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한돈산업이 벼랑 끝에 섰습니다.
’26년 농장 발생(10건) : 강원 ①강릉(1.16, 56차), 경기 ②안성(1.23, 57차) ③포천(1.24, 58차), 전남 ④영광(1.26, 59차), 전북 ⑤고창(2.1, 60차), 충남 ⑥보령(2.3, 61차), 경남 ⑦창녕(2.3, 62차), 경기 ⑧포천(2.6, 63차), ⑨화성(2.7, 64차), 전남 ⑩나주(2.9, 65차) ⑪당진(2.11, 66차) ⑫정읍(2.12, 67차) ⑬김천(2.12, 68차) ⑭홍성(2.12, 69차)
11일 충남 당진에 이어 다음날인 12일 하루에만 경북 김천, 충남 홍성, 전북 정읍 등 3곳의 양돈장에서 ASF가 한꺼번에 발생했습니다. 이로써 올해 누적 발생건수는 14건에 이르렀습니다. 국내 ASF 첫 발생 당시 기록했던 연간 최대치('19년 14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는 지난 1월 16일 강릉 발생 이후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벌어진 일입니다.
현 확산세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국가적 방역 위기'입니다. '충격'과 '패닉'이라는 단어조차 부족할 만큼 엄중한 상황입니다. 지금이라도 어제까지의 방역 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내 농장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절박한 의심
가장 시급한 것은 추가 양성농장을 빨리 찾아내 확산의 고리를 끊는 것입니다. 모든 양돈농가는 "우리 농장도 이미 오염되었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막연한 낙관론은 농장 전체를 자칫 폐허로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환경검사와 폐사체 시료 검사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원인 불명의 폐사가 단 한 마리라도 발생한다면 즉시 신고하고 검사를 받는 것만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관련 기사).
차단방역, 예외와 방심이 곧 '침투'다
바이러스는 농장주의 방심을 타고 들어옵니다. 외부차량·인력이 아무런 조치 없이 농장에 발을 들이는 행위는 스스로 문을 열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내부차량·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방역조치 후에 농장 내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독의 효과를 맹신해서도 안 됩니다. 소독은 바이러스 숫자를 줄여주는 것이며, 멸균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소독에 더해 손 씻기와 장화 갈아신기 등 가장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방역수칙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불편함이 생존보다 우선될 수는 없습니다.
감염멧돼지 발견지역의 경우 농장 주변 모든 산림과 토양이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멧돼지뿐만 아니라 새나 쥐 등 야생동물 등 매개체 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도축장과 거점소독시설, 방역의 보루가 되어야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많은 차량과 물류가 모이는 도축장과 거점소독시설에 대한 위생방역 점검이 강력히 뒤따라야 합니다. 이곳이 방역의 보루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의 허브가 된다면 전국적인 대유행은 막을 수 없습니다. 시설의 소독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소독수의 희석 배율과 온도는 적정한지, 형식적인 소독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지, 바이러스에 오염되어 있는지 정부와 지자체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수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
올해의 발생 추이는 기존과는 전혀 다릅니다. 발생지역의 광범위함과 속도는 우리가 가진 방역망을 비웃듯 통제 범위를 벗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러스는 소리 없이 이동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방역당국은 더욱 강력한 행정력을 집중하고, 양돈농가는 스스로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산업 내 개인 및 단체, 기업 역시 힘과 지혜를 보태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ASF 대유행 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확산의 고리를 끊어낼 것인가. 모든 것은 지금 이 '비상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