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돼지 도매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그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를 제외한 전체 돼지 도축두수는 총 894만6,521마리입니다. 이 중 '평균 도매가격(지육시세)'에 반영되는 경매두수(제주 및 등외 제외)는 18만9,572마리입니다. 이를 종합한 경매비율(경매두수/출하두수)은 2.1%입니다. 지난해 전체 2.3%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 신기록을 경신 중에 있어, 도매시장의 붕괴 위기를 실감하게 합니다.
농장주들은 이미 도매시장에 돼지를 출하하는 것보다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한돈협회는 '한돈혁신센터 돼지'를 도매시장에 출하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도매시장이 더 이상 시장 내 중요한 거래 방식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부는 돼지 도매시장이 붕괴되면 돼지 대표 가격을 생산비를 기준으로 책정하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농장별로 생산비가 워낙 차이가 많이 나고, 등급별로 얼마의 이익을 붙일지 정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가격 책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돼지 도매시장이 붕괴되면, 가격 책정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는 소규모 농가들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만듦으로써, 농가와 유통업체 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농가들 사이에 도매시장 활성화에 대한 뚜렷한 논의나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관련하여 한 양돈농가는 "도매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돼지를 많이 출하하게 된다면 가격이 낮아질텐데 어느 누구도 쉽게 도매시장 활성화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한돈협회 도매시장 담당자는 "연구 조사를 통한 결과를 가지고 정부에 제안하기 위해,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 공고를 올렸다"라며 "올해 10월까지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