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퀸] 스페인 인공수정 기술 현장 탐방기 국내 양돈업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다

  • 등록 2025.07.16 21: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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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연구소 배상필 과장

[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5년 7월호'의 일부이며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지난 5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제17차 국제기술회의(ITM) 참석과 현지 인공수정 센터 견학을 통해 유럽의 최신 인공수정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방문은 국내 양돈업계가 지향해야 할 기술 발전 방향과 개선점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였다.

 

◈ 유럽 인공수정 센터의 운영 현황

1. 시설 자동화와 효율성

방문한 스페인 AIM Iberica 센터는 연간 350만 개의 액상유전자를 생산하는 대규모 시설로, 철저한 분업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2명의 인력이 자동채취기 8대로 시간당 20두를 채취하며 총 130두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채취 후 정액은 1:1 희석을 거쳐 중앙 제조실험실로 이동한다. 여러 웅돈 농장에서 한 곳의 제조실험실로 정액을 집중시키는 이러한 시스템은 인력 관리와 제품 생산을 모두 효율적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였다.

 

 

2. 품질 관리 시스템

모든 공정에서 바코드를 활용한 개체 추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는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고 완벽한 이력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정액 분석에서는 최신 CASA(Computer Assisted Sperm Analysis) 시스템을 도입하여 농도 측정 오차율을 5% 수준까지 낮췄다. 이는 기존 광전비색계의 15-20% 오차율과 비교할 때 상당히 개선된 결과를 보여 주었다.

 

◈ 유럽 인공수정 센터의 운영 현황

1. 차세대 정액 분석 기술

현장에서 확인한 차세대 CASA 시스템은 자동 초점 기능과 다중 분석이 가능했다. 자동 초점을 사용함으로써 검사자가 주관적으로 원하는 부분만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자동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5개 필드 5개 샘플 분석에 1분 24초, 20개 샘플을 5분 58초에 처리하면서도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는 성능을 보였다. 이런 기술이 국내에도 도입된다면 분석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동물복지와 효율성을 고려한 의빈대

높이 조절이 가능한 의빈대 시스템을 보았는데, 유압을 이용해 개체별 특성에 맞춰 높이를 조정할 수 있었다. 이는 후보돈이나 어린 웅돈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채취 효율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동물복지가 중요해지는 현 시점에서 이런 기술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3. 희석제 제조 자동화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희석제를 제조하는 시스템을 확인했다. 이 자동화 시스템은 고정밀 저울과 연동 펌프가 내장되어 있어 터치스크린을 통해 정확한 양을 자동으로 투여할 수 있다. 분당 최대 10리터의 유량 처리가 가능하며, 바코드 판독 기능으로 작업 주문을 자동으로 전송받아 처리한다. 아르헨티나 사례에서는 희석 준비 시간이 35% 단축되고 자재 낭비가 10%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폐기되는 희석제가 거의 없다는 점도 경제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 국제 학술회의에서 얻은 인사이트

1. 웅돈 번식력 예측의 새로운 접근

그리스 이오아니스 차크마키디스(Ioannis Tsakmakidis) 교수의 발표에서는 웅돈의 행동 패턴을 통해 번식력을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의빈대 접근 속도, 원형 회전 횟수, 음낭 수축 빈도 등을 측정하여 리비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 고 리비도 웅돈: 더미 접근 속도 빠름, 원형 회전 횟수 적음
  • 음낭 수축 빈도 높은 개체: 사정시간 짧고 세포질 방울 적음

이런 지표들이 국내에서도 웅돈 컨디션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비도(Libido): 웅돈의 번식 의욕과 교배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2. 희석제와 정액 보존에 대한 연구 결과

덴마크 마이클 엘레르만 박사의 베트남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4개 농장에서 3종의 희석제(가격 차이 30배)를 비교 실험한 결과, 총산자수와 생존산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 증류수 품질(pH, 전도도 관리)
  • 정액 사용 시점(채취 후 3일 이내 권장)
  • 보관 온도와 운송 조건

이는 고가 희석제보다 기본적인 수질 관리와 사용 원칙 준수가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3. PRRS 박멸 사례와 교훈

스페인 가를레스 빌라타(Carles Vilalta)박사는 각국의 소규모 농가 돼지 관리 강화 사례를 발표했다:

  • 칠레: 백신 금지, 살처분, 소규모 농가 돼지 관리로 두 차례 박멸 성공
  • 덴마크: 50년간 농가 간 투명한 정보 공유 시스템(SPFI) 운영
  • 미국: 분뇨 돼지 분뇨 저장고 교반 및 배출 작업 PRRS 발생 간 상관관계 확인

특히 FDA가 승인한 PRRS 저항성 유전자 변형 돼지가 상용화되면 질병 통제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적용을 위한 시사점

1. 기술 도입의 우선순위

  1. 분석 장비 정밀도 개선: 현재 사용 중인 장비의 성능 최적화가 우선
  2. 자동화 시스템 확대: 단계적 자동화를 통한 인력 효율성 증대
  3. 수질 관리 표준화: 고가 장비보다 기본 관리 원칙 강화가 경제적
  4. 데이터 기반 운영: 모든 공정의 데이터화와 과학적 의사결정 체계 구축

 

2. 경제성을 고려한 접근

해외 사례를 보면 반드시 최신 장비나 고가 제품이 성과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앞서 언급한 덴마크 마이클 엘레르만(Michael Axel Ellermann) 박사의 베트남 연구에서 보듯이 가격 차이가 30배나 나는 3종의 희석제를 비교했지만 총산자수와 생존산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기본적인 수질 관리와 적절한 사용 시기 준수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투자 우선순위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 환경과 복지 고려

동물복지와 환경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다. 웅돈 스트레스 감소, 적절한 조명 환경, 열 스트레스 관리 등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지속가능한 양돈업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 향후 전망과 적용 방향

이번 해외 탐방을 통해 확인한 것은 최첨단 기술보다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자동화, 디지털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핵심이며, 이를 통해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출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비육종은 해외 선진 기술의 장점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양돈업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관리 원칙 위에 적절한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다비육종은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기술 개선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인공수정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관리자 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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