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장에 만연해 큰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없는 듯 대하는 질병'
'북미·유럽 등에서는 상시 백신으로 예방하는데 우리는 거의 백신을 하지 않는 질병'

혹시 어떤 질병인지 감이 오나요? 바로 '돼지인플루엔자'입니다. 이를 주제로 중앙백신연구소(대표 윤인중)가 지난 16일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2025 수이샷 리:부스터 데이'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사실상 국내에선 거의 유일하게 돼지인플루엔자 백신(수이샷플루-3, 관련 정보)을 제조·공급하고 있습니다. 과거 여럿 동물약품 회사도 해당 백신을 공급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판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만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돼지인플루엔자 백신 도입 필요성을 한돈산업에 설득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는 돼지전문수의사를 비롯해 컨설턴트, 지역약품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세 명의 전문가가 연자로 나섰습니다.

첫 연자로 나선 조호성 교수(전북대학교)는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한마디로 "저평가된 돼지 질병"이라고 단언했습니다. PRDC(돼지호흡기복합증후군)의 주요 1차 원인이면서 인수공통전염병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실상 제대로 조사·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생산성 향상이나 원헬스(One Health)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무색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최근 본인이 실시한 연구 결과도 공유했습니다. 지난 '23년 전국 40개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6개 농장(90%)이 돼지인플루엔자 양성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북미, 유럽 등 해외로부터 새로운 유전자형의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있는 연구 결과도 공유했습니다. 종돈 수입을 의심했습니다. 돈사 내에서 포집한 공기에서 실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검출한 바 있습니다.
조 교수는 "국내 양돈장의 돼지인플루엔자 감염 및 분포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하며, 그 위험성은 (결코) 저평가되어서는 안된다"라며, "지속적인 양돈장 모니터링과 근절 노력과 함께 국내 유전자 타입에 맞는 새로운 백신주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경원 원장(스마트피그클리닉)과 신현덕 원장(신베트동물병원)은 국내 돼지인플루엔자 발생 사례와 '수이샷플루-3' 백신 적용 효과를 발표했습니다.

이경원 원장은 최근 양돈장의 경우 PRRS(-5두 이상), PED(-3두 이상) 다음으로 돼지인플루엔자(-1두 이상)에 의한 MSY 감소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돼지인플루엔자 상재농장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PRRS 양성농장에서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징적으로 혹서기 이후에 문제되어 하반기 생산성적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발생농장에서 백신 적용으로 '이유 후 육성률'이 2.9% 개선되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경원 원장은 "돼지인플루엔자 컨트롤이 육성률 향상과 산자수 증가에 도움이 된다"라며, "후보돈에 대한 백신은 필수이며, 모돈의 경우 매년 6월과 12월에 예방 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했습니다.
신현덕 원장은 모돈과 비육돈에서의 구체적인 돼지인플루엔자 임상증상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이경원 원장과 마찬가지로 돼지인플루엔자가 PRRS가 문제되고 있는 농장에서 발생 시 비육돈 사고율이 1.7배 증가하는 등 피해가 더 크다고 얘기했습니다. 고열·식불 등 초기 돼지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경우 해열제를 즉각 투입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신현덕 원장은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하고 있는 미국의 양돈 백신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후보돈과 모돈의 경우 인플루엔자 백신은 거의 기본이며, 자돈의 경우 과거·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돼지인플루엔자 백신의 효능은 임상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돼지인플루엔자이 너무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지금 들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학계라든지 현장에서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있어 오늘 이렇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모쪼록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고, 수이샷플루-3가 돼지인플루엔자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