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8일) 강원도 철원에 있는 양돈장에서 3개월여 만에 ASF 발생이 확인되었습니다. 올해만 9건 발생입니다. 지난해 전체 7건을 넘어선지는 오래입니다.

그런데 어제 발생일자를 기준으로 지난 1년간('22년 8월~'23년 7월)의 양돈장에서의 ASF 발생건수를 계산하면 무려 15건이나 됩니다. 바이러스 국내 유입을 미처 모르고 당했던 '19년 발생건수 14건보다도 많습니다.
이래저래 양돈장에서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알고도 당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연중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철원 발생 건으로 이제 역대 발생이 없었던 달은 6월과 12월 두 달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역설적으로 감염멧돼지 발생건수는 매년 전체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20년 856건, '21년 964, '22년 878, '23.7월 406). 그렇다고 발생지역이 함께 줄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35개 시군에서 감염멧돼지가 확인된 가운데 최근에도 뚜렷한 서진과 남하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양돈장은 정부의 강화된 방역시설 8개 가운데 7개 설치를 완료한 상태입니다(내외부 울타리, 입출하대, 방역실, 전실, 물품반입시설, 방조·방충망). 연말까지 나머지 1개인 폐기물 관리시설 설치를 추진 중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요약하면 표면상 감염멧돼지 위협은 줄고 있고 농장의 방역시설은 강화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육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한 수의사는 "지역 내 감염멧돼지 발견 유무와 상관없이 농장 가까이에 ASF 바이러스가 상당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방역시설을 설치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실제 이를 제대로 운영하는지를 농장 스스로, 필요하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 매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18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최근 계속된 집중호우로 오염원이 농장 내부로 유입될 수 있어 위험하니 배수로 정비, 토사물 유입 시 즉시 제거 및 소독 등 장마철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