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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양돈워크숍] 나도 양돈장으로 출근하고 싶다

김현섭 대표 / 행복한농장

본 원고는 지난 5월 18/19일 한국양돈연구회 주최  '제19회 신기술양돈워크숍'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는 금융전문가 출신 농장대표의 책은 도시인의 귀농 귀촌의 방편에서 새로운 투자처로서 변하고 있는 농업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미 다단계 유사수신행위로 대표가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양돈회사는 양돈산업이 이미 금융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돈이 몰려든다는 의미입니다. 수익성이 매우 좋다는 것인데,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양돈산업은 이제 새로운 “황금광 시대”가 되고 있는건가요?



개인적인 관점에서 양돈산업은 2010년을 전후해서 새로운 산업단계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부터 양돈산업은 새로운 형태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GDP의 성장과 함께  증가하는 국민의 동물성 단백질, 특히 돼지고기의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양돈산업의 양적 팽창을 가져왔습니다. 이전에 대기업의 양돈진출을 제한하던 축산법 27조가 폐지되기 전까지 양계산업과는 달리 대규모 인티그레이션에 의한 독점적 기업의 진입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리고 2010~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양돈산업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게 됩니다. 

2013년을 제외하고 년간 평균 돈가가 이전에는 경험한 적이 없는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면서 양돈장은 새로운 투자를 유인하는 초고수익 산업으로 변모하였습니다. 특히 노령화와 인구절벽 문제로 인해 산업구조 변화가 나타나며, 그간 초고속 성장을 지속했던 제조업 등의 성장정체 등으로 이자율이 2%대로 내려오는 상황에서도 양돈산업은 20% 이상의 수익율을 보였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양돈산업을 인식하게 된 몇몇 대기업과 금융펀드의 러브콜이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복한농장의 설립과정
개인적으로 제가 양돈을 시작했던 계기는, 군대를 제대하고 사회진출을 모색하던 제게 늦은 대학졸업으로 인해 취업의 문턱이 만만치 않았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축산에 종사하던 집안의 영향은 양돈에 대한 진입을 그리 낯설게 여기지 않게 하였습니다. 

처음 대학 선배인 보령에서 양돈하시던 이정학 대표의 서해농장에서 돼지사육의 첫발을 디딘 후 ‘도드람양돈조합’을 거쳐 한병우원장이 경영하던 브릿지 동물병원을 통해 양돈산업의 큰 흐름과 실경험이 쌓여진 양돈전문회사 ‘선진’의 경험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국제적인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02년 최초로 발생한 돼지의 구제역 발병 이후 충남 논산에 양돈전문 동물병원을 개업하였습니다.  당시는 양돈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해당됩니다. 일반농장들의 수익성은 낮아, 많은 농장들이 매물로 시장에 나오거나 또는 개별농장들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할 때입니다. 이후에 새롭게 발생한 PMWS와 같은 질병들은 농장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사료회사를 통하거나 개별적으로 많은 농장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농장운영에 대한 욕구가 솟아났습니다. 

왜 우리나라의 농장들은 선진국의 농장과 달리 생산성이 높지 못할까? 내가 해보면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직접 농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물론 일부 선진적인 농장들은 일반농장에 비해 좋은 수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또 다른 보너스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농장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질병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리적 위치를 가진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농장은 부실화되어 경매로 인해 다른 주인에게 넘어가 있던 상태였습니다.  2004년이었는데, 당시 농장주에게 찾아가서 농장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였으나, 아직 그럴 의사가 없다는 의견을 듣고 생각이 바뀌면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는 말과 함께 1년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1년후 아직도 인수의향이 있는지 다시 연락이 왔고, 처음 서해농장에서 인연을 맺은 나눔농장의 심원용 대표와 서해농장 이정학 대표 등 현재의 농장 주주들의 도움과 투자로 “농업회사법인 ㈜행복한농장”은 설립되었습니다. 초기 자본금 5억으로 시작해서 두번의 증자과정을 거쳐 2011년 26억원으로 자본금이 확충되었으며, 2012년 전북 고창에 새로운 번식농장을 착공하여 2016년 마침내 주간 70복 이유 상시 사육두수 모돈 1540두 규모의 종돈을 입식하였습니다. 

성공적인 양돈장 경영이란?
많은 사람들은 제가 농장을 운영함에 대해 다양한 평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평은 단편적이거나 지엽적인 내용으로 바라본 것들이 많습니다. 성공적인 양돈장 경영이라고 하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누구나 양돈장을 통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그 성공의 결과가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그것만이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돈”이 되는 것을 알고 성공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양돈업에 뛰어들거나 뛰어들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대통령이 가진 권력을 위해 대통령 선거에 뛰어드는 모양과 같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권력 그 자체를 얻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전제로 권력을 위임 받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양돈장을 운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책임을 전제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견해로 양돈장은 다음의 내용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합니다. 

