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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23)] 웃을 준비 하셨죠?? 돼지 농장에서만 볼 수 있는 예측불가 웃음 포인트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거의 매일 같이 전국의 돼지 농장을 방문하는 저는 가끔씩 만나는 재미있는 장면에 웃음을 빵 터뜨릴 때가 있습니다. 돼지들이 건강한지, 지내는 환경이 돼지들에게 알맞은지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나는 장면은 제 삶의 활력소이기도 하고요.

 

1. '살아 있는 거니...?' 죽은 듯 자는 아기 돼지

제가 제일 유심히 보는 모습이 돼지들이 자는 모습입니다. 돼지들이 지내는 돈사의 환경이 돼지들에게 알맞은지 혹은 돼지들에게 불편한지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척도가 '돼지가 누워있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막 엄마 젖을 뗀 돼지들이 있는 방입니다. 이 방의 한쪽(왼쪽)에는 보일러가 깔려 있는데요. 그런데 보면 아기 돼지들이 보일러 위에 누워있지 않습니다. 즉 그곳은 덥다는 얘기고요. 그런데 또 반대편에 돼지들이 포개져서 누워 있습니다. 이것은 바닥이 차갑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럴 땐 적절하게 돼지들이 넓게 퍼져서 누울 수 있도록 다양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아기 돼지들이 자고 있는 모습. 보일러가 설치된 방 왼쪽 편은 너무 뜨거운지 돼지들이 누워 있지 않다. 반면 보일러가 없는 오른쪽은 바닥이 차가운지 돼지들이 살을 맞대로 자고 있다.

 

이렇게 어린 돼지일수록 경계가 심하고 아주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도 놀라 후다닥 움직이기 때문에 어린 돼지들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간혹 저 정도 몸집의 돼지들이 있는 방에 들어갔을 때 다들 도망가는데 계속 누워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런 녀석들은 대개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혹시 너무 심한 상황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돼지방으로 들어가 녀석을 이리저리 살피는데요. 정말 죽기 직전에 숨만 쉬고 있는 상태로 판단을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눈을 뜨더니 후다닥 도망을 가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너무 깊이 잠이 들어 사람이 들어온 줄도 모르고 쿨쿨 자고 있던 것이죠.

 

2. 공사장 소리를 방불케 하는 엄마 돼지의 코골이

대부분의 어미 돼지 즉 모돈들은 식사 때를 제외하면 누워서 시간을 보내죠. 비단 모돈뿐 아니라 대부분의 돼지가 말 그대로 먹고 자고를 반복하죠. 그런 모돈들의 상태를 관찰하러 임신사와 분만사를 다니다 보면 각양각색의 포즈로 잠을 자는 모돈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잠을 잘 때 어디에다 다리를 올리고 자는 걸 좋아하는데요. 임신한 모돈이 펜스 위에 다리를 턱 얹고 자는 모습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곤 합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모습이 있습니다. 때를 잘 맞춰 분만사에 들어가면 밥을 먹고 배가 불러 누워 잠든 모돈, 그리고 그 어미에게 충분하게 젖을 먹고 엄마와 같이 잠이 든 아기 돼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엄마와 아기들 모두 잠이 들었으니 분만사는 말 그대로 조용하고 고요하며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평화와 정적을 가르며 이상한 소리가 가끔 들리기도 하는데요. 바로 모돈이 코를 고는 소리입니다.

 

엄마의 코골이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곤히 잠든 아기돼지들과 수고로운 육아에서 잠시 벗어나 편히 잠든 모돈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빙긋 웃음이 지어집니다.

 

3. '얼른 찍어보시게~' 포즈 취해주는 돼지

제가 농장에 들어가는 이유는 돼지를 살피기 위해서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 그러다 보니 막상 재미있는 장면을 보고도 사진을 찍으려고 전화기를 켜고 카메라를 켜다 보면 이미 담고 싶은 순간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간혹 끝까지 기다려 주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익살스러워 보이는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요. 아래 사진은 제가 덴마크 농장에 방문했을때 사진입니다. 아마도 저 농장에서 검은 머리의 동양인을 본적이 없었을 돼지들은 신기한 듯이 저를 보고 있었고요. 제가 전화기를 꺼내 카메라 앱을 작동할 때까지 오롯이 저런 자세로 있었더라고요. 더 고맙게도 카메라를 응시하기까지 했습니다.

 

하나 둘~ 치즈! 김동욱 수의사가 카메라를 드는 순간 돼지들도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고 있다.

 

이것 말고도 제가 농장에서 만나는 돼지들이 보여주는 재미나고 익살스러운 순간들이 많이 있지만 사진으로 영상으로 담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건강하고 재미난 일들로만 우리 돼지농장들이 가득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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