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후보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도전하면서 사실상 '선거불복'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한한돈협회(이하 한돈협회) 회장 선거가 지난 12일 손세희 후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선거 이틀 뒤인 14일 한돈협회장 선거에서 낙마한 이기홍 후보가 내달 10일에 치뤄질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공식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서류까지 접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한돈협회장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을 겸직하여 4년 동안 임기를 맡습니다. 이같은 체계는 제17대 이병모 전 한돈협회장이 임기를 6개월 줄이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제18대부터 한돈협회 대의원 투표를 통해 당선된 한돈협회장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에 단독 출마 형식을 빌어 추대되었습니다. 제19대 하태식 회장도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직을 지금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준길 선거관리위원장은 "한돈협회장이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양돈농가들의 암묵적인 약속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손세희 당선인도 11월 1일 한돈협회장 취임에 이어 10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에 당연 오를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기홍 후보가 14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한돈산업 전반에 걷잡을 수 없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같은 소식에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손세희 당선인입니다. 손 당선인은 돼지와사람과의 통화에서 말을 아끼며 단지 향후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손 당선인측의 한 관계자는 "선거불복"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한 206명의 대의원들은 분명히 차기 한돈협회뿐만 아니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를 4년간 이끌 사람에게 표를 주었다"라며, "이기홍 후보가 한돈자조금 위원장 선거에 뛰어든 것은 한돈협회를 쪼개고 판을 뒤짚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기홍 후보는 '돼지와사람'과의 통화에서 '권력싸움'이 아니라고 단언하면서 '법적 검토'도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이기홍 후보는 "협회가 하는 일을 분업화 해서 일을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 나쁜 쪽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출사표를 던졌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기홍 후보는 "개인적으로 4년 동안 협회 일을 봐오면서 우리 산업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 질주해 왔다. 정부와 협의를 하다가 일을 마무리 못한 일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모든 직을 내려 놓게 되면 정부와 소통하면서 내가 설득해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다 잃어버리게 된다"며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불복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관리위원장 자리라도 있으면서 협회의 이사를 걸치고 있으려고 한다. 내가 큰 흐름은 알고 있는데 협회의 전문가 직원들이 서포트해 주어야만 정부와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아무 직도 맡지 않으면 협회 직원들에게 무슨 권한으로 일을 시키면서 정부와 협상을 해 나가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한돈자조금 위원장 선거는 다음달 10일 온라인 투표로 진행됩니다. 제5기 대의원 150명이 투표에 참여합니다. 자조금 위원장뿐만 아니라 대의원회 의장과 감사 등도 선출 예정입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