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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청년수기] 무에서 유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1기 김용진 (중앙대학교)

[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야 머리가 나쁘면 부지런하기라도 해야될 거 아니야… ”

’18년도 수능을 마치고 그저 그런 수능 성적으로 그저 그런 지방대학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 알바했던 곳에서 사장님한테 들었던 말이다. 이런 말까지 들어가면서 일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공부를 안했으니까 그런거야”라고 스스로 타협하게 되었다.

 

서울대 형, 공기업 다니시는 아버지, 가족 안에서 나는 언제나 위축되어 있었다. 점점 나 자신에 대한 의미를 잃어갈때쯤 군대에 들어갔다. 육군 수색대 들어간 나는 팔굽혀펴기 1개도 못하는 나였지만 반년 뒤에는 2분에 90개를 이뤄냈다. 매일 운동하면서 미칠 듯이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발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역 후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잠도 줄여가면서 편입 공부를 했다.

 

결국, 목표하던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고 축산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위해 교수님이 Cargill이라는 회사가 ESG 사업으로 추진하는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추천해주셔서 이론부터 현장실습까지 이제 시작하는 나한테는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지원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제 첫걸음 …

아직 축산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기에 발대식 장소인 천안 아산역 가는 나의 첫걸음은 무거웠다. 5대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온 다양한 학교의 축산학과 친구들을 만나 서로 관심있는 분야나 축종, 진로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내가 목표로 하는 분야는 무엇이고 뭘 하고 싶은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축산업의 직업적 가치는 무엇인가?” 이론 수업 중에 나온 질문이다. 흔히 축산이라고 하면 돼지나 가축을 키우는 냄새나고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인류의 기본적인 먹거리 산업을 챙기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공학, 영양, IT 등 장기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 성장하는 산업의 가치를 가고 있다.

 

발대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바라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축산분야의 편견을 깨고 농가의 현실을 받아드리고 축산업의 가치와 의미를 깨우치며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다음 일정으로 Cargill이 보유하고 있는 평택사료공장을 견학을 하면서 사료의 운반 및 생산의 전반적인 과정을 배웠다. 또한, 사료비 상승에 따른 손익 분기 MSY 관계, 즉 사료비가 100원 상승했을 경우 농장에서 발생하는 생산원가가 약 500원 상승하게 되고 한 마리당 가격이 45,000원이 상승한다는 금전적인 개념을 새롭게 적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실을 마주치며…

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2주간 농장 견학이다. 3인 1팀으로 농가에서 일하면서 축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개선할 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된 핵심이다. 농장 견학을 가게 되었을 때 정말 기대도 되고 걱정도 많았다. 이전에 비해 요즘 축산학과에서는 이론적으로만 교육하지 농장 실습은 거의 못하기 때문이다.

 

농장 앞에 도착하여 본 모습은 돼지 냄새가 조금 났지만 비교적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7월 10일부터 23일까지 2주 동안 농장에서 지내게 되면서 외국인 근로자분들이랑 같이 일하고 배우면서 누구보다 제일 가까이서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레었다.

 

사실 일하면서 어느 농장보다 힘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였다. 아침 7시에 출근하고 오후 6시까지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을 숙달해야 모두가 편해지기에 농장에 민폐가 되지 않도록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농장에서 돼지가 태어나고 출하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지만 우리는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를 각 3일씩 번갈아가며 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임신사는 돼지가 엄마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공수정 및 자연교배 시켜 임신을 유도하는 장소이다.

 

분만사는 어린 자돈을 낳고 송곳니갈기, 꼬리자르기 등을 하여 일정기간 동안 모돈으로부터 초유를 섭취해 면역력을 기르는 장소이다. 마지막으로 자돈사는 면역력이 길러진 어린 자돈이 넘어와서 백신과 사료를 먹으며 성장하는 장소이다.

 

3일씩 돌아보면서 똥도 치우고 방역도 하고 장소마다 다른 사료를 급이하고 직접 인공수정도 하고 하나하나 사람의 손이 들어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저희는 최근에 많이 화두가 되고있는 스마트팜이나 ICT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본부장님의 면담을 통해서 스마트팜이나 ICT기술이 도입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돈’이다. 기존에 있는 농장의 경우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진 농가라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게 될 시 대공사가 될 수도 있고 돈이 수억에서 수십억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농장주한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높은 투자대비 기대보다 미미한 경제성과 생산성이 나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당장은 어렵다는게 농장의 입장이다.

 

 

 

축산 기술 중개 “축방”

10월에 있을 발표대회 준비를 위해서 1박 2일간 김포에서 창업, 창직코칭 워크숍 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 혼자 아이디어를 생각하거나 판단하는데 있어서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일이 없어 방향성을 잃을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팀으로서 핵심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담은 제품을 뜻하는 ‘MVP’방식과 팀원들과 제품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할 때 도움을 주는 ‘페르소나’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찾고 구체화하여 제품을 설계하도록 도와줬다.

 

이 과정에서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나 생각이 다른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가 최종적으 로 농가에 ICT기술 도입이라는 목표는 같기에 최선의 기획안을 구축하면서 집단지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축산의 기술 정보를 알리고 농가에 도입하기 위해 기존의 ‘다방’이라는 부동산 중개 어플을 응용하여 “축방”이라고 만들어보게 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축산업 분야에서 현재 정보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나 도입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와있고 그 이유가 스마트 축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높은 설치비용과 연구개발에 많이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성세대의 경우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꺼려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해결방안으로 어플의 상단은 다양한 축종의 정보들을 정리하였고 클릭하여 해당 축종에 기술과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구상하였다.

 

또한, 국가적·기업적으로 지원가능한 방안을 소개하고 컨설팅을 통해 대출이나 기술을 연계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어플을 계획하였다. 비즈니스 모델로 연구기관에서 기술을 개발하면 어플을 통해 농가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홍보하여 기술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설계했다. 나아가 농장과 연구 기관들 간의 상호작용을 계속해서 축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반려동물 산업에도 뛰어들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다시 첫걸음 …

내가 가야할 방향을 잃은 사람의 첫걸음은 무겁고, 불안, 초조, 망설임,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진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생각하고 방향성을 정한 사람의 발걸음은 가볍고, 설레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나 역시 처음에는 위기를 겪었지만 기업 탐방이나 여러 교수님을 만나 내가 문제의식을 찾고 해결해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알게 해준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프로그램에 감사함을 느낀다.

 

본 프로그램을 수강했던 경험은 걸음마를 떼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한걸음이라도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면 인생의 좋은 맺음말을 완성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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