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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삼겹살에 집중하자!!

농정원 선발 학습조직 '스텝업 양돈팀', 가나안농장 정성웅 대표

최근 3월 3일 삼겹살데이 (일명 삼삼데이)를 지나며 우리 한돈산업은 해결해야 할 커다란 숙제 하나를 떠안게 됐다. 바로 삼겹살의 '떡지방'이다.

 

 

올해는 경제불황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에 예년에 비해 다소 판매실적이 부진했다곤 하지만, 삼삼데이 기간 중 육가공업체들은 재고의 상당량을 소진할 수 있었고, 한돈농가는 오랜 기간 침체돼 있던 돈육시세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3월 8일 경향신문 보도로 시작된 삼겹살 떡지방 논란으로 인해 고객들로부터 비난이 쇄도하면서 한돈업계는 그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진 듯한 허탈감에 빠져있다.

 

도대체 고객들로부터 굳건하게 사랑받아온 한돈 삼겹살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 고민해보고자 한다.

 

1.삼겹살의 위치와 특성

 

삼겹살은 돼지의 가슴과 복부에 위치한 돈육의 한 부위이다. 정확히는 머리에서 꼬리 쪽 방향으로 흉추 5번부터 14번까지, 계속해서 요추 1번부터 6번까지 늑골 (갈비뼈)을 발골정형한 부위를 말하며, 가로방향으로 위로는 등심과 등지방, 아래로는 유방과 접하여 있다.

 

삼겹살의 척추기준 16 개 절단면 (약 3cm 간격)을 살펴보면, 각각은 하나도 일치하는 점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모양과 특성을 갖고 있다

 

① 흉추 5번부터 9번

근육:지방 비율이 50:50 정도이고, 비교적 근육과 지방의 층이 균일하고 늑연골 (물렁뼈)이 존재하는데, 삼겹살 선호도 조사에서 항상 1순위를 차지하는 이상적인 삼겹살 모양이 해당 범위에 속한다.

 

 

② 흉추10번부터 14번 (혹은 13번)

근육:지방 비율이 45:55 정도로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비율이 높고, 늑연골이 존재하며, 넓은등근의 윤곽이 점차 희미해지고 대신 지방으로 대체되는 특징이 있다.

 

한편, 등지방과 접한 해당 범위의 등쪽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떡지방이 다발하는데, 보통은 중심점인 흉추 11 번과 12 번 사이의 삼겹살 단면이 떡지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된다.

 

 

③ 요추 1번부터 6번

근육:지방 비율이 55:45 정도이고, 뒤로 갈 수록 근육층이 커지는 반면 지방층은 빈약해져 끝부분은 삼겹살 중의 비선호 부위인 속칭 '미추리'로 분류 되기도 한다.

 

 

2. 등급제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ㄱ. 27mm, 44%와 삼겹살 떡지방

앞서 부경양돈농협의 서종태 단장은 한돈전문지 ‘돼지와사람’의 기고문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결과, ‘동일한 기준의 도체(도체중 87kg, 등지방두께 22mm)의 삼겹살 정육내 지방비율 (삼겹지방율)은 20~40% 대의 다양한 분포를 나타낸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도 도체등급판정 1 등급 기준을 삼겹지방율 20~44 % 로 폭넓게 설정해 놓고 있는데, 등지방두께와 삼겹지방율은 상관관계가 낮고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 표 1.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1차, 2차 도체 등급판정기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도체의 상등급 상한인 등지방두께 27mm와 삼겹지방율 44%이다.

 

 

표 2.는 2022 년 축산물등급판정 통계 중 체중별 등지방두께를 나타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암퇘지에 비해 거세돼지의 등지방두께가 두껍고, 체중이 증가할 수록 두께가 증가하며, 특히 90kg이상 거세돼지의 등지방두께가 상등급 기준 상단에 근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계속해서 표 3.은 등급판정통계 중 성별에 따른 등급판정 두수인데, 1+등급 출현두수는 암퇘지가 더 높고, 2 등급 출현두수는 거세돼지가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삼겹살 떡지방은 등지방과 인접한 등쪽 흉추 10번부터 13번 삼겹살에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종합하면,

① 상등급이지만 등지방두께 27mm 와 삼겹지방율 44 %에 모두 가까운 도체

② 등지방두께 27mm 인 상등급과 이를 초과하는 하등급 도체

③ 삼겹지방율이 44%인 상등급과 이를 초과하는 하등급 도체

④ 도체중 90kg 이상 거세돼지의 도체는 해당부위의 삼겹살 떡지방 발생 가능성이 높아 선별과 가공에 유의해야 한다.

 

ㄴ. VCS 2000

사실, 극단적인 수치(27mm, 44%)를 제외하곤 등지방두께와 삼겹지방율이 어떤 조합일 때 떡지방이 발생되는 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부경양돈농협과 충북대 최정석 교수팀에서 도체분석 장비인 VCS 2000 에서 산출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삼겹살 떡지방 산식개발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 연구결과가 기대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VCS 2000 은 표 1.에서 돼지 도체의 2차등급 기계 판정 시 사용되는 도체분석 장비이다. 카메라기반인 VCS 2000 은 초음파기반 Autofom Ⅲ(관련 영상)와 함께 국내 도축장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도체분석 장비로서, 도체의 각 부위별 정육량과 삼겹지방율 등의 분석예측치를 제공하는데, 그 값이 대체로 실측치에 가깝다고 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는 매년 도축장을 선정해 VCS 2000 도체분석장비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 벌써 올해로 11 곳의 도축장 (논산계룡축협, 농협 김제목우촌, 농협 나주 축공, 민속 LPC, 부경 축공, 우경축산, 제주 LPC, 포크빌 축공, 해드림 LPC, 협신식품, 홍주미트)에서 해당 장비를 지원받아 운영 중에 있다.

