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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3) 차라리 소독 하지 마라] 밑 빠진 방역 시스템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은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최근 약속도 없이 손님이 갑작스레 찾아왔다. 덕분에 눈에서는 열이 나고 목도 잠겨서 쇳소리가 나고 연신 코를 훔쳐대고 앉아 있으니 졸지에 안팎에서 기피 대상이 되었다. 하룻밤 푹 재워주고 물이나 실컷 먹여서 적당히 보내려고 했더니 더 크게 성질을 부리는 바람에 매일 정성껏 비타민도 입에 넣어주고 약국에까지 데려가서 1만 원이 넘는 거액의(?) 접대비까지 쓰고 말았다.

돼지를 키우는 농가들은 더욱더 불청객을 주의해야 할 때가 바로 이맘때이다. 원래 용돈 두둑이 놓고 가는 반가운 손님은 붙잡아도 바삐 떠나지만, 달갑잖은 손님은 한 번 들어오면 그만 나가달라고 애원을 해도 오래 버티는 법이라서 접대비가 만만찮게 들어간다.

그 못된 손님 중 한때 왕 노릇을 했던 'FMD'라는 놈은 이제 농장을 기웃거려봐야 무시당하고 쫓겨날 게 뻔하니 그렇다 치고 아직 뚜렷한 적수가 없는 'PED'는 벌써 여기' 저기 농장을 털고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귀에 들려온다. 'PRRS'나 '인플루엔자'는 시도 때도 없이 농장을 털어가는 상습범들이고 최근 몇 년간 자주 출현하는 1형 흉막폐렴은 람보 기관총으로 무장한 날강도에 속하는 경계 대상들이다.

이런 골칫거리 불청객들을 어떻게 하면 농장에 못 들어오게 하고 또 어떻게 하면 빨리 내쫓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농가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돈심보감 세 번째 이야기는 필자가 양돈 현장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해 오고 있는 문제를 짚어 보고자 한다. 아직도 개념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무늬만 방역, 깃털 소독에 대한 내용이다. 오죽하면 제목을 ‘차라리 소독하지 마라’고 했을까? 이 말은 마치 반어법처럼 들리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필자가 현장에서 십수 년 간 느꼈던 것을 정제하지 않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필자는 늘 해답을 글의 끝에 두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 독자분들께서 마지막까지 내용을 읽어 보고 앞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을 더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 고귀한 사명감과 엉터리 방역

먼저 아래 사진을 들여다보자. 우리가 자주 보았던 모습이다. 얼마나 각자의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큰 책임감을 느끼며 숭고한 사명감으로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인가?


공항의 소독시설 : 위에서 왼쪽 위의 사진은 지구상에서 한국만이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공항의 축산관계자용 소독 시설이다. 그런데 이곳의 관리자들은 외국을 다녀온 축산관계자들이 어설픈 소독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다른 축산관계자들이 수없이 밟았던 바닥을 지나 수많은 중국인이 수없이 오갔던 드넓은 오염지대(공항 전체)를 거쳐서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필자의 눈에는 후세에 기네스북에 올릴만한 미스터리 중의 하나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거점 소독시설 : 이곳을 관리하는 방역 공무원들은 일이 터지면 며칠씩 집에도 못 가고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을 위해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일을 한다. 그런데 과연 수많은 축산 차량이 집결하여 서로 병원균을 공유하고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유기물 제거, 즉 차량 세척은 엄두도 못 내는 데다가 수박 겉핥기식 소독마저도 겨울철 소독 효과 저하로 인해 오히려 문제만 더 키운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그들의 24시간 물샐 틈 없는(?) 헌신적인 노력과는 상관없이 농가들은 그야말로 형식적인 전시 행정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쯤 가야 깨닫게 될지 안타까울 뿐이다.

