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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SF 권역화 방역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역학 연구실 박선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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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원고는 '피그앤포크 한돈 5월호'에 실린 글이며, 박선일 교수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 모쪼록 ASF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 돼지와사람]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는 ‘농림축산업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소득증대와 산업발전’이 조직의 주요 임무임을 적시하고 있다. 모든 이해당사자의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해 주는 정책은 없지만, 가축 방역정책은 이해당사자인 생산자가 존재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이들이 곧 정책의 수혜자이자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계획된 정책이라도 추진과정에서 관련 당사자와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대통령령 제26928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소통과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2021년 1월 16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ASF 확산방지를 위한 전국 지역별 권역화’ 정책은 조직 본연의 임무인 농가 소득증대와 산업발전은 고려하지 않고 이미 이행되고 있는 강화된 8대 방역시설 의무에 더하여 규제만 더욱 강화했고, 가축전염병이 발생한 경우에라도 적절한 보상과 생산 활동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continuity of business plan, COB) 국제적 추세와 정면으로 대치된다는 점에서 생산자와 관련 업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치열한 공론화 과정이 생략되어 이해당사자의 자발적 참여와 감동이 없는 정책은 표류하거나 당초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본 원고에서는 ASF 확산방지를 목표로 농식품부에서 추진하는 권역화 정책의 의미와 예상되는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권역화 방역정책의 문제점

 

권역화 정책은 ASF 확산방지를 위해 지역별 도축장, 분뇨처리시설(공동자원화), 돼지 이동(츨하) 등을 고려하여 발생 시군과 인접 시군을 묶어 전국을 16개 권역으로 설정하여 질병 발생 시 권역 간 돼지와 축산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멧돼지에서 ASF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하여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표 1).

 

 

가축전염병 발생 시 방역 당국은 확산차단과 신속한 청정회복이라는 당면과제를 신속히 달성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생산자는 정부의 대응조치에 순응하면서 최대한 생산 활동이 보장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 확산차단을 위한 대응과정에서 정부와 생산자간 갈등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일지라도 사회적 갈등문제가 확인되면 이해관계인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치밀한 정책검증이 필요하다. 현행 권역화 방안은 이러한 선순환 구조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선제적’이라는 용어는 감수성이 있는 가축의 잠재적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근거하여 과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규제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논리로 많은 국가에서 방역정책의 기조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혹은 ‘불확실성’에 대한 결론이 과학적 증거 기반의 위험평가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16개 권역으로 구분한 과학적 근거와 권역별 위험평가 결과가 없다면 정책의 정당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전염병 발생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호주 Queensland 주(biosecurity act 2014)에서는 ‘방역정책은 평가된 위험에 기반하며(risk-based), 위험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발생 가능성(높은 위험일수록 보다 강력한 조치 필요), 피해의 중등도(인명 피해와 생산성 감소), 크기(피해 범위, 확산속도 등), 위험을 최소화하는 관리방법의 옵션, 관리조치의 효과, 조치의 실행 가능성과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농장 발생 상황을 고려할 때 멧돼지 개체 수 감축, 폐사체 수색과 제거, 울타리 설치, 강화된 방역시설 이행 등 기존의 방역조치로 농장 간 확산차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굳이 ‘선제적’이라는 용어로 권역화할 이유가 없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국내 ASF 발생 상황에서는 아픈 이를 솎아 내는 발치 전략(tooth removal)으로도 권역화 방안이 목표로 하는 확산차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둘째, 불확실성이 높은 사안을 무리하게 일반화하면 예측 정확도가 저하된다는 ‘불확실성의 일반화(generalized uncertainty principle)’ 문제가 있다. 즉 멧돼지 집단에서 ASF 발생을 잠재적 농장 발생으로 일반화하여 규제를 강화한다는 논리에서 일반화는 두 사건간 연관성의 강도(strength of association)나 인과성(causality)의 문제다.

 

ASF 발생 이후 여전히 역학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연관성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농장 16건과 맷돼지 1,207건(2021.3.11.)의 발생 상황으로 볼 때 극히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이 사실이라면 멧돼지 발생을 농장 발생과 직접 연관시키는 권역화 정책은 일부 사례나 경험을 전체의 속성으로 확정지어 판단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hasty generalization fallacy)’라는 함정에 빠진다.

 

 

ASF 감염 확률은 멧돼지 집단의 서식밀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나, 감염된 사체가 있는 환경에서는 멧돼지 밀도와 무관하게 바이러스가 유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Guberti, 2019; O’Neill, 2020, EFSA, 2018)는 ASF 전파가 전적으로 멧돼지 밀도 의존성이라는 연관성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가 선행된 이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지리적 특성(산림, 수계, 인공장애물 등), 야생멧돼지 서식밀도, 행정단위 간 방역조치 이행 강도, 멧돼지 및 기타 야생동물 관리 수준(수렵, 포획 등) 등 지역별 역학적 상황의 이질성(heterogeneity)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행정경계를 중심으로 권역화하는 것은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 안정(2021.1.1.)을 강조한 장관의 신년사사와도 거리가 멀고, 과학적인 접근에서도 너무 벗어나 있다.