 

해당 도축장에 규격돈을 출하한 농가라면 등급판정서에서 VCS 2000 이 예측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이력번호를 통해 육가공업체로부터 농가에게 도체품질 관련 컴플레인이 들어온다면 해당 출하돈의 등급판정 내역과 사육정보를 역추적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 생각해 볼 것 - 2 등급이라 저렴하고, 등지방두께와 삼겹지방율이 적절하며 삼겹살 생산량이 약 40% 많다.

- 갈비와 삼겹살을 구분해서 분석예측할 수 있다면 삼겹살도 더세분화해 분석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한돈협회와 농가는 이 VCS 2000에 주목해야 한다. 도체 품질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기존 출하대금 정산방식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VCS 2000이 보편화되고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이 되면 비선호 부위인 등심과 등지방 중심의 등급체계에서 선호 부위 중심의 등급체계로의 전환이 언제든 가능하며, 보다 까다로운 정산기준 책정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충격이 덜한 점진적인 변화를 기대할 뿐이다.

 

ㄷ. 삼겹살 선호도와 또 다른 숙제

이처럼 선별기준이 확립되면 삼겹살의 떡지방은 육가공 과정에서 충분히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게 되는 숙제는 흉추 10~14번 범위의 지방비율이 높은 삼겹살에 있다.

 

등지방두께와 삼겹지방율이 적정 범위 내에 있다면, 해당범위 중심의 지방비율이 높은 삼겹살의 생산량이 적을 것이고, 반대로 적정 수준을 넘어선다면 지방비율이 높은 삼겹살의 생산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어찌됐건 이 ‘한돈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방이 많은 삼겹살’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3. 한돈협회의 역할과 대안

삼겹살은 돼지고기 중 가장 비싼 부위이다. 한돈 중 가장 저렴한 부위인 뒷다리살의 단가와 비교했을 때 약 2배 이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바꿔 말하면 한돈 고객들은 2배가 높은 가격에도 지불의사가 있을 만큼 한돈 삼겹살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돈 고객들은 이번 떡지방 삼겹살 논란을 통해 한돈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을 뜨겁게 표출하는 동시에, 좋은 삼겹살을 만들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① 한돈협회는 지금까지 언급된 삼겹살의 다양성을 적극 홍보해 고객들이 갖는 오해를 해소시켜야 하며, 오히려 다양한 한돈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례로 (주)선진의 경우 삼겹살을 지방비율에 따라 ▶냉동삼겹 ▶오겹살 ▶내식용 ▶외식용 등 4가지로 구분하여 수요처의 요구에 맞게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관련 영상).

 

 

또 다른 예로 세종시의 로컬푸드 마켓인 싱싱장터에 입점한 세종공주축협은 이러한 삼겹살의 다양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겹살의 지방비율과 위치에 따라 ▶꽃삼겹살 ▶풍미삼겹살 ▶웰빙삼겹살로 명칭을 붙였는데, 삼겹살 위치별 특성에 어울리는 긍정적인 수식어가 인상적이다.

 

 

② 한돈협회 (대형 패커 포함)는 VCS 2000 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장흐름에 따른 제품의 생산과 판매에 유연하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일찍부터 이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활용해 온 부경양돈농협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4. 글을 맺으며

 

뼈아프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한돈산업은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가졌다. 이럴 때일 수록 농가와 유통업체는 대립과 비난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월 22일 열린 한국양돈연구회의 양돈기술세미나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와 농가와 시장의 괴리를 지적하며 '삼겹살 (선호부위)에 집중하라'고 조언한 (주)선진의 윤주만 상무의 말씀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 오늘이다.

 

 ✱ 본 기고문은 농림수산식품문화정보원에서 선발한 학습조직 [스텝업 양돈팀]의 학습조직 활동의 하나로 작성 되었습니다. 오류의 지적이나 조언과 같은 피드백은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농가에서 확인 가능한 두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작성된 점 참고 바랍니다.. (lefootydavid@gmail.com)

 

참고자료

1. 임대운 (축산물품질평가원), 돼지 도체등급과 삼겹살⠂목심 제품의 유형별 연계성 조사, 2018.

2. 최정석, 기계장치로 자동 수집된 돼지도체 빅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 방안, 월간한돈 2023년 2월호.

3. 축산물품질평가원, 2022 축산물등급판정 통계연보, 2023.

4. 축산물품질평가원, 돼지 척추위치별 삼겹살 형태 및 근육비율, 2015.

5. 윤주만, 한국양돈연구회 기술세미나 (주)선진 발표자료 (유튜브영상 캡처), 2023.

6. 축산물품질평가원, 삼겹살 소비형태 관련 소비자 설문조사, 2021.

7. 서종태 (부경양돈농협), 돼지와사람 기고 ‘삼겹살 등급판정이 어려운 이유,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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