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SF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6일 강릉 발생을 시작으로 오늘(10일)까지 어느새 53일째입니다. 방역대 해제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도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양돈농가들이 방역대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추가 발생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돼지와사람이 현재까지 ASF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1. 발생건수 22건, 발생농장 24곳, 살처분두수 14만8천두
올해 사육돼지에서의 ASF 발생건수는 방역당국 공식 계상 22건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산발적이고 국지적인 반면 올해는 연쇄적이고 전국적입니다. 22건을 광역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에서 가장 많은 7건이 발생했으며, 경남 4, 전남3, 충남3, 강원 2, 전북 2, 경북 1 등의 순입니다.
발생농장으로는 24곳입니다(72차 평택, 73차 철원 각 2곳). 예방적살처분의 경우 3곳의 농장(62차 창녕·64차 화성)에서 시행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로 인한 총 살처분된 돼지 숫자는 14만8천 마리입니다. 전체 사육규모의 1.4%에 해당합니다(국가데이터처 '25년 12월 기준 전체 사육돼지 1079.2만 마리).
2. 발생농장 3곳(포천, 연천) 빼고 모두 IGR-I
방역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농장에서 발생한 ASF 바이러스는 모두 유전형 2형입니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습니다. 병원성은 '고병원성'으로 동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병원성이 바뀌었거나 1형·2형 재조합된 바이러스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ASF 바이러스의 연구 및 역학조사에 활용되는 유전적 지표인 'IGR(Intergenic Region, 유전자간 영역)'이 주목할 만합니다. 22건 중 3건(58차·63차 포천, 77차 연천)의 경우 기존 국내 유행형인 'IGR-II'인 반면, 나머지 19건은 모두 'IGR-I'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IGR-I'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전까지 모두 3건이 있었는데 사육돼지에서 2건('23년 김포, '25년 당진), 야생멧돼지에서 1건('19년 파주)입니다.
3. 올해 IGR-I, 지난해 11월 당진 IGR-I과 유전적으로 99.99% 동일
지난 27일 방역당국은 충격적인 소식을 발표합니다. ’26년 1~7차까지 발생 농장의 ASF 유전자를 정밀 분석한 결과, 3차 포천 발생농장(IGR-II)을 제외하고는 작년 11월 충남 당진 발생농장의 ASF 유전자(IGR-I)와 유전체 전반에서 염기서열이 99.99%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강원 강릉(56차) ▶경기 안성(57차) ▶전남 영광(59차) ▶전북 고창(60차) ▶충남 보령(61차) ▶경남 창녕(62차) 등의 양성 사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지난해 11월 당진 바이러스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해 당진 바이러스가 사멸되지 않고 잔존해있다 재확산되었거나, 특정 동일 경로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사태 초기 제기된 '해외불법축산물 혹은 외국인근로자, 국제택배에 의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어 발병했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올해의 경우 IGR-I을 '해외유래형'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당진발생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4. 혈장단백 사료 원료 및 이를 이용 제조한 배합사료에서 유전자 검출, IGR-I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돼지 혈장단백질 제조업체에서 사료원료 검사기관에 의뢰한 보관 시료 중에서 ASF 유전자가 2건 검출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4일에는 "충남 홍성 소재 양돈농장(1호)의 폐사체와 사료 등 환경시료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혈장단백질을 원료로 만든 배합사료 2건(동일품목)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배합사료 내 혈장단백질은 앞서 유전자가 검출된 제조업체에서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료원료뿐만 아니라 배합사료에서 ASF 유전자 검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7일 방역당국은 사료원료에서 검출된 유전자에 대한 분석 결과 'IGR-I'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7일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및 전국 양돈농장의 환경시료 등 일제검사 등을 통해 사료원료(2.19)·배합사료(2.24)에서 ASF 유전자를 검출(IGR-I 원료)하여 오염된 사료 공급에 따른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당진 바이러스가 올해 사태의 주범임이 더욱 명확해지는 대목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혈장단백질 원료와 배합사료 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가 실제 감염력이 있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감염성 평가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시일이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발생농장 사료 내에서 바이러스 또는 유전자가 검출된 바도 없습니다. 이에 방역당국은 여전히 불법축산물, 농장 종사자(외국인 근로자 포함), 농장 간 차량 이동 등을 통해 ASF가 유입·발생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불법축산물(3건), 농장 종사자의 의복·손·핸드폰 등에서도 유전자가 검출되었기 때문입니다.
5. 감염멧돼지 90건(11개 시군)....울산 첫 발견
올해 들어 야생멧돼지를 통한 바이러스 순환감염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9일 누적)까지의 감염멧돼지 발견건수는 모두 90건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의 3배 수준입니다. 11개 시군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 시군 중 경북 문경과 울산이 주목됩니다. 문경의 경우 월악산 국립공원 내라는 점에서, 울산의 경우 첫 사례입니다(관련 기사). 향후 잠잠했던 지역으로 야생멧돼지를 통해 바이러스가 재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체 사육돼지 발생건수 22건 가운데 3건(포천, 연천)은 IGR-II가 원인체로 분석되었습니다. 감염멧돼지가 오염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차단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6. 3월 일제검사 확진 사례 1건
이달 들어 추가 일제검사(3.1~3.15, 경기·충남 ~3.20)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2월 검사와 달리 폐사체와 퇴비, 사료 중심입니다. 현재까지 일제검사를 통해 양성 확진된 사례는 단 1건(5일 철원)입니다. 잠정 예후가 좋은 상황입니다. 물론 농장에서 시료를 적절하게 제출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방역당국은 ASF 감염축 조기 검색과 농가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번 일제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더라도 살처분 보상금을 최대 80%까지 지급하는 등 성실히 참여한 농가에 대해서는 불이익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보다 적극적으로 일제검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한돈산업은 당분간 ASF 청정화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해 당진 발생농장처럼 농장뿐만 아니라 산업, 국가 모두가 인지(認知)를 못하는 양성농장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