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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퀸] 중국 심포지엄 참관기 – 글로벌 양돈 시장의 변화와 PRDC 컨트롤의 새로운 방향

발라드 동물병원 양승혁 부원장

[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5년 11월호'의 일부입니다.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2025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Ceva Swine Symposium은 전 세계 양돈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10년간의 시장 전망과 질병 관리 전략을 논의한 자리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급격히 변화한 산업 구조 속에서 ‘집약화’와 ‘방역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전에는 백신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화제였지만, 이제는 방향을 바꿔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징농업대학 젠 양(Zhen Yang) 교수는 2034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8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구 증가율 둔화로 식품 수요의 성장세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저소득국을 중심으로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이 세계 농업 생산 증가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수요는 양돈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ASF 이후 중국에서는 소규모 농장이 대규모 기업 중심으로 통합되었고, 자동화·AI·공기여과 시스템을 갖춘 초대형 농장들이 등장했다. 세계 상위 20대 양돈 기업 중 8개가 중국 기업이라는 사실은 그 변화의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정밀 축산’과 '방역 기반 생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중국의 생산성 향상과 질병 안정, 안정적인 돈육 공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1. 아프리카 돼지 열병에 대한 방역이 PRDC에 미치는 영향

 

ASF가 중국 양돈 산업에 상륙한 이후, 농장 관리 체계는 단순한 방역 수준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재편으로 나아갔다. 감염된 돼지를 찾아내어 제거하는 수준의 대응을 넘어서, 농장의 동선·사람·환경·사료·공기까지 포함한 총체적 관리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일 병원체 대응을 넘어 PRRSV, PCV2, M. hyo, SIV 등 복합 요인으로 발생하는 PRDC(돼지 호흡기 복합질환) 관리에도 효과가 있다고 평가된다.

 

ASF 이후 중국에서는 ‘전 돈군 검사 및 제거’와 ‘구획화’ 개념이 도입되었다. 구획화란 지리적 경계가 아닌 방역 수준과 관리 체계를 기준으로 농장을 세분화해 각 영역을 독립적으로 보호하는 방식이다. 오염 구역-통제 구역-제한 구역-청정 구역으로 나눈 공간 안에서 사람·물품·차량의 이동 경로를 일방통행 구조로 설계함으로써 병원체의 농장 내 순환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중국에서도 ASF를 막기 위해 방역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였고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중국 양돈 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 측면에서도 공기 여과 시스템과 환기 관리에 많은 투자를 했다. 파리·모기·설치류 유입을 차단하고, 여름철과 겨울철에 맞춘 공기 순환 구조를 통해 공기 질을 일정하게 유지했다. 공기 여과 냉방 차량의 도입은 운송 중 열 스트레스와 질병 전파를 줄이는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온도, 습도, 암모니아 농도, 이산화탄소 수준을 정량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호흡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과정들이 농장의 호흡기 질병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총체적 관리 체계는 병원체 그 자체보다 ‘사람의 행동’과 ‘관리 습관’을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PRDC 발생의 주요 원인은 사람(30.7%), 환기 문제(28.4%), 자돈 건강(24.5%) 순으로 나타났다. 즉, 백신이나 항생제보다는 교육, 동선, 환기, 돈군 흐름 관리가 질병 통제의 가장 큰 변수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농장에서는 ‘입장 전 샤워 및 의복·장화 교체’, ‘물품·공구의 이중 소독’, ‘차량 이동 제한’을 일상적인 표준 작업으로 정착시키며 많은 호흡기 질병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단일 배치 분만과 All-in All-out(AIAO) 운영이 철저히 지켜졌다. 28일 단위의 분만 주기를 기반으로 한 배치 관리, 외부 후보돈 도입의 최소화, 내부 후보돈의 사전 순치(acclimatization)는 질병의 수평 전파를 줄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자가 사료 배합을 통해 사료 오염원을 최소화하고, 수질 관리와 급이기·급수기 청결을 일상화함으로써 PRDC의 간접 감염 위험을 줄이고 있다.

 

결국 ASF 방역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질병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시스템이 만든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행동, 공기, 온도, 환기, 사료, 돈군 흐름이 통합적으로 관리될 때 PRDC의 발생 강도와 피해 규모는 눈에 띄게 낮아진다. 지금 양돈 산업의 경쟁력은 백신 기술이나 약품의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정교하게 ‘총체적 관리 시스템’을 일상에 녹여내느냐에 달려 있다.

 

ASF 대응이 그랬듯이, PRDC 관리의 해답 또한 개별 질병 대응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의 관리’에 있다는 점이 이번 심포지엄이 남긴 본질적 메시지였다.

 

2. PRDC의 복합적 이해와 통합 관리의 필요성

 

 

출라롱콘대학(태국) Roongroje Thanawongnuwech 교수는 ‘PRDC 360°’ 강연에서 PRRSV, PCV2, SIV 등의 1차 바이러스와 M. hyo, APP, S. suis 등의 2차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호흡기 손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PRRS 감염 후 대식세포 기능 저하와 점막 면역 약화가 다른 감염의 문을 여는 핵심 기전으로 지목됐다. 그는 PRDC를 단일 질병이 아닌 면역 억제·환경·관리 요인이 서로 얽힌 ‘복합 증후군’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대학 Romeo Sanchez 교수는 현장 사례를 통해 PRDC 발생이 농장 규모보다 내부 방역 수준과 AIAO(일괄 입식·일괄 출하) 운영 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비육사 입식 후 3~5주 차에 PRDC가 집중 발생했으며, 이는 돈군 흐름 관리의 불안정성과 환기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PRDC 관리의 핵심은 병원체 차단, 환경 개선, 관리 표준화의 결합에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세바 스와인 심포지엄은 PRDC를 포함한 호흡기 질병 관리의 중심이 ‘백신’에서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병원체 억제뿐 아니라 돈사 환경, 환기, 사람 교육, 내부 방역, AIAO 운영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질병 통제가 가능하다. ASF 이후 중국의 방역 시스템과 시설 개선 경험은 앞으로 PRDC 관리 전략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결국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며, 현장의 세밀한 실행력이 미래 양돈 산업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요소임을 이번 심포지엄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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