히 읽고 용법을 따라야 한다. 임의로 용량을 줄이거나 투약 간격과 횟수를 조절하는 등 용법을 벗어난 모든 경우에 항생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설명서 대신 동물용의약품아지트(https://medi.qia.go.kr/index)에서 조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수의사에게 컨설팅을 받으며 주기적으로 항생제 내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급성 질병이 발생하면 항생제 감수성 검사 없이 경험에 의거해 항생제를 선택하고 지속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첫 항생제 선택 이전에 시료를 채취하여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수의사와 상담하여 항생제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유럽 등 서양에서는 인체용 항생제로도 쓰이는 Colistin의 동물용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동물에서 내성이 발현되어 인체로 전이될 경우, 인간에게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의 범위가 줄어들기에 내린 결단이었다.
우리 역시 머지않아 그런 결단을 내려야 할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업계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자녀와 후대의 입에 들어갈 안전한 축산물을 만드는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