 

셋째, 권역화에 따른 규제 조치의 대부분이 ASF 전파의 주요 원인으로 축산차량 이동으로 확정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할 부분이다. ASF 전파와 관련된 많은 위험요인 중 특히 권역화 방안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축산차량의 이동에 기인하여 국내에서 ASF 전파사례가 어느 정도인지 관련 정보가 공개된 바 없다. 또한, 환경부는 “멧돼지의 왕성한 번식력으로 인해 포획증가를 통해 멧돼지 서식밀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으며 서식환경의 수용력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고 발표하였으나(2019.9.19. 환경부) 이 역시 해외 연구사례(Guberti, 2019)를 참조한 것일 뿐 국내 연구자료가 부족하다.

 

국내 가축전염병 발생사례에서 볼 때 차량 이동통제는 확산차단에 유용한 수단의 하나임이 분명하지만, 현행 권역화 방안은 다양한 전파위험 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은 차량 이동통제만으로 확산을 차단하려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환경부가 2019년 7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하여 “멧돼지 ASF 발생과 농장 발생간 상관성이 미미하다”며 개체 수 감축의 필요성을 부정한 상황에서 ASF 확산차단을 위해 권역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환경부의 주장에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넷째, 권역화 정책이 법률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2021.1.1. 시행)에 부합되어야 한다. 동법 제3조의4(중점방역관리지구)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 자주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높은 지역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할 우려가 높은 지역’에 대한 근거는 위험도 평가를 의미한다.

 

2019년 9월 17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구성된 이후 위험도 평가가 이루어졌다면 그 결과가 무엇인지 공개해야 권역화 정책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6항에서는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가축전염병 발생 상황, 가축 사육 현황 등을 고려하여 가축전염병의 발생 위험도가 낮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지정을 해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정부가 제시한 권역화 방안에는 해제와 관련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섯째, OIE 육상동물위생규약에서는 질병 발생지역으로부터 비발생 지역으로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효율적인 질병 관리와 질병 발생에 따른 국제교역 중단과 산업피해를 최소화하는 목적으로 지대(zone; regionalization)와 구역화(compartmentalization) 정책을 인정하고 있다(OIE, 2019).

 

OIE 권고사항에 근거한 유럽의 ASF 지역화 정책은 유럽연합 내 많은 국가에서 토착성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ASF의 발생 상황과 역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국가 혹은 지역 단위로 위험수준을 세분화하여 차등적으로 부여함으로써 질병 관리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없는 한 축산물의 교역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즉 ASF 발생 상황에서도 과학적인 증거와 평가에 근거하여 축산물 생산과 안전한 교역을 촉진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화천 농장 발생(2020.10.10.) 이후 멧돼지 집단에서만 발생하고 있어 EU 규정에 대입하면 지역에 따라 part II와 III에 해당하며, 이 경우 출하 전 수의사의 임상검사를 충족하면 자유로운 이동이 허용되어야 한다. 광범위한 농장 발생이 없는 상황에서조차 축산업 생태계를 제한하는 권역화 방안은 농식품부 본연의 임무인 산업발전과 합치되지 않는다.

 

권역화 방역정책 개선 방향

 

질병이 발생한 이후 방역정책의 핵심은 비발생 집단(구역화)을 정확하고 신속히 설정하여 적어도 이들 구역에 소재한 농장에 대해서는 COB(Continuity of Business; 사업연속성)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럽에서 채택하고 있는 ASF 대응정책의 본질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지역 단위에서의 ASF 자체 청정화 선언(self-declaration)을 촉진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농식품부의 권역화 정책은 개선할 소지가 있다.

 

 

첫째, ASF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지대(지역화) 개념을 적용하여 방역관리의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되, 비발생 지역에 대해서는 구역화 정책을 적용하여 COB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것이 OIE의 권고사항이고 국제적 추세다.

 

미국 농무부의 외래성 질병 긴급대응지침(Foreign Animal Disease Preparedness & Response Plan)에서는 구제역(FMD) 관리와 확산차단에 필수적인 요소로 발생 이후 첫 72시간 이내에 수행해야 할 임무를 규정하고 있다. 구제역의 경우 발생 48시간 이내에 COB 이행을 명문화하고 있는데 이는 FMD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생산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 특히 비발생 지역에 대해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8조의 질병관리등급제와 연계하여 개별 농장 단위의 엄격한 실사를 통하여 차단방역 수준이 높은 농장에 대해서는 방역대 내부에 위치한다고 하더라도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해야 정책의 공정성이 담보된다. 개별 농장 단위의 차단방역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10km의 방역대(HPAI의 경우 3km) 기준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살처분한다면 방역시설 강화에 자발적으로 투자할 의미가 사라진다.

 

셋째, 정부가 요구하는 강화된 8대 방역시설을 완비한 농장에 대해서는 ASF 발생 지역과 무관하게 COB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법 개정의 당초 취지와 정책의 실효성이 담보된다.

