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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ASF 확산 사례가 의미하는 것 세 가지

역대 가장 긴 거리로의 확산, 충북 및 경북 등 전국화 위기, ASF 방역 정책의 완전 실패

불행히도 '20년 마지막 날, ASF가 야생멧돼지를 통해 강원도 영월에까지 확산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관련 기사). 이번 영월 확산 건은 한돈산업에 더욱더 깊은 우려와 함께 위기감을 안겨주는 사건이 될 듯합니다. 

 

기존 확산 건과 다른 특징과 의미 때문입니다. 왜 그런 것인지 '돼지와사람'이 하나하나 자세히 따져 보았습니다. 

 

1. 역대 가장 긴 거리로의 확산

 

국내 ASF가 처음 확진된 것은 지난해 9월 파주 양돈농장에서입니다. 당시 환경부는 야생멧돼지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손을 저었지만, 이를 비웃듯이 불과 2주 후 연천 DMZ 내에서 첫 야생멧돼지 ASF 감염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철원과 파주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연달아 발견되었습니다. 

 

뒤늦게 환경부는 울타리를 세워 확산 차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인접 시·군으로의 확산을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1월 화천에 이어 4월 양구·고성·포천, 8월에는 인제·춘천, 11월에는 가평에도 ASF 멧돼지가 발견되었습니다. 고성(신규 유입?)을 제외하고 모두 기존 발생 시·군에서 인접 시·군을 확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영월 건은 정부가 파악한 기존 발생 시·군과  인접해 있지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발생지, 인제(#809)와는 82.0km 떨어져 있으며, 사이에 강원도 홍천과 횡성, 평창 등이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로선 멧돼지의 이동거리 및 생활습관을 고려해 본다면, 복수의 멧돼지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영월까지 ASF가 확산하였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입니다. 정부의 멧돼지 개체 수 조절 및 울타리 차단, 비발생지역 모니터링(폐사체 수색) 등의 반복되고 누적된 실패의 결과입니다. 이로써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 광역수렵장(관련 기사)'과 환경부의 4백여 km에 달하는 추가 설치된 차단 울타리 등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었습니다. 

 

2. ASF 사태, 충북과 경북으로 확산 가능성

 

 

이번 영월 건으로 인해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 시·군은 모두 11개 지역으로 늘어났습니다. 모두 경기·강원 지역입니다. 경기가 4곳(연천, 파주, 포천, 가평)이고, 나머지 7곳(철원, 화천, 양구, 고성, 인제, 춘천, 영월)은 강원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제 충북과 경북 지역이 결코 ASF 확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영월의 ASF 멧돼지 발견지점은 서쪽으로 충북 제천과 단양과의 거리가 불과 각각 수 km, 십여 km 내 거리입니다. 남쪽으로는 경북 영주와 봉화가 위치해 있습니다. 물론 이들 사이에는 자연 경계나 차단 울타리도 없습니다. 이미 확산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추가 확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하는 것은 이번에 영월에서 발견된 폐사체가 3년생 수컷이라는 점입니다. 멧돼지는 일부다처제로서 지금은 멧돼지의 번식철(11~2월)입니다.

 

이 기간 수컷은 다수의 암컷과 교배를 하기 위해 먹지도 않은 채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이동을 합니다. 중간중간 암컷을 두고 다른 수컷과 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번식과 싸움 과정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이루어집니다.

 

번식철은 평상시보다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추가 감염멧돼지가 전혀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다수 발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충북과 경북에까지 ASF 야생멧돼지가 발견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ASF 상황은 상재화를 넘어 전국화 단계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더욱 확실해진 ASF 방역정책의 완전 실패

 

 

ASF의 방역정책은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주무 부처입니다. 농식품부 장관은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장 역할을 맡아 사실상 ASF 방역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아직 영월 ASF와 관련해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한돈산업이 느끼는 깊은 우려와 위기감과 달리 외견상 평온해 보입니다. 공식 발표가 없으니 일반 언론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 턱이 없습니다. 

 

이번 영월 ASF 확산 건으로 우리 정부의 ASF 방역 정책은 100% 실패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농식품부와 환경부 모두 이를 인정하고, 보다 근본적인 확산 차단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다시 기존 대책을 확대·연장 혹은 강화하는 식의 대응책을 내놓는다면 제2, 제3의 영월 확산 사례가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ASF와 관련해 양돈농가에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할 도리를 다하고, 신뢰를 얻은 다음 할 말입니다(관련 기사).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참고] 국내 ASF 실시간 현황판(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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