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충남 서산 소재의 한 도축장에서 ASF 양성 혈액 시료가 검출되면서 양돈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방역당국의 추적 조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당국은 지난 1일과 2일에 걸쳐 해당 도축장으로 돼지를 출하한 농장들(3.27일, 3.30일)을 대상으로 정밀·역학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돼지와사람의 취재에 따르면 이전 나주 도축장 사례와 달리 보관 중인 지육 가운데 양성 반응을 보인 지육은 없었습니다. 출하농장을 대상으로 한 정밀검사에서도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다만, 지난 30일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홍성의 발생농장(관련 기사)이 해당 도축장으로 돼지를 출하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당국은 현재까지 홍성 발생농장이 이번 도축장 혈액 양성 반응의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관련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홍성 발생농장의 돼지가 서산 도축장으로 출하되어 혈액탱크를 오염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방역 측면에서 긍정과 부정,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집니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은 방역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제3의 숨은 양성 농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전파 확산의 공포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농가들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추가 발병에 대한 불안감을 다소 덜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반면, 부정적인 부분은 이번 사태로 인해 정부의 방역관리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꼴이 됩니다. 특히 문제가 된 홍성 농장은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일제검사 양성 이력으로 '고위험 특별관리농장'으로 지정되어 당국의 집중적인 감시와 관리를 받아야 했던 곳입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양성축이 걸러지지 않은 채 도축장으로 정상 출하되었다는 사실은, 현재 시행 중인 임상관찰이나 출하 전 검사 시스템이 감염 초기 단계의 가축을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또한, 양성축의 돼지고기는 정상 유통되었다는 의미여서 사안은 더욱 심각성을 띱니다.
결국 도축장 혈액 모니터링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통해 감염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농장 단계에서의 선제적 차단방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특별관리 대상 농장조차 도축장 문턱을 넘는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망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향후 도축장 내 교차오염 방지와 출하 전 검사 체계의 전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번 도축장 혈액 양성 사례에 대한 당국의 신속한 경과 및 결과 보고가 요구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