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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청년수기] 스스로 움직이고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1기 김미령 (강원대학교)

[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아카데미 참여 배경

“2023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모집”. 여느 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보내던 중 학과 단톡방에 보내진 한 메시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모집 공고 글에는 아카데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일경험 프로젝트, 기업탐방, 농장실습 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축산학과를 다니며 ‘아 내가 축산학과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는 첫째로 3년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수많은 축종, 축산분야가 있음에도 제가 아는 전문 지식은 적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실제 주변에서 축산업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물을 때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본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기업체들 및 선도기업들의 혁신문화와 전략, 지속가능경영을 살펴보고, 실제 일 경험프로젝트를 통한 현장경험을 통해 가축의 사양과 농가의 운영방식에 대해 직접 보고 느끼며 견해와 견문을 넓히고자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 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묻는다면 ‘돼지농장실습’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돈사별 맞춤형 인재 따라잡기

2주간의 농장실습에서 저는 돼지농장에서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배치된 농장은 크게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의 크게 3개의 부서로 나뉘었고 각각의 부서를 순환하며 근무를 하며 부서별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1과의 ‘임신사’에서는 종부, 즉 인공수정과 후보축들의 관리를 진행하였습니다. 임신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바로 ‘발정체크’입니다.

 

학교 수업과 축산기사 시험 이론에서도 발정이 온 모돈(수정적기)은 등 을 눌렀을 때 가만히 있는다고만 배웠었는데, 팀장님께서 크게 난리를 치는 돼지들도 종부하시는 모습을 보고 매우 의아하였습니다.

 

질문을 드려 여쭤보니 유독 성욕이 쎈 모돈의 경우 발정도 더욱 세게 와 등을 누르면 소리를 크게 지른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이에 해당 돼지의 특징을 잘 알고, 발정 징후들(외음부 및 식사량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수정적기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2과의 ‘분만사’에서는 분만이 가까운 모돈 및 분만한 모돈과 새끼의 관리를 진행하였습니다. 기존 수업들을 통해 이각, 단미, 견치, 주사 등 의 새끼들의 분만관리에 대해 배웠기에 이러한 부분을 잘 수행하고자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낀 분만사의 인재상은 ‘빠른 눈과 손놀림’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새끼는 분만되면서 양수를 입에 머금고 있거나 태반에 같이 둘러싸여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는 얼른 이들을 제거해 주어 숨을 쉴 수 있게 한 후, 탯줄을 묶고 보온에 신경을 써주어야 했습니다.

 

모돈마다 많게는 20마리 가까이 새끼를 낳고 하루에도 많은 수의 모돈이 분만을 하며, 한 번에 모든 새끼가 나오는 것이 아닌 한 마리씩 시간이 걸리며 분만되기 때문에 시선을 넓게 살피면서도 꼼꼼하게 분만처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3과의 ‘자돈사’에서는 매 요일마다 정해진 정규일정이 있어 분만사에서 이유자돈을 받거나 백신을 놓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자돈사에서는 ‘눈썰미’가 중요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자돈사에서 가장 먼저 수행하는 업무는 바로 군분리입니다.

 

같은 26일령의 이유돈이더라도 크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대・중・소의 크기로 군 분리를 하여 모든 자돈들이 원활히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돈사는 하나의 돈사 내에 여러 수십마리의 자돈이 있는만큼 설사나 위축돈을 잘 발견해 치료해주고 전염이 되지 않도록 조기에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였습니다.

 

그만큼 돈사별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각각의 돈사별 중요한 포인트들을 캐치하여 이를 따라가고자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돼며들다 = 돼지 + 스며들다

솔직하고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농장 실습 중 가장 많이 수행한 업무는 ‘똥 치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농장 사정으로 인해 임신사에서 보낸 1주일도, 이후 분만사와 자돈사에서도 똥 치우기를 가장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소 웃기게 들릴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똥 마스 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자면 이제는 똥 사진만 봐도 어떤 돼지가 싼 똥이고, 어떤 상태인지 전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정말 많은 똥을 치웠던 것 같습니다. 농장사정으로 직원분들도 매우 바쁘셨기에 전문지식이 없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은 똥 치우기 뿐이었습니다.

 

사실 처음 에는 똥 치우는 업무를 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치우기만 하고 다른 업무를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몇일간 똥을 치우며 서서히 특이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돈사내 돼지 임에도 똥의 모양과 색, 형태가 달라 의문을 가지던 중 제 생각을 결정적으로 바꾸게 된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저희가 치우던 돈사 내에서 회장염으로 돼지가 죽은 것이었습니다. 회장염은 돼지가 검붉은색의 똥을 싸며 결국 핏기가 모두 빠져나가 돼지가 하얀 빛을 띄며 죽는 병이었습니다. 즉, 돼지의 변이 혈변을 띌 경우 회장염에 걸린 돼지라고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순간 머리가 띵 하면서도 매우 놀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살피며 조기에 치료했을 경우 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만큼 그저 정신없이 똥만 치우려던 제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지며 반성을 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농장분들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똥이 기본이다’였었는데, 이를 가슴 깊이 체감해 볼 수 있었 습니다.

 

이후, 돼지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자 스스로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며 공부하고 팀장님께도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돼지를 관찰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똥독이 오른 돈사, 지속적 설사증상이 있는 돼지들을 발견하고 알림으로써 치료를 진행해 폐사 또한 막아보았습니다. 그렇게 돼지에 대해 알게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뒤돌아보니 어느새 저는 진심으로 돼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축산리더로서 성장하기

사실 처음 농장에 들어서자 부푼 기대는 줄어들고 약간은 겁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론상으로만 돼지를 배워왔던 터라 실제로 돼지를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큰 돼지의 크기와 날카로운 울음소리는 저를 더 무섭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았던만큼 육체적 피곤함에 더해 무더운 날씨로 땀을 매우 정~~~말 많이 흘렸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장화에 발까지 아파와 사실 초반에는 얼른 실습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실습일지에 적혀있듯 하루하루 직접 돼지를 접하고 알아가며 돼지에 대해 더욱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돼지가 울면 더 이상 놀라지 않고 어디가 아픈건지, 배가 고픈건지 스스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까이서 본 농장 사람들은 모두 정말 진심으로 돼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축산동물은 경제동물이기도 하고, 직종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2주간 지켜본 직원분들 모두 돼지 한 마리 한마리 모두 신경쓰고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 잘 느껴졌었습니다.

 

덕분에 초반에 겁을 많이 먹었던 저도 열린 마음으로 돼지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돼지를 위하는 마음만큼이나 돈사도 매우 청결히 유지되었기에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축산에 대한 편견도 깰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역시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발정체크부터 경산돈, 미경산돈의 분만특징, 그에 따른 종부방법과 관리 방법, 분만후 난폭돈에게 단순히 약을 처방하는 것만이 아닌 라카를 이용한 냄새 처리 등 이론상으로는 배울 수 없었던 수많은 점들을 직접 보고 배우며 농장실습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습을 하며 물론 자주 치워줌에도 쌓이는 똥으로 인해 미끄러지는 모습, 똥독, 스트레스 관리 등 돼지의 입장에서 더 좋은 환경과 기술을 만들어 줄수는 없는지 많이 고민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고 꼭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종료일이 다가오며 시간이 느리게만 흘러갔던 초반과는 다르게 하루하루가 너무 아쉽고 빠르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2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실습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실습기간 동안의 다양한 경험과 인식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도 더 한걸음 더 내딛으며 앞으로도 더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보며 축산 미래 인재이자 리더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매우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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