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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싸움에 나서는 한돈협회에 보내는 제언 세 가지

우호적 여론 형성 위해 국민과 소통하고, 공익적 가치 내세워야...민간 한돈 전략연구소 수립 필요

대한한돈협회(이하 한돈협회)가 11일 오늘 오후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한돈산업 사수 및 생존권 쟁취 투쟁에 나섭니다. 기자회견 후에는 세종시에 있는 농식품부로 장소를 이동,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합니다. 

 

 

한돈협회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과 접경지역 양돈장 축산차량 진입금지 등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는 ASF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ASF 살처분·도태 농가에 대한 재입식 허용 등을 포함한 현실적용 가능한 정책 추진을 요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각설하고, 오늘 거리에 나서는 한돈협회에 '돼지와사람'이 세 가지 조언을 전하고자 합니다. 

 

먼저 첫째 대내외적으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여론 상황은 한돈산업에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일찌감치 ASF에서 성공적인 방역을 이끌었다고 자평하고 대내외적으로 이를 알려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상황을 알 리 없는 일반 언론 역시 정부의 바람에 부응하는 모양새 입니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는 ASF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ASF가 발병한지 8개월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단 1쪽짜리 역학조사 결과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부는 ASF 야생멧돼지 발생 현황 업데이트를 수시에서 매주 한 번으로 바꾸었습니다. 농식품부의 ASF 관련 홈페이지는 관리가 안되고 있는지 오래입니다. 농식품부·환경부 모두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한돈협회는 한돈산업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언론 등을 상대로 작금의 한돈산업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 절박함을 제대로 알려 나가면서 싸워야 합니다.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왜'라는 물음에 답을 해줘야 합니다. 결국 그들로 부터 지지와 응원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럴수록 이번 싸움에 승산이 있습니다. 

 

 

일반 언론과 국민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자료를 만들어 제공해야 합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나 유튜브는 좋은 소통 도구 입니다. 임시로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반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자료에는 반드시 문답(Q&A)을 넣어 그들의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그들의 취재에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한돈협회는 철저히 '양돈산업'이 아닌 '한돈산업'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한돈산업에는 단순히 돼지를 키우는 농가만 있는게 아닙니다. 이들 농가를 중심으로 사료, 약품, 기자재, 시설 등의 후방산업과 한돈 관련 유통과 가공, 식당 등의 전방산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한돈협회가 양돈농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지만, 한돈산업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에서 모두를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ASF를 이유로 시·군 단위 살처분·도태 명령을 눈하나 깜짝않고 감행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공항과 항만, 다중밀집 시설을 폐쇄하지 않고, 아울러 특정 시·군을 봉쇄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정부는 양돈장을 단순히 6천여 곳의 돼지를 키우는 시설로만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양돈장이 한돈을 매개로 부가 가치와 공익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산업적 중요시설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았다면 살처분의 칼을 마구 쉽게 휘두르지 못할 것입니다. 

 

이에 한돈협회는 이번 싸움에서 보다 많이 연대해야 합니다. 뜻을 같이하는 단체와 개인뿐만 아니라 한돈산업의 제반 구성원과 함께 이번 싸움을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 한돈산업이라는 이름의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돈협회가 단순히 양돈농가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과거와 같이 싸움에 임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의미와 태세를 축소시키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결국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외로이 서있는 고립무원( 孤立無援) 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세째, 지금이라도 한돈산업 내 민간 전문 연구소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돈협회는 기업이나 정부, 정치권이 별도의 연구기관을 만드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삼성경제연구소, 농촌경제연구원, 여의도연구원 등). 한돈협회가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아이디어와 실행도 중요하지만, 한돈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 협상에서 의제를 선점해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있는 전문가 집단(이를테면 '한돈전략연구소')이 필요합니다. 향후 새롭게 구성될 국회를 통한 의견 개진에도 이들 집단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한돈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축산업의 한계는 '과도한 정부 의존'과 '정책적 수동성'에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정하면, 정부 산하 기관 혹은 학교가 용역을 받아 이론적 토대와 방향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법이 되어 규제로 산업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산업은 대응합니다. 너무 늦은 조치입니다. 

 

한돈산업에는 수많은 의제가 있습니다. 당장 ASF 등 전염병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식품안전, 품질, 환경 등 다양한 이슈가 산재해 있습니다. 한돈산업이 이러한 의제 속에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면 과거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돈산업도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전략연구소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합니다. 이 연구소를 통해 한돈산업의 미래를 구상하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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