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동물병원 소속 수의사들이 최근 ASF 방역 정책과 현장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호소문을 냈습니다. 이들은 원발 감염원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집단의 일탈로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역학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농장 외부 전파 차단보다 유입 경로(위탁장·도축장 등) 규명과 전파 고리 차단 중심 방역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아래는 호소문 전문입니다... 돼지와사람
ASF 방역 체계 전환에 대한 호소
최근 강릉·안성·당진에서 발생한 ASF는 모두 'IGR-1'형으로, 기존 국내에서 주로 문제 되었던 'IGR-2'형과는 다른 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국인 근로자의 일탈로만 설명하는 것은 역학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원발 감염원을 아직 규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상의 감염원이 지속적으로 농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가설이 더 현실적입니다.
현재 방역 대책은 발생 농장에서 외부로의 전파 차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규명해야 할 핵심은 'ASF가 해당 농장으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와 발생 농장을 연결하는 고리, 특히 위탁장과 도축장 경로에 대한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위탁사육장에서는 폐사율이 높아지더라도 흉막폐렴이나 글래서병이 만연한 농장이라면 ASF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ASF를 의심해 검사하기보다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문제 개체를 조기에 도축장으로 넘기려는 선택이 구조적으로 유인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돼지들이 도축장으로 유입될 경우, 혈액이 비산되는 도축 환경 특성상 무작위적 전파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축장에서의 적극적인 ASF 검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방역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농장 중심 방역만으로는 이러한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역 체계 전환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효과가 미미한 능동예찰을 중단하고 폐사축 중심 예찰로 전환해야 합니다.
둘째, 도축장 내 ASF 검사를 강화하여 도축장을 전파 차단 지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셋째, 폐사체 검사는 쉽고 간편하게 지원하되, 도축장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강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합니다.
넷째, 반대로 농장·위탁장에서 폐사체 검사로 진단될 경우에는 과감히 페널티를 면제하여 검사를 유도해야 합니다.
ASF는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2026.1.28
도드람동물병원 여창일·한승재·신재혁·정정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