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와 중국 양상그룹은 올해 2월 축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공주시축산과와 공주시축산연합회가 주관한 ‘2025년 공주시 축산인 단체 해외 연수’(10월 22~25일) 기간에 중국 양상그룹의 양돈빌딩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양상그룹의 양돈빌딩은 17층 수직돈사로 1층은 환기·기계 설비, 2층부터 16층까지가 사육층이었고, 층당 모돈 850두 일관 사육하고 있었습니다. 현장 운영 인력은 층당 6명의 관리자가 있고, 사무동에 약 20명이 상주하며 사료·물·환경 제어 라인을 컴퓨터로 실시간 점검하고 이상을 즉시 조치하는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옥상에는 탈취탑이 있어 3단계의 탈취를 거쳐 완벽하게 탈취한 공기를 내보냈습니다.
모든 비육돈에 RFID 칩을 적용해 선별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체중이 자동 기록되고, 개체별 목표 급여량을 여러번 나눠 급여하는 개체별 정밀사양이 일상화돼 있었습니다.
 
농장 옆 사료공장에서 원료를 즉시 배합해 급여하는 ‘신선한 사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이 갓 지은 밥을 선호하듯 사료 기호성과 섭취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로 보였습니다. 성적 수치도 제시됐습니다. 출하중량 110~120kg 구간을 115kg 기준으로 환산하면 사료효율(FCR)이 평균 2.5 수준으로 계산됐습니다.
 
다만 수태율·분만율 92%라는 설명이나 중국 전체 MSy 25 정도라는 언급은 의구심을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수치의 진위를 떠나 이를 가능케 하는 데이터에 근거한 급이·환경 제어, 차단방역 동선 등 전체적인 시스템은 훌륭했습니다.
최상층에는 GP·GGP가 배치돼 양돈빌딩 내에서 후보돈을 생산하고, 사람용·출하용 엘리베이터를 분리했으며, 폐사축·분만 부산물은 밀폐 자루로 각 층 전용 동선을 통해 하역하는 등 생물안전에 완벽을 기했습니다. 방문한 17층 돈사는 ICT 적용 3세대 업그레이드판으로 스마트팜 적용률이 약 70%라고 했고, 곧 착공하는 새 단지는 85%까지 끌어올린다고 했습니다.

함께 간 축산인들 모두 “중국이 이 정도로 앞서가고 있을 줄 몰랐다”는 놀라움과 긴장을 공유했습니다. 우리도 빠르게 추격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습니다.
 
다만 발전은 시행착오의 다른 이름입니다. 그 비용을 개별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고 정밀양돈·개체별 관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정부의 기술적·정책적 뒷받침 속에 실패를 데이터로 축적·학습하는 체계를 갖출 때, 한국 양돈의 정밀사양 전환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