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양돈연구소 고문 정현규 박사가 태국 국립 콘캔대학교(Khon Kaen University) 수의과대학에서 정식(풀타임) 교수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정 교수는 그동안 현지에서 연구실을 배정받아 파트타임 형태로 교육·연구 활동을 이어왔으나, 이번 학기부터 상근 계약직 교수로 임용돼 ‘양돈 방역’,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 임상’ 과목을 맡았습니다.
콘캔지역은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지역으로, 태국에서는 5번째 큰 도시이며 농업과 의료가 발달한 지역입니다. 콘캔대는 학생이 약 4만 명인 대형 대학이고, 수의대는 6년제에 학년당 80명 규모로 운영되며 교수는 총 64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산업동물 분야 교수는 18명이며, 대학원 과정에는 유학생이 많은 편”이라며 “이곳에서 2년을 지낸 뒤 이번에 상근 교수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으로 강의를 맡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 임용의 의미에 대해 “동남아(아시아권)에서 산업동물(축산) 수의 분야를 시간강사가 아닌 정식(풀타임) 교수로 맡아 강의하는 한국인 수의사는 자신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콘캔대 수의대 졸업생들의 진로 흐름도 전했습니다. 정 교수는 “태국의 돼지 산업은 대기업 중심 구조라 매년 5~6명 정도가 돼지 분야로 진출하는데, 주로 CP를 중심으로 한 기업 양돈으로 간다”며 “최근에는 반려동물 산업이 커지면서 그쪽으로 많이 가고, 직접 양돈 경영으로 가는 학생은 1~2명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돼지와사람’과의 질의응답에서 정 교수는 태국 방역의 구조적 특징을 ‘기업농장 중심의 표준화’와 ‘국경 차단’으로 요약했습니다. “태국의 방역은 한국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정 교수는 “태국은 CP그룹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양돈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생산성적이 한국 상위 10% 이상 수준”이라며 “기업농이 아닌 농장은 10마리부터 3천~6천두까지 규모도 다양하고 성적도 천차만별이지만, 60%를 차지하는 기업농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태국은 방역상 특별한 문제는 없나”라는 질문에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밀수를 잘 통제하는 데 국가 방역이 맞춰져 있다”며 “방역이 시스템화돼 있는 농장은 50% 이상이고, 이런 농장들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는 “태국이 한국보다 방역이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기업농장은 그렇다”고 전제한 뒤 “CP그룹은 방역이나 여러 측면에서 세계적인 표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오래전부터 모돈 200만두 규모의 CP그룹에서 태국 기준 MSY 28두 이상이 나온 지 오래”라고 밝혔습니다.
정 교수는 향후 강의에서 ASF 같은 국가재난형 질병 대응은 물론, 농장 단위 차단방역 설계, 임상 진단 역량, 현장 커뮤니케이션까지 연결하는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