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서 현행 백신으로는 막을 수 없는 신종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생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가 크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자칫 ASF와 같이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3월 28일, 신장 일리주 이닝현과 간쑤성 우웨이시 구랑현에서 구제역(FMD)이 발생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농업농촌부 산하 구제역 참고진단실(란저우 수의학연구소)의 확진 결과에 따르면, 신장 이닝현의 가축 거래 시장에서 소 142마리가 발병했으며, 간쑤성 구랑현의 한 축산농가에서도 소 77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당국은 즉각 해당 지역에 대한 긴급 대응 계획을 가동하고 살처분, 소독, 역학조사 등 차단 조치를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로이터(Reuters) 및 중국 언론 등 주요 외신은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구제역 혈청형 중 하나인 ‘SAT1(South African Territories 1)’형이라고 확인 보도했습니다. 이는 중국 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보고된 사례입니다.
질병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백신의 공백’입니다. 현재 중국이 주로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O형과 A형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다를 경우 교차 면역이 거의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SAT1형이 유입·확산될 경우 기존 백신을 접종한 가축들도 속수무책으로 감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SAT1 백신에 대한 긴급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번 사태의 배후를 두고 외신들은 러시아로부터의 유입설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발병 지역인 신장 일리주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경과 맞닿아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중동 일대에서 SAT1형 구제역이 확산 추세였다는 점이 근거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러시아 당국은 자국 내 구제역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방역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이른바 ‘북방 전염병 루트’는 과거 ASF 사례에서도 확인되었듯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특히 황사나 기류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물론, 인적 교류와 축산물 반입을 통한 유입 위험이 상존합니다.
관련해 정현규 교수(태국 국립콘캔대학교)는 “구제역 SAT1 혈청형은 우리나라 가축들에게 면역력이 전혀 없는 상태이기에 유입 시 축산업계에 괴멸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중국으로부터의 불법축산물에 대한 검역 강화와 함께 SAT1 전용 백신 항원의 충분한 확보 등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