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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알쓸신돈

[2017 덴마크 알쓸신돈(8)] PSY 40두, 브라이드가든 농장 속으로! 3번째 이야기

(주) 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알쓸신돈’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양돈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 돼지와사람]

지난 주 목요일부터 나흘간 대구 EXCO에서 열린 한국국제축산박람회(KISTOCK)가 막을 내렸다. 업체들의 늘어선 부스를 지나치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들을 느낄 수 있었고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긴 명절 연휴를 앞둔 한 주간이다. 무려 10일에 달하는 연휴 기간 동안 곤란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미리 대비해야 할 것들을 잘 챙겨놓아야 한다.



브라이드가든의 3번째 이야기는 지난 번 교배 임신사에 이어 분만사로 옮겨가 보겠다. 분만사는 양돈 관리 기술과 노력의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고 PSY 40두를 만들어내는 핵심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모돈과 자돈이 모두 생애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를 거치는 곳이기 때문에 아주 섬세한 정성을 쏟아야 하는 관리 구간이다.



1) 브라이드가든 분만사 전경 VR 영상
그럼 우선 브라이드가든의 분만사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유투브 VR 영상으로 들어가 보자. 시설은 딱히 특별할 것이 없고 콘크리트와 트라이바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는 바닥에 평범해 보이는 분만틀이 보인다. 덴마크의 농장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포유자돈들의 보온구역이 잘 갖춰져 있고 보일러가 들어와 바닥의 온도를 34~35도를 유지해 주고 있는 점은 신생자돈의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분만사 양쪽으로 설치된 입기구뿐만 아니라 미세한 필터 구조로 이루어진 천정을 통해서도 공기가 유입되고 있고 스코브(SKOV) 시스템이 자동 제어하는 환기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2) 분만사 관리의 기본 수세-소독-건조
분만사 관리의 기본은 역시 청결과 위생일 것이다. 덴마크 분만사 사양관리 매뉴얼의 첫 번째 페이지에도 바로 수세와 소독, 특히 '건조시키라'는 점을 강조한다.

브라이드가든 역시 분만사의 청결도는 우수하고 자돈이 태어나지 않은 분만틀은 생석회가 도포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생시체중이 작은 자돈들이 많이 보였지만, 포유자돈 설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을 만큼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있었다.



3) 현황판의 기록과 조치
분만 시 모돈의 분만 시간과 분만된 자돈의 수를 기록하고 있고 도·폐사나 양입, 양출에 대한 기록을 하여 꼼꼼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분만 시간대 별로 태어난 자돈수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은 해당 모돈의 컨디션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만 시간대별로 자돈이 어떻게 태어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은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가능해지고 간호분만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어떻게 관리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 밀크(대용유) 공급 시스템
엘랑이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던 것 중 하나는 대용유 공급을 해주는 워터컵 설비였다. 자신의 지인이 고안하여 설치해 준 밀크 자동 공급 장치인데 상업화 되어 있는 장비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자돈용 사료 전문회사인 덴카비트에서 판매하는 밀크 제품을 물과 희석하여 펌핑해 주는 설비를 통해 일반 포유자돈용 워터컵으로 공급하고 있다. 공급 라인의 청소는 주 1회 정도 해준다고 한다.



5) 분할포유를 통한 고른 초유 섭취 유도
분만 직후 하루 2번 포유자돈을 보온구역에 몰아넣고 격리해 주는 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것은 산자수가 많은 유럽에서 매우 일반화되어 있는 분할포유로 힘이 약한 저체중 자돈들에게 양질의 초유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관리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포유 중 폐사율이 높은 농장에서는 저체중돈들에게 우선적으로 초유 접근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이와 같은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6) 초유 성분 제품 별도 급여
워터컵을 통해 대용유를 상시 공급하는 것 외에도 추가로 1리터쯤 되어 보이는 용기를 거꾸로 꽂아 두고 액상유를 급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우 간단해 보이는 아래 사진은 우리나라에서도 시판하고 있는 비슷한 것이 있다. 먹으면 일정 수위만큼 계속 채워지는 방식의 액상유 공급 장치인데 중요한 것은 초유 성분이 들어간 대용유여서 생시체중이 작은 자돈들을 살리는데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다.


엘랑이 과거에 힘도 없고 죽을 것 같았던 작은 자돈들에게 젖소의 초유를 구입해 두당 20ml씩 먹였는데 그 다음 날 활발히 걸어 다니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서 지금도 젖소의 초유 성분이 포함된 영양 밀크를 구입하여 생후 2일간 특별히 급여해 주고 있다고 한다. 

브라이드가든의 이유일령은 대리모의 추가 포유일령을 제외하면 대략 21일 남짓인데 평균 이유체중은 6.2kg 정도이므로 18두가 넘는 산자수를 고려해 보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닐 듯싶다. 태어날 때는 저체중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돈의 생존율이 매우 높은 것에는 이러한 고품질의 영양 공급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7) 대리모와 양자 보내기 관리
브라이드가든의 관리는 상당 부분 분만 전·후의 정밀한 관리와 분할 포유, 초유 섭취, 고품질 영양의 효과적인 공급 등 자돈들의 생시 초기 생존율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관리 순서는 바로 양자 관리가 아닐까 싶다. 보통 덴마크에서는 2단계 올림 양자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는데 브라이드가든은 다소 예외였다.

