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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 돼지농장 이야기(14)] 어디선가 돼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돼지수의사'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많은 분들이 수의사 하면 하얀 가운을 입고 고양이와 개를 치료하는 수의사를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 말고도 다양한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돼지의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수의사-돼지수의사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1. 돼지 수의사는 병원이 따로 없다


우리는 몸이 불편하면 의사가 상주하는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죠. 우리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들도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땐 보호자가 데리고 동물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갑니다. 그런데 돼지는 어떨까요?


왕진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예전에는 의사가 직접 환자의 집에 가서 진료를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졌죠. 가끔씩 드라마에서나 회장님이 아플 때 찾아와 진찰을 해주는 의사를 볼 수 있죠. 


그런데 돼지는 수의사들이 직접 농장으로 찾아가 진료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플 때 급하게 방문하는 개념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농장을 방문해 돼지들을 살피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일을 주로 하고요. 물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방문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2. 돼지 수의사가 하는 일


(1) 건강검진센터

돼지는 개나 고양이와 달리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합니다. 따라서 한마리 한마리 개체별 치료의 개념보다는 함께 사는 모두가 건강하기 위한 공중보건의 개념으로 접근을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기적인 돼지들의 건강상태 점검입니다. 사람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죠. 요즘에야 다양한 장비들이 동원되어 몸속 곳곳을 들여다보며 문제를 찾아내지만, 그런 장비들이 보편화되기 전 가장 일반적인 건강검진은 채혈을 통한 건강상태 점검이었습니다. 


돼지들은 채혈 검사를 통해 함께 사는 무리의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혈액 중 돼지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없는지, 또 문제가 되는 질병에 대한 면역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검사입니다. 


그런데 농장에 있는 모든 돼지들을 채혈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일령별로 몇 마리를 대표로 뽑은 뒤 채혈해 전반적인 돼지들의 건강상태를 예측합니다.






(2) 호흡기내과

돼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호흡기 질환과 소화기 질환에 가장 취약합니다. 호흡기 질환의 경우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침을 통해 문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침을 하는 돼지의 수가 많을 경우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립니다. 사람이나 개, 고양이의 경우 청진기를 통해 호흡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는 청진기를 이용하기가 어려워 숨을 쉬는 모양과 호흡수를 통해 상태를 파악합니다. 


대표적으로 견좌 자세라고 하여 강아지처럼 앉아 있는 돼지들이 보일 경우 호흡기 질환을 의심하게 되는데요, 숨을 쉬기가 곤란한 돼지들, 특히 폐렴에 걸린 돼지들은 복식호흡을 해야 숨을 쉬기 용이하기 때문에 견좌 자세를 취합니다.




때론 사람처럼 콧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어 이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돼지들의 호흡기 질환은 질병 자체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질병이 발생되도록 하는 환경적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더 근원적인 처방입니다. 


실내에서 자라는 돼지들은 외부 기후환경(더위, 추위, 일교차, 바람)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정한 환경 조건을 유지하는 시스템 하에서 생활하는데요. 시스템이 잘못 작동되었을 때 돼지들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시스템 점검도 돼지 수의사들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3) 소화기내과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화기에 문제가 있을 때 돼지들은 변의 상태가 변합니다. 또 구토를 하기도 하구요. 사람은 변의 상태가 변하기 전, 또는 구토를 하기 전에 복통 등을 먼저 인지하고 대처를 할 수 있지만 돼지들이야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의 상태나 구토 여부를 통해 문제를 파악합니다. 


특히 돼지 수의사들은 돼지들의 변 상태를 매우 유심히 살펴봅니다. 조선시대 왕의 변을 보고 색이나 모양을 통해 왕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던 의관들처럼 말이죠. 만약 변이 묽거나 혈액이 섞여 있으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처방을 합니다. 


또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에도 소화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주로 위와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에게도 간혹 생기는 위궤양이 돼지들에게 보이기도 하고요. 주로 더위나 변덕스런 온도변화, 또는 다른 질병에 의한 스트레스로 위궤양이 생기게 됩니다. 사람이나 돼지나 스트레스는 위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4) 산부인과

모돈이 교배 후 분만을 하고 새끼들이 어미젖을 뗄 때까지 과정에도 돼지 수의사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먼저 사람의 불임클리닉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발정이 오지 않는 경우, 또는 발정 징후가 보여 교배를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에 원인을 파악하고 처방을 내리기도 합니다. 또 유산이 발생했을 때도 원인을 파악하고 처방을 내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분만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때 난산에 대한 처방을 내리기도 하고 산후 모돈의 빠른 회복과 새끼들에게 포유를 잘 하게 하기 위한 산후관리도 돼지 수의사가 하는 일입니다.


(5) 국과수 부검의

돼지들이 갑자기 죽거나, 혹은 집단으로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어 사인이나 질병 발생의 원인을 파악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농장에서 돼지 수의사들이 하는 일은 바로 부검을 통한 원인 파악입니다.


사람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바깥에서 몸 속의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비가 있어 이용을 할 수 있지만 돼지는 그렇지 못하죠. 그래서 갑자기 죽은 돼지. 또는 심하게 질병을 앓아 회복이 불가능한 돼지(이런 경우 농장에서 안락사를 실시)를 대상으로 부검을 실시합니다. 


부검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질병이 의심되는 장기를 적출해 진단기관에 검사를 의뢰합니다. 그리고 진단기관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에 대한 처방을 내립니다.


(6) 예방의학과

농장에서 문제가 되는 질병이 확인되면 치료가 우선 이루어지고 치료가 되면 다시 질병이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백신과 같은 면역형성 조치를 처방하기도 하고요, 질병이 외부에서 농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틈새를 찾아 봉쇄하는 여러 가지 조치를 시행합니다. 


일단 농장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차량에 대한 출입 시 소독 절차 등을 점검해서 부족한 점을 보완토록 하고요. 농장으로 들어오는 사료나 약품, 기타 장비 등은 소독 절차에 대해서도 점검합니다. 또 농장 안에서 질병이 돌아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소독방법에 대한 점검과 보완도 실시합니다.


이렇게 돼지수의사가 농장에서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일들이 수의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매일 돼지와 함께 생활하는 농장 식구들의 역할이 건강한 돼지를 위해 더욱 중요하죠. 


반려동물에게도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가 세심하게 반려동물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문제를 확인하면 동물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처럼 말이죠. 


보호자의 사랑과 반려동물의 건강이 비례하듯, 돼지들도 농장 식구들의 돼지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돼지의 건강과 비례합니다. 농장 식구들의 관심과 애정에 돼지수의사의 노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구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 13편 보기, 12편 보기, 11편 보기, 10편 보기, 9편 보기, 8편 보기,  7편 보기 , 6편 보기, 5편 보기, 4편 보기, 3편 보기, 2편 보기, 1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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