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돈사의 상당수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FAHMS) 축산농장 DB와 GIS 좌표를 교차 분석한 결과, 폐업 농장 부지의 대다수는 축사로 재활용되지 못한 채 ‘미활용(방치)’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폐업한 돼지 농장의 경우 1,233호 가운데 축사로 다시 활용된 비율은 31.6%에 그쳤습니다. ‘폐업 돈사 10곳 중 약 7곳’이 축사로 쓰이지 못하고 방치되는 셈입니다.
다만 돼지 농장의 재활용률(31.6%)은 다른 축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그 배경을 ‘자산 가치’보다 신규 허가가 사실상 어려운 환경에서 발생하는 ‘허가권 가치’로 추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설이 낡았더라도, 기존 농장에 부여된 인허가의 희소성이 재활용을 떠받치는 구조라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이런 ‘허가권 기반 재활용’조차도 전체 방치 규모를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기존 축사가 대규모로 비어 있는데도 신규 농장은 기존 부지가 아닌 신규 부지에 신축되는 경향이 나타나, 중복 투자와 자원 배분 비효율을 키운다는 지적도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축사은행’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축사 자원 DB 구축과 표준 감정평가, 법률·세무 컨설팅, 매입·비축 및 임대·분양 등을 통해 유휴 축사를 청년·신규 진입자와 연결하고, 경제성이 낮거나 민원 유발이 큰 폐축사는 농촌공간정비사업과 연계해 철거·환원을 지원하자는 구상입니다.
KREI는 이번 분석이 “자원은 버려지는데 신규 진입은 막히는” 구조적 모순을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폐업 돈사가 ‘방치’로 끝나지 않도록, 인허가·환경·금융을 묶어 자산 순환을 설계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입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