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농장 ASF 발생을 두고 “10월부터 폐사가 있었는데, 민간 병성감정기관은 왜 ASF를 못 찾았나”는 의문이 나옵니다(10월 9일, 11월 3일, 11월 7일 채취 시료서 ASF 양성, 관련 기사). 결론부터 말하면, 민간 병성감정기관은 시스템상 ASF 검사를 할 수 없는 구조였고, 비발생지역이라는 안도감과 PRRS 상황이 겹치며 ASF 가능성이 사실상 간과됐기 때문입니다.
민간 가축병성감정실시기관은 법에 따라 지정된 검사기관이지만, ASF·구제역 같은 1종 법정 가축전염병은 진단 권한이 없습니다. 이들 질병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시·도 동물위생시험소 등 정부 기관만 검사할 수 있습니다.
취재에 따르면 당진 농가가 지난달 시료를 의뢰한 민간 병성감정기관은 모두 2곳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PRRS 등 일반 질병만 검사할 수 있었고, 같은 시료로 ASF 정밀검사(PCR)를 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통로 자체가 없었습니다. “ASF를 안 돌려봤다”기보다, “돌려볼 수 없었다”는 쪽이 정확합니다.
또 하나의 배경은 당진이 ASF 비발생지역이었다는 점, 그리고 현장에서 PRRS가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그간 농장과 주변 지역(충남, 경기 남부)에서 ASF가 확인된 적이 없고, 최근 높은 폐사 증상이 나오면 우선 PRRS를 떠올리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실제로 민간 검사기관도 PRRS 등을 진단했고, 농가와 기관 모두 그 결과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비발생지역이라는 안도감 + PRRS 만연이라는 현실이 겹치면서, “혹시 ASF일 수도 있다”는 가정과, 그에 따른 ‘정부 신고’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게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요약하면, 민간 병성감정기관은 제도상 ASF를 검사할 수 없었고, 당진이 ASF 비발생지역이었으며 PRRS 상황이 심각해 ASF 가능성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민간 병성감정기관의 부실 진단”이라기보다는, 1종 법정 가축전염병 진단을 정부에만 묶어둔 시스템과, 비발생지역에서 ASF를 얼마나 진지하게 의심할 것인가라는 경각심의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당진 ASF를 계기로 감염멧돼지 출현과 상관없이 전국 어느 돼지농장이든 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민간기관-정부 방역체계의 진단 연계 방식 등이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늘(12.1일)부터 ASF 신고기준을 구체적으로 담은 행정명령을 발령했습니다(관련 기사). 민간 병성감정기관을 여전히 1종 법정 전염병 진단 업무에서 배제하였습니다. 농장 입장에선 질병 진단 의뢰를 당분간 두 번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ASF 검사 결과 음성 시 민간 병성감정기간에 의뢰).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