방역 차량 : 요즘은 잘 하지도 않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지만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주자는 홍보 차원에서 그리 나쁜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농장을 구석구석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지나치게 열심히 할 경우에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사료 차량 : 해마다 AI가 발병하고 지역에서 PED 소식이라도 올라오게 되면 사료 회사의 각 공장은 마치 '데프콘 II(전시방어준비태세)' 상황으로 돌입한다. 방역 캠페인 회의를 열고 공장 출입 시 소독을 강화하고 벌크차량 기사들은 농장 앞에서 자신이 가진 장비가 물총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마치 내 농장인 것처럼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을 다해 소독하고 농장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지금껏 방역의 기본도, 소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시키는 대로 열심히 뛰어오기만 했다. 위에서 지적한 것들은 잘못된 방역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돈(세금)은 많이 들어가고 효과는 크게 떨어지는 일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뛰는 것보다는 기어서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낫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냉소적이게 들릴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적어도 우리의 방역 현실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때다.

2. 문제는 ‘소독’이 아니라 유기물 ‘세척’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나라 농장의 방역 상황을 짚어 보기로 하자.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농장들의 99% 이상은 효과가 없는 방역을 하고 있다. 연비로 치면 몇십 년쯤 된 고물 트럭 수준으로 봐야 하고 성한 곳이 없어서 고칠 것투성이다.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모 농장의 농장주 얘기를 공유해 보겠다. FMD의 대량 살처분 광풍이 지나가고 난 따뜻한 늦봄 어느 날, 수개월 만에 이동제한이 모두 해제되었고 광복을 맞이한 것과 같은 기쁜 마음으로 한 농가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농장에는 FMD 이전 4천 마리 가까이 되던 돼지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당시 거래처는 아니었지만 친절하고 배려심이 몸에 배어 있는 분인 데다가 돼지에 대한 식견이 대단한데도 불구하고 귀를 열어놓고 잘 들어주던 그 농장주의 성품은 저절로 존경심이 들 만큼 특별해 보였다.

당연히 첫 만남에서 화제는 FMD와 살처분에 대한 얘기였고 힘들었을 농장주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부장, 내가 볼 때는 소독이 소용없는 것 같은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

필자가 경험해 본 농장 중 누구보다도 기본기가 충실했던 농장주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꽤 의외였지만 금방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내가 말이지 FMD를 막아보려고 두 달이 넘게 아무도 농장밖에 내보내지 않고 품귀가 나서 남들은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생석회를 3천만 원어치나 사다가 농장에 빈틈없이 깔았거든. 그리고 매일 농장 전체를 소독약으로 목욕시키다시피 했더니 내가 지금껏 평생 돼지를 키우면서 쓴 소독약을 다 합친 것보다 구제역 터지고 두 달 동안 쓴 양이 더 많아. 그런데도 피해가질 못했어. 참 신기한 일이지. 도대체 소독을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농장 주변을 철저히 봉쇄한 채 그야말로 매일매일 사투를 벌였던 그에게 돌아온 결과는 결국 FMD 발병과 살처분이었으니 그의 실망감이 어떠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필자가 한 대답은 이러했다.

“정말 후회가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하셨지만, 바이러스라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소독으로 막는다는 게 역부족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다른 농장들도 마찬가지지만 몸통 소독이 안 되는 것이 방역 실패의 큰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질병 차단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외부의 유기물을 농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깃털만 잡고 정작 큰 몸통은 놓쳐 버리니 노력한 결과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차량과 바퀴의 겉 소독은 열심히 했다 하더라도 바퀴 틈 깊숙한 곳이나 차체 하부에 잔뜩 묻혀서 들어오는 오염된 흙덩어리를 세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이는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차량이 농장 내에서 이동하거나 시동을 걸고 끄면서 생기는 진동때문에 축사 주변에 유기물이 잔뜩 떨어지게 되니까 쉽게 관리자에 의해 전염이 일어나게 되지요. 결국, 농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오기 직전에 오염된 도로에서 묻혀 오는 유기물을 완전하게 세척을 해 주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의 설명을 듣고 난 농장주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료 공장이나 도축장에서 아무리 소독과 세척을 열심히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소독하고 나오자마자 오염된 도로가 시작되고 축산농가의 차들이 수 없이 오가는 길 위의 오염된 흙덩어리는 사료와 출하 차량의 하부에 찰싹 들러붙어서 농장까지 오게 된다.

