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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3)] '두 번째 돼지 엄마'들 이야기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돼지 농장에 분만이 많은 날에는 농장 식구들도 무척 바빠집니다. 새끼 돼지들을 맞이할 준비부터 시작해서 갓 태어난 새끼들을 챙겨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죠. 오늘은 새끼 돼지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주시는 두 번째 돼지 엄마들. 분만사 농장 식구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돼지 엄마들이 새끼들을 만나 처음 하는 일은?



어미 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일이 세상에 나온 새끼들에게 어미의 초유를 충분히 먹이는 일입니다. 갓 태어난 새끼 돼지들에겐 아직 '항체'라고 하는 면역단백질이 활성화되기 전이기 때문인데요.


항체가 부족한 녀석들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취약한데다 한번 질병에 감염되면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쉽기에 어미 돼지의 초유를 통해 건강에 필요한 각종 면역성분을 물려받고, 스스로 질병과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로 클 때까지 이를 활용하는 것이지요.


골고루 어미젖을 물리는 획기적인 방법, 덩치 구분법




그러나 지난 글에서 다뤘듯이, 어미 돼지가 새끼를 굉장히 많이 낳는 경우에는 모든 새끼 돼지들이 초유를 먹기 힘든 난감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이럴 때에 등장하는 분들이 바로 두 번째 돼지엄마, 농장 식구들입니다.


이들은 새끼 돼지들을 덩치에 따라 구분한 뒤에, 덩치가 작은 새끼들 먼저 엄마 돼지의 초유를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요. 한 시간을 기준 삼아 새끼들을 교대해주며 어미 돼지의 초유를 먹을 수 있게끔 유도하는데, 이 과정을 두세 번 정도 반복하면 모든 새끼들이 골고루 어미 돼지의 초유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해요.


새끼 돼지 예방 접종 관리,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면 약 3년 동안 부지런히 소아과를 드나들며 여러 가지 백신을 맞습니다. 출생 직후, 산부인과에서 백신 수첩을 받아 그 안에 빼곡히 적힌 일정에 따라 언제 어느 시점에 어떤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를 확인하는데요.


새끼 돼지들에게도 백신 접종은 필수적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사람만큼 많이 맞지 않는다는 것과, 맨 처음 주사를 맞는 돼지가 새끼 돼지가 아닌 어미 돼지라는 것입니다. 새끼 돼지들이 항체를 받는 유일한 수단이 어미 돼지의 젖이기 때문이지요.


백신을 맞은 어미 돼지들이 각종 병원체에 충분한 방어 항체를 몸속에서 형성한 뒤, 젖을 통해 새끼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초유성분이 사라질 즈음에 되어서야 비로소 새끼 돼지들에게 직접적인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데요.


이 모든 시기를 관리하고 조정하는 역할도 모두 돼지 엄마들의 몫입니다. 돼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주사를 싫어하기 때문에, 접종 날이 되면, 분위기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도망가거나,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반항(?)하는 녀석들을 어르고 달래는 것 또한 엄마들의 일입니다.


어미와 새끼 모두 힘든 시간을 버티는 힘, 둘째 엄마들의 노력




인간도 마찬가지지만, 돼지의 출산은 어미 돼지와 새끼 돼지 모두에게 힘든 시간입니다. 한 배로 여러 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어미 돼지는 자신의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갓 태어난 새끼들을 돌보아야 하고, 새끼 돼지들은 눈 뜨기도 전에 생존을 위해 어미젖을 찾아가야 합니다.


때문에 두 녀석들의 중간다리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분만사의 농장 식구들, 아니 돼지 엄마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시로 어미 돼지의 상태를 점검하고, 혹시라도 어미젖을 먹지 못하는 새끼 돼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개체에 따라 젖을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어미 돼지를 찾아주거나 먹는 순서를 지정해 번갈아 관리해주는 것이죠.


이분들에겐 사실 일요일도 빨간 날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매일 똑같이 동물들을 보살펴야 하니까요. 이번 설날처럼 긴 연휴도 농장 식구들에겐 그저 전과 같은 하루였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 그런 농장 식구들을 위해 파이팅을 한 번 외쳐주신다면 큰 힘이 될 듯합니다. ^^ 다 같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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