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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신 신기술, 바이러스 항원 변화없이 약독화시킨다

바이러스 약독화 신기술과 이를 적용한 백신 개발
바이오포아 박창훈 박사 (changhoonpark1234@gmail.com)

우한에서 유래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때입니다. 신종 전염병이 등장하면 으레 백신 개발 소식도 들여오기 마련인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불과 며칠 전 홍콩대에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 양돈업계에서도 종종 신종 악성 전염병이 유행하고 많은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입고 있는데, 이렇게 빨리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하고 좋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당장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ASF 사태를 생각하면 이러한 백신 개발 기술이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

 

사실 백신이란 것이 실제 감염을 흉내 내어 면역계로 하여금 실제 감염 상태에서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 훈련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실제 감염과 비슷할수록 더욱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이용하는 '생독백신'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급부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사용하는 경우 실제로 어느 정도로 약독화 되어있는지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즉 다시 말해 안전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다루는 바이러스인 PRRS 바이러스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백신은 농장에서 질병을 일으키던 바이러스를 추출하여 실험실에서 수십에서 수백 계대에 걸쳐 감수성 있는 세포에서 계대 배양을 하여 약독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비유로 설명 드리자면, 야생의 맹수를 동물원에서 사료만 먹여 길들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오랜 시간 사육사가 일정 시간에 제공하는 사료를 먹다 보면 어느새 맹수가 고양이와 같이 길들여지고 더 이상 사냥 본능과 같은 사나운 습성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길들여도 맹수는 맹수인 법이니, 다시 야생에 풀려나면 언제든지 발톱을 드러내고 포악했던 옛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법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백신의 안전성'이란 한두 번 실험으로 결론 내릴 부분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검증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최근 생독백신 개발의 한 트랜드는 이러한 기존의 방법을 대신하여 새롭게 바이러스를 약독화 할 방법을 고안한 것입니다. 참고로 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약 10년전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실린 아이디어입니다[1]. 어떠한 바이러스도 항원의 변화없이 약독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인데 여기서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일련의 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바이러스 유전자는 다수의 코돈(codon)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때 하나의 아미노산을 코딩하고 있는 codon의 비율은 동일하지 않다고 합니다. 즉 어떤 codon은 존재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다른 codon은 비율이 낮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특정 codon들이 쌍으로 배열하게 되면, 이러한 비율을 무시한 편향성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원래 더 적은 codon임에도 특정 codon과 쌍으로 배열되는 비율이 다른 더 많은 codon 보다 높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codon들이 쌍으로 배열될 때 생기는 선호도 내지는 편향성을 'codon pair bias(코돈 쌍편향성)'라고 합니다. 이러한 선호 정도를 컴퓨터 알고리즘을 동원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치화 시키고 이 선호도를 감소시키면 바이러스의 유전자의 translation 효율이 감소하면서 바이러스가 약독화 되는 것을 'codon pair deoptimization(코돈 약독화)'이라 합니다.

 

 

이 방법은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어떠한 바이러스에도 적용가능한 범용성이 있습니다(최소한 positive sense RNA virus에는 확실히 적용가능 합니다)'

 