차량 하부에 광범위하게 부착되어 있는 오염된 유기물을 강력하게 세척해 주는 설비가 전혀없는 대부분의 농장 상황을 생각해 볼 때 비싼 소독약을 물 쓰듯이 쓰고도 병원체의 유입을 차단해내지 못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도축장으로 들어가는 차량과 나오는 차량은 같은 길을 이용하고 있다. 도축장에서 나오는 차들은 아무리 완벽히 세척하고 소독을 잘 한다 해도 들어오는 출하 차량이 떨어뜨려 놓은 돼지들의 분변과 오줌을 다시 묻혀서 농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게다가 눈이나 비가 와서 땅이 질어지는 경우엔 유기물의 점성이 높아져서 바이러스가 쉽게 차량에 붙어서 여기저기 오랫동안 다닐 수가 있게 된다.

도축장에서 오염된 차량 하부를 강력하게 세척해 주는 시설을 잘 갖추고 입구와 출구를 완전히 이원화하는 것은 문제를 줄이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축산 관련 차량이 수없이 오가는 도로 위에서 또다시 오염되는 걸 막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분 좋게 목욕하고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격이다.

결국, 문제는 어느 지점에서 해결해야 하는지 명확하다. 바로 농장을 진입하기 직전 단계에서 오염된 차량의 바퀴 틈새와 하부 전체에 대한 완벽한 세척이 이루어져서 농장 내부로 들어오는 병원균이 제거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겨울철엔 소독 효과도 떨어지고 유기물 속으로 침투하지도 못하는 겉핥기식의 형식적인 소독을 차라리 중단하는 것이 낫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차량의 유기물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독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로또를 사지도 않고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똑같은 일로 간주한다. 확률이 '제로(0)'라는 말씀이다.


3. 차량 유기물의 강력한 세척 시스템


그럼 방역의 몸통이 되는 차량의 유기물을 세척, 완벽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안개 분무 하듯 물만 살짝 적시고 마는 기존의 소독 분무 시스템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강력한 노즐 분사를 통해 붙어 있는 유기물의 세척이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을 확보해야 하며 차량이 세척 존을 통과할 때도 충분히 세척될 만큼 천천히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아래 동영상은 공사 현장에서 덤프트럭의 바퀴나 하부의 흙먼지를 세척하여 도로의 오염을 막아주기 위한 '세륜 시스템'을 개발하여 국내 공급뿐만 아니라 수출도 하는 기업의 동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양돈장을 출입하는 차량의 유기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는데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된다.
 
지오웰 차량 유기물 제거 시스템

필자가 몇 년 전 업체와 연락하여 축산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검토해 보도록 제안하고 한돈협회와도 함께 미팅했었던 적이 있다. 업체가 몇몇 농가를 위해 별도의 맞춤형 제품 라인을 만들고 단가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농가들이 이러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방역 설비에 대해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일반 농장에서 당장 차량 하부의 세척이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필자는 그 대안으로 아래와 같이 관리해 줄 것을 추천한다.

눈이나 비가 오는 경우 또는 언 땅이 녹는 시기에 사료, 출하 차량의 농장 내부 진입을 최소화한다. 오염된 유기물이 차량에 묻어 다량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부득이한 경우 농장 출입구 밖에 고압 세척기를 설치 이용하여 최대한 출입 차량에 대한 세척을 충분히 한다.



▶농장 내부에서의 이동로는 차량과 사람이 구분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차량에서 떨어진 유기물이 장화에 묻어서 돈사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한다. 사람이 이용하는 길은 노끈이나 보도블록으로 표시해 두고 자주 소독을 해 주어서 돈사 이동 간 유기물을 통한 질병 감염의 가능성을 줄여준다.

지대 차량은 가급적 농장 안으로 들이지 말고 외부에 적재 장소를 마련해 두고 출하 차량이 머무른 곳이나 지나간 이동로는 즉시 소독약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특히 차량이 시동을 ON/OFF 시켰던 위치(벌크빈 또는 출하대 앞)는 반드시 소독약을 흠뻑 적셔 준다.


▶출하대나 벌크빈 바로 앞을 지나가는 일을 피하고 만일 해당 위치에서 작업했을 때는 곧바로 돼지가 있는 돈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만일 들어가야 할 경우에는 장화를 철저히 소독하거나 갈아 신는다.


