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입을 통해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시킬 것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 후 기자 간담회에서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통화·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대부분의 언론은 그대로 기사화 하거나 소신 발언으로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적극적인 농산물 수입을 권장하는 발언임에도 비판적인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총재는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 "재배 면적을 늘렸는데 기후가 좋아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는 어려워진다"라며 "반면 기후가 나빠졌다고 하면 재배 면적이 넓더라도 생산량이 줄어 보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정책의 불합리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식량위기는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로, 많은 국가가 농산물 수출을 줄이고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특히 전면적인 농산물 수입으로 물가를 잡겠다고 한다면 농업을 포기하는 국내 농가만 늘어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종료하면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식량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17일 로이터, 파이낸셜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의 안전한 흑해 수출을 허용 한 곡물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17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에 관한 흑해 협정의 일부 사항이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종결되었다"면서 "러시아 협정이 이행된다면 러시아는 즉시 협정 이행을 위해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요구는 러시아 농업 은행(Rosselkhozbank)이 스위프트(SWIFT) 국제 결제 시스템에 다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아프리카를 포함해 곡물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곡물을 공급한다는 거래의 주요 목표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흑해가 봉쇄되면서 밀, 보리, 비료 등이 가격 급등세를 보이며 전세계를 식량위기로 내몰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 세계는 수백만 명이 기아에 처할 수 있는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기자들과의 뉴스 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세계 식량 시스템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세계적 식량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곡물 수출의 2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는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식량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제재로 흑해가 막혀 곡물을 수출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는 육로로 수송하는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유엔은 최대 우크라이나의 농지 30%가 전쟁터가 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농부들은 현재 수확 시즌과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비료 공장은 생산량을 크게 줄이고, 주요 곡창 지대의 농부들은 비료를 줄이고 있습니다. 다음 수확시기 곡물 수확량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비료와 종자의 가격 상승으로 가난한 나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