둘째로 이러한 바이러스 약독화는 병원성이나 약독화 원리가 명확하지 않은 바이러스에 적용하기 유용합니다. 특정 항원이 병원성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사실 약독화 시킬 공식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잘 알려진 인플루엔자의 경우, 핵심이 되는 Hemagglutinin(헤마글루티닌) 항원에 대한 인위적인 조작에 의해 약독화가 가능합니다[2]. 또 조류의 ND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핵심이 되는 fusion protein(융합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 치환을 통해 약독화가 가능합니다[3]. 이러한 원리는 바이러스의 internalization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기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는 이러한 원리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장 PRRS 바이러스만 하더라도 어느 부위가 병원성을 결정하는 핵심인자인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이런 미지의 수많은 바이러스의 약독화에 codon pair deoptimization은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codon pair deoptimization을 위해서는 바이러스 유전자에 수십 내지 수백 개의 염기서열을 치환해야 합니다(Silent mutation). 아미노산 서열은 유지한 채로 유전자 염기서열만 바꿔주는 것인데, 워낙 많은 염기서열을 바꾸기 때문에 백신으로서 안전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바이러스의 변이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원래의 병원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치환된 부위를 다시 회복해야 되는데, 치환된 염기서열이 수백 개에 달하기 때문에 다시 회복할 수 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역유전학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바이러스를 작출하는 과정은 세포 계대를 통한 약독화에 비해 매우 빠르게 약독화된 백신을 제작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탄야(Tanja Opriessnig) 교수는 이러한 방법으로 4개월 내 농장 바이러스를 약독화 시킨 균주를 제작할 수 있다고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4].

 

 

최근 본 연구팀은 국내에서 분리한 두 종의 PRRSV에 codon pair deoptimization을 적용하여 약독화한 백신 후보 균주로 제작한 바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결과, codon pair deoptimization이 적용된 바이러스들은 원래의 균주에 비해 월등히 약독화 되어 있으면서도, 백신으로서 사용하기 충분한 방어 효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솔직히 제작기간이 탄야 교수 말처럼 4개월만에 완료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번 반복된 시도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여 현재는 상당히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PRRS 바이러스는 국내 양돈 농가의 고질적인 생산성 저하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이 PRRS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균주 간 교차면역이 다양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변이가 무척 심한 PRRS 바이러스의 특성상, 유행하는 균주에 대한 확실한 약독화를 보장하고 빠르게 백신으로 제작할 수 있는 codon-pair deoptimization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Codon-pair deoptimization은 추후 국내 PRRSV 뿐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에 응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점점 국내 양돈 업계를 위협하는 악성 바이러스 질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법으로서 이러한 기술이 응용될 날이 오길 필자는 기대해 봅니다.

 

본 연구팀의 결과는 Virology 저널(바로보기)에 2020년 1월 개재되었습니다[5].

 

 

▶참고논문

[1] Coleman JR, Papamichail D, Skiena S, Futcher B, Wimmer E, Mueller S. Virus attenuation by genome-scale changes in codon pair bias. Science. 2008, 320 : 1784-1787

[2] Horimoto T, Kawaoka Y. Reverse genetics provides direct evidence for a correlation of hemagglutinin cleavability and virulence of an avian influenza A virus. Journal of Virology. 1994, 68 : 3120-3128.

[3] Panda A, Huang Z, Elankumaran S, Rockemann DD, Samal SK. Role of fusion protein cleavage site in the virulence of Newcastle disease virus. Microbial Pathogenesis. 2004, 36 : 1–10.

[4] Pig & Pork 한돈, 2018, 12월호. http://www.pignpork.com/upload/48b6a8f389ec907430e739665cf8bd04.pdf

[5] Park C, Baek JH, Cho SH, Jeong J, Chae C, You SH, Cha SH. Field 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es (PRRSV) attenuated by codon pair deoptimization(CPD) in NSP1 protected pigs from heterologous challenge. Virology. 2020, 540 : 172-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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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축산 관련 종사자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나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전국적인 양상을 띄면서 급기야 축산 관련 종사자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와 긴장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26일 경북 상주시 동물약품점에 근무하는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었습니다. 상주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성지순례를 다녀온 의성 확진자와 접촉을 하여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21일부터 24일까지 약품점을 비롯 관내 양계장과 약국, 미용실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할인매장 축산코너에서 근무하는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김포 거주자로서 18일 대구를 방문한 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남성은 대구 방문 후인 다음날 정상 근무해 이 대형할인매장은 확진 당일 긴급 임시휴점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이 소식을 들은 소비자는 매장에서 구매한 축산물을 먹어도 되는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한 산업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까지 사람에게만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축을 직접 관리하는 농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