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돈’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양돈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 돼지와사람]
단풍이 가을의 마지막 절정을 향해 타오르는 요즘,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주말은 활기가 넘친다. 아마도 꽉 막혔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고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산을 오르는 것만큼 좋은 취미도 없을 것이다.
등산은 특히 다리 근육을 발달시키고 허리, 복부, 등 근육까지도 함께 강화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이며 단련된 하체는 건강한 삶과 지치지 않는 열정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초가 된다.
아래 영상은 국내 보디빌더들 중 전 체급을 통틀어 하체 근육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 받고 있는 국가대표 이진호 선수의 하체 훈련 영상이다.
위 영상을 보고 나서 추워지는 날씨에 괜히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꼭 등산이나 피트니스 클럽을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맨손으로 하체를 강화하는 손 쉬운 방법이 있다. 국내 스포츠 모델 코리아 프로 랭킹 1위이자 국가대표 극강 엉짱, 심으뜸 모델을 통해 당신도 맨손으로 하체 운동을 하는 법을 배워보자.
▲ 심으뜸의 맨손 스쿼트 따라하기
자, 이제 건강한 삶의 기초가 탄탄한 하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이해했다면 건강한 농장의 기초가 되는 모돈, 그리고 그 모돈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초도 하체 즉, 지제에 있다는 것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후보돈의 선발 시 지제부터 살펴라.
당신은 후보돈을 선발하거나 도입할 때 어떤 점을 먼저 보는가?
후보돈의 가격이 비싸지 않은지, 혹시 체중이 작지 않은지, 호흡기에 걸려있는 건 아닌지, PRRS는 음성인지, 유두나 외음부, 지제 등 외모는 맘에 드는지, 혈통증명서 상의 선발 지수는 어떤지… 등등 많은 것들을 체크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볼 때 만일 후보돈이 잘못 들어오게 되어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경우는 첫째가 질병 문제일 것이고 그 다음은 아마도 불량한 지제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위 후보돈의 다양한 지제 형태로부터 어떤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고 어떤 것이 불량한 지 눈 여겨 보고 제대로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지제가 불량한 후보돈을 들이게 되면 그 증상의 정도가 확연하여 당장 도태를 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즉, 지제 문제가 있는 후보돈은 분만 후 핵심 관리라 할 수 있는 사료 섭취량을 높이기가 어렵고 난산의 가능성도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에 2산차 증후군이 빈번해지며 다음 산차로 넘어가서도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
정상적인 지제와 비정상적인 지제의 예를 실제 사진을 통해 살펴보자.
위 사진에서 정상적인 지제는 굵고 곧으며 발톱이 균일하고 바닥을 딛을 때 안정감이 있는 반면 비정상적인 지제는 가늘고 발톱이 작은데다 균일하지도 못하고 곧추 서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아래 그림은 후보돈의 앞다리와 뒷다리 형태에 따라 스코어를 부여한 것으로 앞다리와 뒷다리의 점수를 합산하여 최소 4점 이상이 되어야 치료하여 사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이하인 경우는 클레임 또는 도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건강하고 튼튼한 지제는 만들어질 수 있다.
만일 당신이 후보돈의 도입 시부터 지제에 대한 높은 선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모돈을 관리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문제를 크게 경감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될 수가 없다. 좋은 지제의 조건을 가진 후보돈을 도입하고 나서 얼마나 잘 관리해 주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아래 사진을 보면 왜 그런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달룸대학의 강의에서는 위 사진을 통해 잠자리가 좁고 슬랏이 넓은 구조의 돈사에서 보여주는 모돈의 지제 문제를 지적하였다. 덴마크에서 다양한 형태의 돈사 구조 중 위와 같은 돈사에서는 평균 이하의 번식 성적을 경험하고 있는데 전체 모돈의 20-30%에서 지제 이상을 보이며 그 중 30~40%는 안락사시켜 도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는 모돈이 사육되는 시설에서 바닥의 조건이 지제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따라서 덴마크에서는 대부분 아래 그림에서와 같은 바닥 형태를 취하고 있다. 즉, 잠자리가 미끄럽지 않도록 깔짚을 깔아주거나 건조한 상태를 잘 유지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후보돈사나 교배임신사의 바닥 상태는 어떠할까?
우리나라는 후보돈사나 교배사의 대부분이 잠자리의 구분이 없는 전면 콘슬랏 구조로 짓는 경우가 많고 평바닥인 경우에도 동물복지가 법으로 규제되는 유럽처럼 잠자리에 깔짚(또는 톱밥)을 깔아주는 경우가 드물어 바닥이 미끄러운 경우가 꽤 많다.
최근 지제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농장들은 모돈을 스톨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군사 시스템에서 사육을 하거나 분만사 입식 전 톱밥돈사에서 약 한 달 정도 군사를 시키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관리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분만사에서 난산이 현저히 감소하고 포유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데 당연하게도 그것은 바로 지제 운동의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농가들에서 기존 시설을 변경하기 힘든 점이 있기는 하지만 최소한 후보돈사에서 만이라도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톱밥을 충분히 깔아주면 부실한 지제 관리에서 비롯되는 모돈의 연산성과 번식 성적 저하 문제를 크게 개선해 줄 수 있다. 또한 최소한 전면 콘슬랏 바닥이 아니라 평바닥을 확보하고 미끄럽지 않게 관리해 주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당신의 후보돈들이 바닥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교배사의 합사한 이유모돈들끼리 서로 올라타는 행위를 하거나 발정이 온 모돈에게 웅돈이 승가를 하더라도 미끄러져서 가랑이가 찢어질 일이 없을지 한 번 유심히 살펴보기를 권한다.
덴마크에서는 이유 후 교배하기 전까지 합사를 하는 경우 바닥 관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그 이유는 합사를 하면서 투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발정이 오게 되면 모돈들이 서로 승가를 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바닥이 미끄러울 경우 이런 행동은 곧바로 지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교배 전,후 각각 3일 간 모돈을 군사 시키는 경우 지제 이상으로 도태되는 모돈의 비율이 약 4%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발정 시 승가 행위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덴마크에서는 아래와 같이 지제가 불량한 모돈을 치료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관리를 하고 있다.
이제 모돈의 지제 문제가 얼마나 큰 피해를 일으키는지 이해한다면 후보돈의 외모 심사에서 필히 지제의 이상 유무를 기록하여 관리하고 후보돈사와 교배임신사의 미끄러운 바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관리의 변화를 시도해 보자.
다리가 부실한 모돈은 당신이 꿈꾸고 있는 PSY 30두는 언감생심, 아니 20두 조차도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멀리 뛰기 위해 당신의 하체를 튼튼히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듯이 건강한 농장의 기초는 바로 모돈의 건강한 다리에 달려 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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