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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20)] 돼지 집에 공기청정기가? 현대식 돼지 농장은 이렇습니다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움막 같은 재래식 농장이 현대화되고, 돼지가 사육되는 농장들이 대부분 주거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오늘날 돼지와 돼지가 사는 집을 보신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요즘은 이런 돼지 농장을 '공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죠. 하지만 농장의 현대화가 꼭 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이 돼지들이 사는 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요즘 돼지들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을까요?

 

첫째, 사람이 사는 집처럼 단단히 지어진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기억하시죠? 삼형제가 각각 다른 형태의 집을 짓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요즘 돼지들이 사는 집은 삼형제 가운데 막내가 지은 집과 같이 단단하게 지은 집에서 생활합니다.

 

첫째나 둘째가 지은 집과 같은 곳에서 돼지가 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거든요. 돼지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동물입니다. 그래서 사계절의 극심한 온도변화를 돼지들이 몸으로 부딪히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동화처럼 외부의 침입자들에 의해 여러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국내엔 늑대 같은 외부 침입자가 없지만, 야생 멧돼지는 충분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지난 번 구제역 관련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야생 멧돼지로 인한 질병 전파 위험은 방역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 다른 야생동물이나 고양이, 강아지와 같은 동물들도 돼지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둘째, 요즘 돼지들은 온도 조절 장치가 설치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집에 에어컨이나 선풍기처럼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있죠. 물론 아직까지 사람처럼 추우면 난방을, 더우면 냉방을 하는 정도의 장치는 아닙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외부의 시원한 공기를 안으로 불어 넣어 온도를 낮추고, 온도가 내려가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의 양을 줄여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돼지집 안의 온도를 조절합니다.

 

 

셋째,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집에서 생활합니다. 예전의 돼지들은 집안에서 볼일을 보면 그 볼일을 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물론 돼지들은 잠자리와 배변자리를 구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특정 위치에 집중적으로 배변을 하지만, 그 배변의 흔적이 제대로 치워지지 못하고, 그 곳에서 다른 녀석들이 장난을 치게 되면 종종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구충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던 시절과 달리 요즘엔 기생충이 많이 사라졌는데, 이는 수세식 화장실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이 흔하던 시절엔 이 화장실에서 나온 배설물이 거름이 되어 밭으로 가고, 이 밭에서 자란 채소가 다시 사람에게로 가는 과정에서 기생충이 사람과 사람을 오가며 생명을 연장했었죠.

 

그래서 예전에는 학교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채변 봉투에 분변을 담아가야 했습니다. 티비에서는 기생충약 광고가 요즘의 진통제 광고보다 흔했던 시절이었죠. 돼지들도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기생충 문제가 크게 줄었습니다. 배설물이 바닥의 구멍을 통해 밑으로 빠지게 만들어 분변 접촉을 통한 기생충과 질병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넷째, 공기청정기(?)를 갖춘 집에서 생활합니다. 이 공기청정기는 사실 돼지를 위한 공기가 아닌 농장 밖으로 나가는 공기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기계시설을 얘기합니다. 돼지 농장 주변에 사는 이웃을 위한 공기 청정기인 셈이죠. 농장 안에서 발생되는 냄새를 여러 가지 필터를 거쳐 내보내게 하는 장치입니다. 이 냄새 저감 필터는 최근 새로 짓는 돈사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돼지를 위해서도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농장이 제법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덕분에 우리에게 익숙한 헤파필터를 돼지들 집안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곳에 설치를 해서 돼지에게 유해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걸러서 들어가게 하는 것이죠.

 

 

이처럼 돼지들이 사는 집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변화와 함께 변해왔습니다. 최근 폭염으로 가축들도 힘들어하며 폐사하는 일이 늘고 있죠. 사람들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농장에 사는 돼지들의 복지가 점차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돼지들의 집이 더욱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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