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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동물복지 크게 개선하고 국내 부가가치 높이는 돼지 생산으로 전환”

덴마크, 신규 관행 양돈장·기존 농장 생산 확대 한시 중단…새로운 양돈 기준 마련이 먼저

세계적인 양돈국가 덴마크가 현재 방식의 관행 양돈장이 더 늘어나는 것을 일단 멈추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돼지를 생산할 것인지 새로운 기준을 먼저 마련한 뒤 그에 맞춰 산업을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덴마크 자연·동물복지부는 지난 23일 관행 양돈장의 신규 설치와 기존 농장의 생산 확대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동물복지를 크게 개선하고 덴마크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세대의 돼지 생산'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기준 정하기 전에 지금 방식으로 더 짓지 말자”

 

이번 조치는 덴마크가 양돈산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돼지 생산을 당장 줄이겠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핵심은 앞으로 양돈산업의 생산방식을 바꾸려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현재 방식의 관행 양돈장이 계속 새로 들어서거나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티안 라비에르 마센 자연·동물복지부 장관은 덴마크 정부가 보다 지속가능하고 동물복지가 크게 개선된 돼지 생산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새로운 기준이 정해지기도 전에 농가가 대규모 신규 생산시설에 투자했다가 향후 정부가 제시할 새로운 양돈 기준과 맞지 않는 상황도 예방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마디로 '지금 방식으로 더 짓기 전에 앞으로 어떻게 돼지를 키울 것인지부터 정하자'는 것입니다.

 

방향은 '동물복지 개선·덴마크 내 부가가치 확대'

 

새로운 양돈산업의 세부 기준이 모두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구성될 이른바 '양돈 4자 협의체'에서 구체적인 틀을 논의합니다.

 

다만 덴마크 정부가 제시한 큰 방향은 분명합니다.

 

하나는 동물복지를 크게 개선하는 것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미래 양돈산업을 지금보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돼지의 복지를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자돈 생존율과 모돈 사육환경 등은 이미 덴마크에서 중요한 동물복지 현안으로 다뤄져 왔습니다. 지난 2024년 체결된 동물복지 협약에도 자돈 생존율 향상, 분만틀에서 모돈을 풀어 키우는 방안, 꼬리를 가진 돼지 확대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다른 방향은 돼지 생산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덴마크 안에 더 많이 남기는 것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단순히 돼지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이후 단계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산업구조로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육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현재 단계에서 최소 포유기간, 모돈 사육방식, 꼬리 자르기, 사육면적 등 개별 기준을 이번 신·증축 중단 조치의 확정 조건으로 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미래 양돈의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은 맞지만 실제 농장에서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은 앞으로 '양돈 4자 협의체' 논의를 거쳐 구체화될 예정입니다.

 

복지·환경 개선 위한 시설 변경은 가능

 

이번 조치가 모든 돈사 시설 개선을 막는 것도 아닙니다. 생산능력이나 생산면적 확대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동물복지와 기후·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변경은 계속 승인받을 수 있습니다.

 

발표 이전에 이미 제출된 신규·확장 신청도 종전 규정에 따라 처리됩니다.

 

결국 덴마크가 누른 '일시정지 버튼'은 양돈산업 전체가 아니라 현재 방식의 관행 양돈 생산 확대입니다.

 

'얼마나 더 생산할까'보다 '어떻게 생산할까' 먼저

 

이번 조치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정책의 순서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아직 미래의 돼지 사육두수나 생산량을 최종적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현재 방식의 생산시설 확대를 일시적으로 멈추고 새로운 양돈산업의 기준부터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 방향은 동물복지를 크게 개선하면서 보다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만들고, 동시에 덴마크 안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덴마크에 앞으로도 강한 농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결정은 '돼지를 덜 생산하겠다'는 선언보다는 '현재 방식으로 생산시설을 더 늘리기 전에 미래의 생산방식부터 정하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세계적인 양돈국가 덴마크가 생산시설 확대보다 생산방식의 재설계를 먼저 선택한 셈입니다. 앞으로 '양돈 4자 협의체'가 어떤 새로운 기준을 내놓느냐에 따라 덴마크 양돈산업의 모습도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 실산자수 18.8두까지 늘린 덴마크, 이제 줄인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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