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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생멧돼지 제로화 주장 이제 그만하자

ASF 전국화 코 앞...야생멧돼지 박멸 현실성 없어, 멧돼지 저감과 함께 백신 개발 속도에 힘 보태야

ASF 바이러스가 야생멧돼지를 통해 전국화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뚜렷한 서진과 남하로 연일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충남을 비롯해 전라와 경남에 닿을 기세입니다. 이런 가운데 사육돼지에서의 ASF 발생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벌써 8건으로 지난해 전체 7건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현재 정부는 더 이상 멧돼지 확산 차단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난 '21년 말 충북과 경북을 아우르는 5단계 광역울타리 설치가 마지막입니다. 환경부 관계자의 최근 발언에 따르면 그간 차단울타리는 감염멧돼지 확산 속도를 지연시키고, 전국의 양돈농가가 방역시설을 보강 설치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으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입니다.

 

정부는 이제 멧돼지 저감을 이야기하지만 해법은 아닙니다. 이달에도 야생멧돼지 관리 강화 방안 발표에서 기존 울타리 점검에 더해 "멧돼지 서식밀도를 1.05마리/㎞2(’22년 말 기준)에서 0.7마리로 관리할 계획"임을 재차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경우 면적이 약 1만 7천 ㎞ 정도니 산술적으로 1만 2천 마리 가량의 멧돼지 숫자를 안고서 ASF를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멧돼지 제로화(박멸)'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대한한돈협회는 "경기북부·강원, 야생멧돼지 제로화 및 타지역 3년간 매년 75% 근절을 추진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적어도 현재 ASF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의 경우 멧돼지 박멸이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대한한돈협회는 야생멧돼지 추가 남하 방지를 위해 보은·상주 이남 4개 지역(영동, 김천, 옥천, 무주)과 남한강 인접 5개 시군( 양평, 여주, 이천, 음성, 괴산)에 대해 멧돼지 제로화를 목표로 한돈자조금 1억 5천만 원(포상금 10만 원 상향 지급)을 들여 멧돼지 포획 사업 지원을 추진 중입니다. 괴산('22.12월)과 음성('23.3월)은 최근 감염멧돼지 확산이 확인되었습니다. 

 

'돼지와사람'은 멧돼지 제로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듭니다. 지역이 한정적이고 평지라면 몰라도 현 상황에서 제로화는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 지역에서의 박멸 사례도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로화를 위한 무차별 총기 포획 과정에서 멧돼지의 인위적인 이동을 부추켜 의도치않게 ASF 확산을 더욱 촉발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멧돼지 경구 백신 개발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연달아 발표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야생멧돼지용 미끼백신 후보주 개발 가능성을(관련 기사), 이달에는 멧돼지 백신 상용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관련 기사) 소식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렸습니다. 

 

 

환경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백신은 모두 미끼 형태의 경구용 백신입니다. 기존 광견병이나 돼지열병(CSF) 미끼 백신처럼 ASF 백신을 멧돼지가 좋아하는 먹이에 담아 멧돼지를 유인·섭취하도록 하고, ASF에 대한 면역을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면역을 획득한 멧돼지는 바이러스에 우연히 노출되더라도 이를 중화하고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감염멧돼지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미끼 백신을 통해 야생멧돼지 사이에 바이러스 순환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ASF 토착화 해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환경부는) 야생멧돼지로 인한 ASF 확산 차단을 위해서 수색·포획, 그러니까 폐사체 수색을 해서 오염원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그 다음에 멧돼지 포획을 통해서 그 밀도를 줄여줌으로써 그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속도를 줄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라며, "결국은 사실 백신이 개발돼서 멧돼지 상용화, 먹이 백신이 상용화되어야 (토착화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멧돼지 백신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일정 동의하는 바입니다. 

 

 

정부는 멧돼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산업은 멧돼지 제로화가 아닌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라는 주문을 해야 합니다. 가능성이 없는 주장에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높은 주장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오는 5월 국회에서는 ASF 정책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준비 중입니다. 모쪼록 국회와 정부, 산업이 ASF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에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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