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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돈과 한돈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만 새삼 느낀 토론회

한국종돈생산자협회, 11월 29일 종돈산업 발전 토론회 개최...종돈을 둘러싼 시급한 변화와 대응 논의

지난 29일 서울 양재에 있는 aT센터에서는 한국종돈생산자협회(회장 민동수) 주최로 종돈산업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종돈! 소비자 중심의 개량과 사용자 중심의 질병 관리'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종돈산업이 처한 어려움과 문제점,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일부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실제 현실화될지 불투명해 보입니다. 

 

 

종돈개량에 대한 정부 지원 한계

한돈산업의 '종돈(種豚)'은 한우산업의 '종우(種牛)'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먼저 종우는 한우, 고유 품종입니다. 또한, 단일 품종입니다. 하지만, 종돈은 요크셔, 두록, 버크셔 등 수입산 중심의 다품종입니다. 이런 가운데 종우는 정부 주도로 연간 막대한 세금이 연구와 개량, 보존 사업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반면, 종돈은 사실상 민간 영역의 자율 방임 상태이며, 개량 등을 위한 정부 지원은 한우에 비해 미미한 규모입니다. 

 

정부가 파악한 국내 종돈장 숫자는 모두 151개소(8만7천 마리, 22년 기준)에 달합니다. 효율적인 개량을 위한 개별 농장의 규모는 대체적으로 작은 편이며 대부분 개량도 농장별로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있던 한돈협회 검정소 검정이 지난 '19년 ASF를 이유로 중단되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부터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여 농장 숫자가 17개소로 전체 종돈장 숫자에 비해 매우 적은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유전능력이 뛰어난 종돈을 공동 선발하는 등 나름의 개량 성과를 내고 있지만(관련 기사), 여전히 식육 소비자를 위한 육질 형질 발굴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날 '종돈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한 농림축산식품부 신소연 사무관은 향후 돼지개량목표와 관련해 "과거에는 육량을 증대가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수입산과 차별화되고 품질을 더 고급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라며, "앞으로는 환경부하 저감, 집단 다양성, 지역별 특색화 등을 고려해서 개발 방향을 잡아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을 점점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인 확대 방안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는 원하는데 육질이 돈이 안되는 현실

이어 '돼지고기 소비패턴에 맞는 국가단위 개량사업 방향'을 발표한 순천대학교 서강석 교수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돈육 종돈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간 종돈개량목표가 산육과 산자능력 등에 단순하게 한정되어 30년간 전혀 변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아픈 지적입니다. 

 

한우와 달리 돼지의 경우 도축 과정에서의 등급 결정은 '규격(도체중, 등지방)'에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냉도체 등급평가도 거의 없습니다. 점차 등급이 경락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 아닌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농장의 입장에선 돼지를 많이 출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종돈개량에서 자연스레 육질 개선을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양사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통과 식육소비자 등은 마블링과 지방함량, 보수력, 육색 등 높은 육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종돈산업뿐만 아니라 한돈산업 입장에선 딜레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과 육질을 무기로 한 수입육과 앞으로도 경쟁에 나서야 합니다. 

 

 

이에 서강석 교수는 "(종돈)개량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고 한돈 고급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한돈에 대한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양돈농가의 고급육 생산 의지가 확산되어야만 육질개량을 위한 시도가 의미있으며, 아울러 수입 돈육에 대한 차별화도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대한한돈협회의 의뢰를 받아 고품질 돈육 인증을 위한 지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뜨거운 감자 '종돈장 질병 관리'

우리 종돈과 관련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질병 문제입니다. 후보돈 도입 과정에서 종돈장과 일반 농장 사이에서 단순 컴플레인(하자 제기)뿐만 아니라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종돈 수입을 통한 새로운 해외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럽형과 북미형 PRRS 모두가 문제가 되고 있는 원인이 무분별한 종돈 수입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피그케어 윤용대 원장은 '종돈장 질병관리의 방향과 안전한 후보돈 공급'을 주제로 발표했지만, 토론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윤 대표는 높은 수준의 질병 관리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후보돈 운송 절차를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육질 및 등지방, 사료효율 관련 종돈개량과 관련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산업관계자는 "오늘 토론회를 보고 답답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종돈이 한돈의 뿌리이고 미래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종돈이 좀더 체계적이고 한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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