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류영수 교수의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개선 방안' 원고를 5회에 걸쳐 나누어 싣습니다. 모쪼록 돼지부종병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과거의 관행적인 부종병 관리법의 한계
돼지부종병 컨트롤을 위해 농장에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노력에 비해 그 효과를 보장하는 방법은 없었다.
지금까지 부종병 발생 농장을 보면, 일반적으로 돈사의 수세 소독과 음수의 소독을 전제로, 절식 또는 영양가 낮은 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으로 부종병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처럼 임신돈 사료를 자돈에 급여하는 등의 과거의 방식은 일시적으로 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사료·영양 측면에서도 사료 섭취량 절감과 단백질 함량 감소와 같이 사료 에너지를 제한하는 방식은 생산 성적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양돈의 제1 목표인 생산성 향상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유기산과 식물 추출물 같은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유익균을 급여하는 같은 방식도 적용될 수 있으나,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했을 때 농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기는 어려운 방법이다.
세균 증식 억제를 위한 경제적인 방법으로 산화아연도 많이 활용되어 왔으나, 최근 환경적인 이슈로 항생제와 산화아연의 사용에 제한이 생기면서 부종병 대장균에 의한 문제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부종병의 치료방법?
아직까지 돼지에서 베로독소(VT2e)에 대한 치료제가 적용된 적은 없다. 인체 연구팀에서는 베로독소가 세포 내로 들어갈 수 있는 수용체(receptor)에 대한 대응 물질을 적용해서 치료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험관 내에서 실험에서는 효과가 좋았지만, 동물 실험으로 넘어가 마우스에 실시한 실험에서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만약 이러한 치료 물질이 개발되더라도 돼지는 수용체가 다르므로 돼지에 맞는 단백질을 개발해야하고 또한 경제성 측면에서 산업 동물인 돼지에 적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부종병 임상증상이 관찰되는 농장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오히려 세균 내 독소의 유출로 피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유형은 다르지만 사람에서 베로독소로 발생하는 햄버거병에 대해 특별한 치료제가 없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 방식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재조합 베로독소 백신을 활용한 부종병 예방
부종병 대장균이 생성하는 베로독소는 혈액 순환계로 흡수되어 혈관의 손상, 괴사, 부종, 신경증상과 같은 전신적인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베로독소 생성 대장균에 대한 부착인자는 보통 3주령 자돈에서 형성되기 시작하므로, 포유기간 이후부터 출하까지 베로독소에 노출될 위험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베로독소 항원으로 생산한 백신을 포유자돈에 접종할 경우, 사전에 면역을 형성하여 혈중에 흡수되는 독소를 중화할 수 있다.
과거의 자가백신과 같이 대장균을 통째로 사용한 경우에는, 불필요한 항원과 내독소가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자돈에 접종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재조합 베로독소 백신이 출시되면서 병원성이 제거된 베로독소 단백질(Recombinant Verotoxin 2e)만을 사용하여 안전성과 효능이 기술적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실제 국내에서 수행한 현장 실험과 농장 사용 사례를 통해서도 2일령 자돈 접종에 대한 상용화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되었다.
재조합 베로독소 백신의 장점은 2일령 자돈에 접종하여 출하까지 중화항체가 장기간 유지된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효능평가에서도 2일령에 백신접종을 하고 나서 출하때까지 70% 이상의 돼지에서 방어항체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재조합 베로독소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통해 부종병 대장균이 증식할 수 있는 이유부터 출하까지 전구간을 방어할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
[돼지부종병에 대한 폭넓은 이해화 개선 방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