▶농장의 이동로에 자갈을 깔아 놓으면 오염된 유기물이 장화에 묻을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 축사간 이동로를 포장할 때 자갈을 촘촘히 꽂아서 마무리해 주면 지압 효과로 직원들의 발 건강에도 좋고 유기물이 오염된 곳을 쉽게 찾아낼 수도 있고 유기물의 접촉도 줄여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4. 축사 내,외부의 위생과 소독 관리
유기물이 있는 상태에서 대강 소독하는 거로 병원균을 완전히 제거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로또 당첨 확률보다도 어렵다는 점을 이미 강조하였다.

차량과 마찬가지로 축사 내부의 경우도 세척은 방역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고 할 수 있고 세척 후 건조하기는 소독약보다도 중요하다. 건조하기 자체가 바로 강력한 소독이 되기 때문이다.

돈방을 세척할 경우에는 가성소다나 과산화수소수를 활용하면 훨씬 쉽고 깨끗하게 유기물을 제거해 주면서 병원체도 효과적으로 살멸시킬 수가 있다. 같은 시간과 같은 노력을 들이는 거라면 효과를 배가시킬 방법이 될 수 있다.


보통 올인올아웃(All-In-All-Out)이 안되고 연속 사육이 이루어지는 돈사에서 정기적으로 소독약을 사용하여 소독하는 것은 상시 오염되어 있는 병원체의 증식 속도와 농도를 낮추어 돼지의 질병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가 있다.


다만 소독약을 사용하는 경우 좀 더 높은 효과를 발휘하도록 약간의 지식이나 사용 요령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면 소독약액의 온도를 높여 준다든가 효과적인 희석 배율과 분무량, 소독약의 분무 방법, 감수성이 높은 소독약제를 선택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위의 표는 과거 모 농장의 낙하 세균과 소독제 내성 검사 결과이다. 해당 농장에서는 소독을 매일 하고 있었고 과거에 지명도가 높았던 팜플루이드 제품을 오랫동안 꾸준히 사용해 오고 있었다.그러나 소독 약제 내성 검사 결과 해당 농장에 주로 존재하는 세균들은 이미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팜플루이드 제품에 대해서 심한 내성이 생겨 있어서 거의 소독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 해당되었다.

열심히 매일 소독을 하고는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소독약만 낭비하고 있었고 돼지나 사람이나 강한 소독약액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농장 상황에 맞는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소독약제를 추천해 주고 한 가지 소독약만 꾸준히 쓰기 보다는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소독제 내성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볼 것을 추천해 주었다.
 


또한, 겨울철에 낮은 온도에서도 효과를 잘 나타내는 소독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한돈협회에서는 소독약제들의 성분과 특성을 비교하여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과산화초산제가 가장 유효한 것으로 평가하여 농가에 추천해 준 바가 있다.
 
그러나 앞서 강조하였듯이 유기물이 제거되지 않은 채 무의미한 소독을 하거나 소독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조건에서 실시되는 소독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굳이 쓸데없이 시간과 돈을 낭비할 일이 아니다. 또한, 방역은 정부가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사료 회사나 도축장에서 열심히 소독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FMD로 이동제한을 겪으며 단 2개월 동안에 평생 썼던 소독약을 다 퍼붓고도 돼지를 땅속에 묻어야 했던 농장주의 얘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그만큼 겪고 당해봤으면 그걸로 족하다. 아직도 여전히 열심히 하기만 하면 질병이 막아지겠거니 하는 소박한 기대를 하고 과거와 똑같이 무의미한 소독을 맹목적으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우리는 좀 더 똑똑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농장 외부와 내부의 경계에 해당하는 농장의 출입구에서 완벽한 외부의 유기물 유입 차단 시스템이 확보되어야만 궁극적인 차단방역이 가능해진다. 농가들은 끊임없이 농장의 생산성을 위협하고 있는 질병으로부터 농장을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깃털만 적시던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소독 활동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정말 현실성 있는 몸통 차단방역을 위해 필요한 투자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를 기대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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