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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기고] 중국의 구제역.... 사실은!

7개 중국기업의 다양한 백신 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

중국 구제역을 첫 경험하다

중국의 양돈인들이 느끼는 ‘구제역에 대한 경계심’이랄까… 이건 아무래도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어느 날 唐山(탕샨;당산) 인근의 소규모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농장주는 대륙 동북 지방의 사나이 답게 호방한 성격에 앉은 자리에서 50도짜리 고량주를 맥주잔으로 한 번에 입에 털어 넣을 만큼 말술인 양반인데, ‘농장엔 그간 별일 없었죠?’ 하고 돈사를 둘러 볼라 하니, ’요즈음 큰 문제 없수다. 혼자 들어가 보슈~’ 하고 시원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별 다른 생각 없이 분만사에 들어가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분만틀 여기저기에서 1주령 전후의 포유자돈들이 아주 편안하게 자는 듯이 죽어 있는 게 아닌가 말입니다. 더불어 포유모돈 몇 마리는 다리와 유두에 심상치 않은 상처를 여기저기 가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중국에 온지 몇 달 안되어서 드디어 중국 양돈의 적나라한 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을 맞이한 것인데, 그간 말로만 들어왔던 ‘중국판 구제역’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곳의 구제역은 그간 어떻게 대륙의 양돈을 유린하여 왔을까 자못 그 역사가 궁금해져서 최근 현지 자료를 찾아 정리해 보았는데 여러분과 함께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구제역 수난사

중국에서는 지난 반세기 이래로 약 5회 정도 구제역이 심하게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3차례는 중국 전역에서 발생하는 수준의 엄청난 규모였다고 합니다. 첫 번째 ‘50~’53년에는 구소련에서 건너온 O형에 의해서, 그리고 두번째 ‘63~’65년에는 각각 구소련과 몽골에서 유입된 O형과 A형 구제역이 주로 소와 양에서 발병하였습니다. 이 두 번의 발생으로 감염된 숫자가 2,433만두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정도는 1999년에 터진 것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세번째 발생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져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으니 말입니다.  


그 이후로도 2003년엔 미얀마에서 유입된 Asia1형이 주로 소에서, 같은 해 11월에 파키스탄과 키르키스탄에서 유입된 Asia1형 新疆株(신장주)는 2년 내 강소성, 링샤, 샨동, 허베이로, 2005~2009년에는 Asia1형 江苏株(강소주)가 강소성, 링샤, 꿰이조우, 북경, 후베이 등 10개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생하였고 현재도 진행형인 구제역 바이러스를 표로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 구제역 O형 바이러스 




중국 구제역 A형 바이러스 




중국의 복잡한 구제역 상황과 백신 전략

이 곳 중국의 구제역 상황이 실상 이렇게 복잡하다 보니 이에 대한 백신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2015년 11월 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는 7개 기업에서 14개의 구제역 백신 제품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중 9개는 ‘돼지’용이고 5개는 ‘소’용 백신인데, 돼지용 백신의 경우, 일반 사독백신과 합성펩타이드(合成肽苗)형태로 만든 백신이 있으며 혈청형은 O형 단일 백신과 O형+Asia 1형 혼합백신 두 종류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중국 양돈장에서의 구제역 백신 접종은 강제적으로 시행됩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양가들은 소위 관납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어서 많은 농가에서는 이와는 별도의 백신을 자비로 구입해 접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양돈장의 구제역 백신 프로그램과 이상육 이슈

중국에서의 구제역 백신 접종 방법은 일단 후보돈이 농장내 입식되면 교배 전까지 2회 접종하고 웅돈과 모돈은 분기별 1회씩 접종합니다. 일부 농장에서는 국가에서 공급되는 백신 대신에 별도의 O+Asia 1형 백신을 접종하며 때로는 소나 양에 쓰이는 3가 백신을 돼지에게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돈부터 비육돈에서는 반드시 2회 접종하는 것이 이 곳의 일반적인 구제역 백신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 논란이 되어 왔던 백신 접종 후 ‘이상육 발생’ 문제는 아직까지 여기에서 들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번식돈에게 3가 백신을 접종시 과민반응 때문에 돼지가 쓰러지기도 하고 백신 접종 부위에 화농 등의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다만 비육돈에서는 출하 후에 백신 접종으로 인한 별다른 불만이 들어 온 적이 없었습니다. 1년 동안 중국 대륙의 여러 지역에 있는, 방문을 했던 많은 농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백신을 열심히들 하고 있었지만 이상육 발생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이상육 발생에 대한 무관심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여기서 사용하는 중국산 O형 단일 백신에서는 이상육 발생이 없는 것인지에 대해선 앞으로 좀더 관심을 갖고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구제역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렇게 번식돈과 육성돈에 백신 접종을 열심히 해도 여전히 구제역이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관리하는 다른 몇 군데 농장에서도 번식돈에는 O+Asia 1형 백신을 분기별로 하고 육성돈에는 O형 백신을 제대로 2회 접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오는 걸 경험한 바 있었는데, 이번 글 서두에 소개한 농장의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진 대륙의 구제역 백신도 아직까지는 완벽한 방어를 보장할 수는 없음이니, 중국의 구제역과의 싸움은 어쩌면 축산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함께 할 숙명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황 윤재 원장, 재 중국 수의 양돈 컨설턴트 (tomma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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