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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6)] 펜스 안의 엄마돼지는 불행할 거란 '믿음'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모돈펜스 사육의 진실 1. 동물보호단체의 입장



'돼지농장'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일반적으로 '돼지 농장에서 돼지를 키운다'라 하면 정렬된 철창에 갇힌 돼지들을 상상하며, 농장의 펜스 사육을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언론과 인터넷에서 동물복지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이자, 동물보호나 동물의 권리를 모토로 활발히 활동하는 운동가 대부분이 강하게 반대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이번 편부터 약 2~3회 정도에 걸쳐 양돈 분야의 가장 큰 논쟁거리인 모돈 펜스 사육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먼저, 오늘은 펜스 사육을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얘기를 '조금 더 있다가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앞서 분만사 펜스에 대해 얘기도 했고, 그 연장에서 함께 얘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모돈 펜스=감금틀! 동물에게 자유를 보장하라!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펜스'라는 용어 대신 '감금틀'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현행 돼지 농장의 양육환경이 '동물의 5대 자유' 중,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에 위배되기 때문에 감금틀 즉, 펜스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펜스가 모돈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신체적인 문제들을 야기한다는 것이죠.


그 주장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펜스 사육은 돼지의 사회성을 박탈한다

-본디 사회적 동물인 돼지가 펜스로 인해 다른 돼지와 접촉할 수 없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는다.


2. 펜스 사육은 운동 부족을 유발한다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한 펜스의 구조상, 모돈의 근육량이 감소한다.

근육량 감소는 다리 부상의 위험으로 이어지고, 말미엔 자연 도태되는 비율을 높인다.


3. 펜스 사육은 돼지 본연의 습성을 억제한다

-돼지는 먹이를 찾거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주둥이로 땅을 파헤치는 습성을 갖고 있으나, 콘크리트 바닥인 펜스에서는 이 본능을 억제당한다.

-야생 돼지는 배변 자리와 잠자리를 구분해 생활하지만, 펜스에서 생활하는 돼지는 한 공간에 갇혀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 각종 문제를 유발한다.


모든 동물의 기본권: 동물의 5대 자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민들이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자유로운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개인의 의사에 따라 종교나 거주 이전, 직업 선택 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동물의 최소한의 자유를 보장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동물의 5대 자유'입니다. 1979년 영국에서 정해진 이 원칙은 현재 전 세계 농장동물의 복지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 원칙을 실제 농장에 적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렸던 미국 '돼지 복지 심포지엄'도 그 일환이죠. 유럽은 2013년부터 교배 후 모돈의 자궁 속에서 수정란의 착상이 끝난 4주 이후부터의 임신 모돈의 펜스 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고요.


펜스가 이렇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니!! 근데 왜 없애지 않는 거야?




사실 저도 수의대 시절엔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고 동물복지의 역사와 기원 및 진행과정에 대해 나름 공부를 하고 있던 터라, 펜스 사육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처음 농장에 실습을 나갔을 때만 하더라도, 펜스 안 모돈들을 보고 답답하고 불쌍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제가 만약 돼지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거나, 농장에서 돼지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오랜 시간 관찰해 볼 기회가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농장에서 생활하는 돼지들을 오랜 시간 지켜봐오면서 '펜스'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 실습을 했고, 갓 수의사가 되어 한동안 일했던 농장에서의 경험 떄문인데요. 당시 그 농장은 기존 펜스 구조에서 벗어나 임신 기간 모돈들이 탁 트인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구조로 리모델링 중이었습니다. 어쩌면 유럽보다 먼저 동물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겠다는 기대가 충만했었죠.


하지만 트인 공간으로 나온 모돈들은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갑갑했던 한평 땅을 벗어나 자유를 만난 모돈들의 생활상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다음 회에서 만나보시죠.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 5편 보기, 4편 보기, 3편 보기, 2편 보기, 1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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