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6년 1월호'의 일부입니다.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2025년 중국에서 개최된 GPGS(Global Pig Genetics Summit)는 현재 중국 양돈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육종·데이터·디지털 기술의 적용 현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본 기고문에서는 이번 GPGS 참관을 통해 확인한 중국 양돈 산업의 규모와 정책 방향, 육종 체계의 현황, 그리고 주요 글로벌 종돈 회사들이 제시한 기술적 접근을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 세계 최대 규모 시장으로서의 중국 양돈 산업
중국은 모돈 약 4천만 두 규모를 보유한 세계 최대 양돈 시장으로, 단순한 생산 규모뿐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에서 세계 양돈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번 GPGS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질병 문제, 과도한 모돈 사육 두수, 소비 부진, 환경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산업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 양돈 산업이 경험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상당 부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 해소를 목적으로 모돈 약 100만 두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생산 확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효율과 구조 조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중국은 지역별 소비 성향 차이가 뚜렷하여, 서부 지역은 지방 함량이 높은 돼지를, 동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돼지를 선호하는 등 다양한 종돈 유형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2. 국가 주도의 종돈 개량 시스템 구축과 성과
중국은 외국 종돈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종돈 개량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는 기초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 단계로, 2021년 이후에는 개량 심화 단계에 진입하여 재래종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자원의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핵심 육종 농장은 총 108개소에 달하며, 개량 모돈군 규모는 약 16만 7천 두로,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이러한 체계를 기반으로 지난 10년간 총산자수가 약 2.4~2.9두(YY, LL) 증가하였으며, 2024년부터는 검정 종료 체중을 120kg으로 상향 설정하여 실제 출하 환경을 반영한 검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
3. 유전체 기반 개량과 자체 기술 개발 경쟁
이번 GPGS에서는 유전체 선발이 더 이상 선택적 기술이 아니라, 육종의 기본 전제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은 약 7만 5천 건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자체 SNP 칩을 개발·활용하며, 산자수, 도달일령, 등지방, 등심크기, 사료효율 등 주요 형질을 중심으로 유전체 기반 개량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국가만의 특징이 아니라, 글로벌 종돈 회사들 역시 이전부터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방향이다. 즉, 유전체 데이터 확보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축적하고, 표현형 데이터와 연결하여 개량 효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4. 디지털 트윈과 개체 데이터 통합 관리
GPGS에서 소개된 Nucleus(프랑스)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은 향후 양돈 산업의 데이터 활용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농장을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재현하여, 시각화, 시뮬레이션, 알람 및 추천, 최적화·자동화, 학습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급이 스테이션, 체중 측정 장비, 항생제 투약 이력 관리, 무선 환경 센서, 카메라, 전력·수량 계측기 등 다양한 장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함으로써, 데이터 신뢰성을 높이고 반복 검증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RFID 태그를 여러 장비와 공정에 재사용함으로써 비용 효율성까지 고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5. 신기술 적용: 동결 수정란 생산과 지제스코어링
Axiom(프랑스)이 소개한 돼지 동결 수정란 기술은 유전자 전달 속도와 검역 측면에서 기존 정액 중심 체계와 차별화된 가능성을 제시했다. 체외에서 생산된 배아를 동결·이식함으로써 한 세대 만에 100%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기술적으로 매우 의미 있으나, 낮은 생산 성공률과 대량 생산의 어려움 등 해결 과제 역시 명확히 제시되었다.
PIC가 발표한 지제 스코어링 자동화 기술 역시 주목할 만했다. 기존의 사람 눈에 의존한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3D 카메라와 컴퓨터 동작 분석 AI를 활용하여 다리 구조와 보행 상태를 정밀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장수성(Digital Longevity)’이라는 새로운 형질을 정의하였다. 해당 형질의 유전력은 0.27~0.34 수준으로 제시되었으며, 이는 향후 모돈 유지율 개선과 조기 도태 감소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맺음말
GPGS 2025는 전 세계 주요 돼지 육종 회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육종 전략과 기술적 방향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큰 행사였다. 글로벌 육종 회사들이 동시에 참여해 발표하는 이러한 형태의 컨퍼런스는 흔치 않으며, 이번과 같이 중국에서 개최되면서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졌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는 여섯 번째로 개최된 GPGS였으며, 한국에서는 다비육종이 처음으로 공식 참관하였다. 유전체 기반 개량, 데이터 신뢰성 확보, 디지털 기술의 현장 적용 등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확인한 공통된 흐름은 향후 국내 육종 전략을 고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