“돼지”, 
“자신의 가족”, 
“직원 및 그들의 가족”, 
“관련산업 종사자 및 동업자들의 조직화”, 
“지역사회”, 
“소비자”, 
“정부관련 기관”.  

위에 언급한 영역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성공하고 존경을 받고자 한다면 위 어느 하나 소홀히 해서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2010년 이후 변화되고 있는 양돈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입니다. 각각의 영역에서 우리는 성공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결과가 경제적 보상이어야 하지, 경제적 성공이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양돈산업은 무엇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
현대적인 의미의 양돈산업이 시작된지는 약 40~50년 정도 밖에는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100년기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양돈산업에서 “100년 기업”이 탄생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지점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 자본: 시설투자의 확대: 장치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본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과거 양돈산업은 소규모의 자본에 개인의 인건비를 투여해서 생산을 하는 산업에서 대규모의 자본을 바탕으로 장치와 시설에 투자하는 장치산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제 현대식 양돈장의 건축비가 3.3㎡ 당 300만원을 훌쩍넘게 되었습니다. 환경개선 투자비를 포함하면 앞으로 더욱 증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 근무시간의 감소: ICT와 기계화된 설비들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게 될 것입니다. 
법적 근무시간이 주당 40시간으로 확립된다면, 양돈산업 또한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구인난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기업규모의 양돈장들은 외국인 중심으로 인력이 재편되거나, 법적 기준에 맞춰서 변하게 될 것입니다. 독립적인 가족중심의 경영체들은 극심한 구인난에 빠지거나, 농장주를 중심으로 개인적인 노동시간의 추가투여나 기계화를 통해 이에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직원: 5일 근무제가 확립되면 양돈장의 직원들 또한 이에 맞춰 근무형태가 변화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정상적으로 주간 5일 근무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중 3일은 근무인원의 1/3만이 근무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직원들과의 소통이나 친밀도의 변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파트타임 형태의 근무형태도 도입되리라고 생각됩니다. 노동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강해지므로 이의 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ICT와 기계화에 따른 업무의 성격도 변화될 것이므로 직원교육과 시설관리에 좀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청될 것입니다.

라. 협력자들: 예전에는 농장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거나 아웃 소싱 형태로 변환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수의컨설팅, 전기 및 시설관리, 환기관리, 분뇨 처리 등 많은 부분에서 외부에서의 도움을 기본으로 협력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ICT의 도입 등은 보다 많은 협력자들이 공동으로 작업하게 만들 것입니다. 

마. 산업의 전망과 철학의 변화: 장치산업으로 전환하는 양돈산업은 직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보다 우수하고 유능한 직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이들 직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또한 증가할 것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직원의 급여와 복지에 대한 인식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성공적인 농장경영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소유의 형태 또한 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법인 형태의 공동소유 형태가 발달할 것이며, 이를 통해 자본의 확충을 꾀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 경영형태가 발달할 것입니다. 대규모의 자본이 외부에서 들어와서 선진적으로 이 같은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대두되는 환경문제는 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업계 전체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친환경적인 관리방법 등에 대해 좀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동물 복지 또한 소비자와 교감해야 할 중요한 내용입니다. 숨기지 말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대응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복지에 대한 윤리적 판단들을 하게 되는 소비자 증가에 대한 산업적 고민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변화에 준비할까?
양돈장으로 출근하고자 한다면, 양돈이 가진 산업적 특성과 농업적 특색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양돈은 식품산업이면서 동시에 농촌에 기반한 산업입니다. 인구감소와 노령화 문제는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올 태풍입니다. 돈육소비의 정체와 생산비의 증가는 매우 위험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많은 “수익”은 투자의 유인 동기이지만, 산업 전체가 공격받을 대상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지금과 같이 수익 좋은 상황은 항상 어려울 때를 준비하고 하나 하나 점검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질적으로 도약시킬 준비를 하는 시기가 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돼지고기는 식품이며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동물성 단백질입니다. 먹는 것이기에 안전에 신뢰가 기본이며, 이 신뢰로부터 국민들의 우리 돼지고기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입니다. 이 같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안전과 품질에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자와 함께하는 양돈산업을 추구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와 같이 생산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가치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직원을 아끼고 이들의 기여에 대한 보장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 국민이 “가서 일하고 싶고 또한 먹고 싶은” 양돈이 될 때 진정으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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