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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퀸] 이각 없는 농장, 동물복지를 위한 새로운 표준

다비연구소 고대영 차장

[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5년 7월호'의 일부이며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농장에서의 ‘이각(耳刻)’은 오랜 시간 동안 개체 식별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생후 며칠 되지 않은 자돈의 귀에 V자 형태의 절개를 가하는 방식은 빠르고 간단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애 첫 외상이 자돈에게 주는 생리적·면역학적 스트레스는 그동안 간과되어 왔다.

 

생후 1주 이내 자돈은 매우 민감한 시기로, 이 시기의 외상은 면역력 저하, 식욕 감소, 성장 지연 등 생산성 저하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유발한다. 특히, 이각은 단미, 거세 등과 함께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인 스트레스를 야기하며, 이는 명백히 동물복지에 대한 부담 요소다.

 

이러한 인식은 세계적인 기준에서도 변화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각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국제 동물복지 인증에서도 대체 식별 수단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 역시, 동물복지를 고려한 농장을 지향한다면 기존의 이각 방식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보다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개체 식별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다비육종의 변화 : 이각에서 이표로

다비육종은 2024년부터 기존의 이각(耳刻)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표(Ear Tag) 장착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현재 직영 5개 농장과 협력 1개 농장에서 RFID 이표와 일반 이표를 양쪽 귀에 각 한 개씩 장착하고 있으며, 이로써 하나가 탈락하더라도 개체 식별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운영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이표는 귀를 절개하는 기존 이각 방식과 달리, 핀 형태로 천공하는 방식으로 장착되기에, 통증은 최소화되면서도 동물복지 측면에서 훨씬 개선된 대안으로 평가된다.

 

도입 초기에는 이표의 탈락률과 RFID 인식률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실제 운영 결과 탈락률은 3% 내외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작업자의 숙련도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뒷받침될 경우, 이표 시스템이 실용성과 복지 두 측면에서 모두 우수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이표 도입은 단순한 동물복지 개선을 넘어, 자돈의 생리적 안정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농장 관리자들은 "이각이 없어지면서 자돈의 활동량이 눈에 띄게 왕성해졌다"는 현장 관찰 결과를 공유하였고, 이는 곧 이유 전 폐사율 감소라는 지표 개선으로도 나타났다. 실제 비교 자료에서도 이표 장착 후 이유전 폐사율은 감소하고, 이유두수는 증가하는 성적 변화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고통의 감소 → 스트레스 완화 → 면역 안정성 확보 → 건강한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생리적 사이클이 작동했음을 방증하며, 이표 전환이 생산성과 동물복지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임을 보여준다.

 

 

이각을 중단하면서, 농장 내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작업자들은 “귀를 자르지 않아도 되어 마음이 편하다”,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듣지 않아 좋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단순한 작업 편의성 차원을 넘어, 작업자의 정서적 부담을 완화하고 농장 전체의 윤리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현재 다비육종은 RFID 기반 이표 시스템을 활용한 개체 정보의 전산화 및 관리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개체별 이력 정보의 정확한 추적이 가능해지고,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인 개체관리와 운영 효율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맺음말

다비육종은 단순히 '많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이각에서 이표로의 전환은 바로 이러한 고민이 구현된 대표적 사례로, 동물복지와 생산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나타냈다.

 

자돈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RFID 기반의 개체정보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보다 정밀하고 예측 가능한 생산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이유 전 폐사율은 감소하고 이유두수는 증가했으며, 무엇보다 농장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작은 이표 하나에서 시작된 변화가 향후 체계적인 개체 관리와 디지털 농장 운영의 기반이 될 것이며, 작업자의 심리적 부담까지 덜어내는 전방위적 개선을 실현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농장 운영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다비육종은 앞으로도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며, 양돈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농장 운영 방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어, 대한민국 양돈업 발전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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