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산물을 단순히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식품·사료·비료·연료 등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법률 제정이 추진됩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고창)은 지난 23일 ‘농림축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농림축산물의 생산·재배·수확·가공·유통·판매 과정에서는 다양한 부산물이 발생합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식품 및 식품첨가물, 비료, 사료, 바이오에너지 연료, 화장품·의약품 소재 등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적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농림축산부산물은 별도의 법적·제도적 구분 없이 '폐기물관리법'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원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소각·매립되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분리배출 체계와 전문 처리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는 것이 법안 발의 배경입니다.
이번 제정안은 ‘농림축산부산물’을 농림축산물의 생산·재배·수확·가공·유통·판매 등의 과정에서 기본 생산물 외에 부수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산물이 해당하는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재활용은 이들 부산물을 식품·비료·사료·연료·화장품·의약품 등 완성품의 원료 등으로 제조·가공하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제정안은 농림축산부산물의 친환경·위생적 처리와 재활용 촉진에 대해서는 새 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다른 폐기물과 혼합된 경우에는 ‘폐기물관리법’을 적용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각·매립 대상 잔재물 역시 폐기물로 관리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부칙을 통해 ‘폐기물관리법’ 자체를 개정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다른 폐기물과 혼합되지 않은 농림축산부산물만 배출·수집·운반·재활용하는 경우에는 폐기물관리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농림축산부산물을 기존 폐기물 관리체계에서 실질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시·도지사와 협의해 5년마다 ‘농림축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하도록 했습니다. 지자체별로 연간 발생량과 처리실적을 조사하고 정부가 이를 취합해 환경 당국과 공유하는 통계관리 체계도 구축합니다.
현장과 직접 관련된 내용도 담겼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다량 배출자에게 부산물 분리배출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지자체가 원활한 분리배출을 위해 관련 시설 구축과 인력 고용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집·운반업과 중간처리업 등 농림축산부산물 처리업을 하려는 사업자는 일정한 시설·장비·인력을 갖춰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자원화시설을 설치·운영하고 기술적·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생산된 식품·비료·사료·연료 등 재활용제품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무허가 영업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분리배출 의무 위반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윤준병 의원은 “이번 제정안은 폐기물이라는 낡은 틀을 걷어내고 부산물의 발생부터 수집·운반, 중간처리, 공공 자원화시설 확충에 이르기까지 자원의 전 주기 선순환 법적 기틀을 확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앞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축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서 축산부산물은 원피(가공 전 가죽), 원모(가공 전 털), 뼈, 지방, 혈액 등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두 법안 모두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별도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이 주목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