 

질병 발생과 관련한 요인은 무수히 많고, 이들 요인을 모두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차단방역을 유지한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 발생 확률이 제로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법령으로 규제하고 있는 차단방역 시설 요구조건을 유지한다는 것은 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위험요인이 농장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방역 당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완벽한 정책이 있을 수 없듯이 완벽한 차단방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호 인정해야 정책의 수용도가 높아진다.

 

넷째, 최고 수준의 정보에 근거한 최선의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객관성(ASF 정책수립의 근거), 효과성(정책이행 결과에 따른 ASF 확산차단 효과), 만족도(생산자와 관련 업계 등 이해당사자의 지지도), 효율성(추가 시설 구축과 관리 등 사회적 비용), 유용성(ASF 확산차단에 유효하다고 인정되는 옵션), 공정성(ASF 발생지역과 비발생 지역의 차단방역 수준을 고려한 차등적 조치) 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만족도가 낮은 정책은 실효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맺는말

 

최초 발생 이후 19개월이 지나도록 13개 시군에서 ASF 양성 멧돼지가 검출되어 전국 상재화 위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ASF 확산 원인을 멧돼지 관리 실패(ASF 종식까지 1년 소요 예측, 환경부 2020.4.21.)에서 찾지 않고 권역화를 내세워 농가의 문제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생산자의 신뢰도를 얻기 어렵고 정당성도 잃었다.

 

 

혈세 1,200억 이상을 집행하고도 멧돼지 관리에 실패한 환경부를 질책하지 못하는 중수본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했다. 멧돼지 관리를 온전히 배제한 “권역화=ASF 확산차단”이라는 명제는 형용 모순(oxymoron)이다. 명확한 논리로 무장되지 않은 ‘아니면 말고’ 식의 허술한 정책은 무책임하다. 2021년도 권역화는 2000년 구제역과 2003년 HPAI 대응의 데자뷔로 깊은 통찰력이 없는 방역정책은 이제 멈출 때다.

 

사전적 의미로 정책은 ‘바람직한 사회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수단에 대하여 권위를 가진 정부 기관이 공식적으로 결정한 기본방침’이다(정정길, 2010). 즉 공익의 가치실현을 위한 모든 정책에는 사회적 책임이 전제되고, 바람직한 사회 상태는 정책결정권자 독단이 아니라 이해당사자와 대화와 타협으로 결정되며, 정책수단에 대한 사후평가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축 방역정책은 ‘과학에 정치가 가미된 종합예술’이다. 객관적인 실증 데이터에 근거하고 엄격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학적 사고와 더불어 정책이행에 필요한 자원동원과 효율적 분배, 이해당사자와의 소통을 통한 협력을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적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책은 정확한 상황 판단에 근거하고, 현실과 괴리되지 않은 사회적 담론을 포용한 비전을 담아야 한다. 오로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규제하고 싶은 것만 골라 담은 정책은 이해당사자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할 수 없다. 이해당사자와의 소통이 없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바람직한 사회 상태(ASF 확산차단)를 규정한 권역화는 'Not In My Term(NIMT 님트)'이라는 의도를 가지고 극단적으로 해석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생산 기반이 없는 방역정책은 존재할 수 없고, 선한 의도가 정책수단의 정당성을 보증하지 못한다.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하여 여행업계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 격리기준을 만들어 달라’며 한국여행협회장이 호소한 주장은 ASF 방역정책을 접하는 필자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를 고려하여 14일로 규정하고 있으나, 독일, 영국, 스위스, 프랑스에서는 발생자료 분석에 근거하여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7~10일로 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ASF 방역관리를 총괄하는 중수본에서는 애당초 검증이 불가능한 의미가 없는 목표 수치(중수본 봄철 ASF 방역 강화대책 추진, 2021.2.25.) 제시에 연연하지 말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축산업 생태계(COB)를 보장하면서 실효성이 높은 멧돼지 관리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고대한다.

 

공공정책 이행과정에서 갈등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방역정책의 전문성과 직무의 대체 불가능성(non-substitutability)을 무기화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농식품부의 몫이다. 권역화 방안에 대하여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의 선택적 침묵을 묵시적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강자의 오만이다. 농식품부 본연의 임무는 곳간을 거덜 내는 살처분이 아니라 농가 소득증대와 산업발전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참고문헌

 

1. 정정길, 최종원, 이시원, 정준금, 정광호. 정책학원론. 서울, 대명출판사. 2010.

2. EFSA Panel on Animal Health and Welfare (AHAW). African swine fever in wild boar. EFSA J. 16(7):5344, 2018

3. Guberti V, Khomenko S, Masiulis M et al. African swine fever in wild boar ecology and biosecurity. FAO Animal Production and Health Manual No. 22. Rome, FAO, 2019.

4. O’Neill X, White A, Ruiz-Fons F et al. Modelling the transmission and persistence of African swine fever in wild boar in contrasting European scenarios. Sci Rep. 10: 5895, 2020.

5. OIE(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Terrestrial Animal Health Cod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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