즉, 포유한 지 10~14일 지나면 자돈들을 몽땅 이유자돈사로 보내고 나서 배가 비어있는 해당 모돈에게는 최근 분만한 모돈으로부터 초유 섭취를 마친 1주일 이내의 포유자돈들 중에서 건강한 개체를 복당 3~4마리씩 뽑아서 양자를 보내주는 1단계 올림 양자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었다.

덴마크의 표준 양자 보내기 프로그램인 2단계 올림 양자 보내기를 하지 않다 보니 대리모로 선정된 모돈에 딸린 자돈들은 포유 기간이 2주 이내로 매우 짧아지는 문제가 있고 동물복지에 비추어 볼 때 불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엘랑은 이 문제에 대해 2단계 올림 양자를 하게 되면 많은 이동과 자돈 혼합, 노동력 증가가 따르게 되고 오히려 불리해 지는 점들이 많아져서 달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아래 사진에서 검은 화살표는 덴마크의 표준화된 2단계 양자 프로그램이고 붉은 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브라이드가든의 1단계 양자 프로그램이다.



양자 보내기와 관련하여 특이했던 점은 초산돈은 반드시 대리모로 활용하여 약 30~35일령까지 포유를 하도록 하고 있었다. 초산돈에게 지나친 부담이 되고 차기 산차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엘랑은 강한 유두 자극과 최대한의 포유 잠재력 발휘를 위해 초산돈에게 충분한 포유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더 중요시 하였다. 

필자는 과거 초산돈의 유두 자극을 위해 반드시 11두 이상의 포유자돈을 붙여주고 대신 이유일령은 25일 이상 오래 가지 않도록 하는 관리를 권장하였는데 브라이드가든의 경우는 우리가 볼 때 무리한 방식이 아닐까 싶은 우려가 생긴다. 만일 이러한 방식을 적용해 보고자 한다면 질병이 없고 후보돈의 관리가 완벽한 브라이드가든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중히 검토하고 선별적인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로 브라이드가든의 전체 모돈 중 대리모로 활용되는 비율은 35~40% 남짓이고 평균 이유일령은 27일령(대리모 제외 시 3주 남짓) 정도라고 한다.
 

8) 영양에 대한 투자와 남다른 자부심
엘랑은 분만사에서 포유돈 사료를 분만 후 1주 이내에는 하루 2번만 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하루 5회까지 급여할 만큼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렇게 단계에 따라 모돈의 사료 급여 횟수를 조절해 주는 것은 나름 합리적으로 보인다.

엘랑은 분만사에서 자돈사로 이동하는 중간에 위치해 있는 사료배합설비 앞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자기 농장의 비밀이라면서 사료 영양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자가배합이 가능한 사료 배합 설비를 갖추고 있는 엘랑은 배합비 컨설팅을 받아서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엘랑이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은 남들보다 사료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덴마크의 표준 영양 설계 권장치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비타민, 광물질, 곰팡이독소 흡착제 등을 추가로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몇 번 강조해서 말했다. 사료 영양의 개선은 그가 돼지를 잘 키우게 된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을 거란 추측이 가능했다.
 


그런 그의 얘기 중 기억에 많이 남고 재미있었던 건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그가 주변의 농가들로부터 “넌 미쳤다(Crazy!). 사료에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면 뭐가 남느냐?”라는 충고를 많이 듣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잘 알다시피 덴마크는 돈가가 그리 높지 않은 탓에 점등이나 급수 시간 조차도 제한하는 농가가 있을 정도로 생산비에 대해 매우 예민하다. 특히 생산비 중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한다는 점은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다양한 부산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액상급이시스템이 보편화되어 있다.

덴마크 최고 성적을 만들고 있는 농장주가 사료에 비싼 프리믹스를 많이 첨가하는 것은 우리가 볼 때는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벤치마킹의 대상이지만, 덴마크에서는 미친(Crazy) 놈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은 신통방통한 사실이다. 혹시 젊은 친구가 돼지를 잘 키운다니까 배가 아프거나 시샘하는 마음에서 디스하려는 의도도 조금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엘랑은 주변의 고참 양돈인들이 걱정하는(?) 시선도 있지만, 오히려 성적을 높이면 투자한 결과는 반드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있었다. 역시 젊은 2세 양돈인이라서 그런지 돈가가 아무리 낮고 주변에서 뭐라 한다고 해서 단순히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자신의 돼지를 잘 돌보는 임무를 소홀히 하거나 최고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패기와 도전 정신은 필자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는 목표는 PSY 45두이며 반드시 달성할 거라고 강조한다. 그러한 그의 열정은 아마도 모든 직원들에게 이미 전염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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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돼지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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