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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한국, 이미 ASF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섰다"

한국양돈수의사회, 4일 한미 ASF 전문가 초청 긴급 간담회 열어

지난 4일 토요일 서울 모 중식당에서 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정현규) 주최의 중국 아프리카 돼지열병(이하 ASF) 발생 관련 긴급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간담회에는 한국양돈수의사회 정현규 회장을 비롯해 소수의 회원들이 긴급히 모였습니다. 그리고 건국대학교 류영수 교수, 류 교수의 초청으로 우연찮게 한국에 머물고 있는 요건 뤽트 교수가 함께 자리했습니다. 




뢱트 교수는 미국 캔사스주립대학 교수이며 또한, 미국국토방위부 산하의 CEEZAD(Center of Excellence for Emerging and Zoonotic Animal Diseases) 연구소장이기도 합니다. CEEZAD는 미국의 축산 관련 먹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연구소이며 ASF를 비롯한 고병원성 AI 등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류 교수 또한, 국내에 몇 안되는 ASF 바이러스를 직접 연구하는 전문가입니다. 지난해 12월에 정부당국에 'ASF 심층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고 중국의 ASF 발병 경고와 함께 관련 적극적인 우리의 대책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간담회는 요건 뤽트 교수가 참석자의 자유로운 질문에 답을 하고 류 교수의 통역과 추가 설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돼지와사람은 옵티팜 김현일 대표가 정리한 간담회 내용을 문답식으로 재구성해 전합니다. 


이번 중국에서의 ASF 발생이 중국 내륙지인 선양에서 발생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국에서의 ASF 발생 지역이 흥미롭다. 지금까지 ASF는 주로 러시아의 서쪽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었으며 서쪽인 유럽으로 확산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4000km를 한번에 뛰어넘어 러시아의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ASF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북한과 불과 200km 떨어진 중국이라는게 놀랍다. 


ASF 전문가로서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ASF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환경저항성이 강하다. 그래서 한번에 먼 거리를 건너뛰어 ASF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 중에 추정되는 것은 생돈/돈육 등의 이송, 그리고 군인들이 가지고 다니는 소시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중국 농가에서 아마도 다른 나라에서 넘어온 잔반을 돼지에게 먹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여 이 과정에서 야생멧돼지가 관여되었을 수도 있다. 여하튼 중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 


중국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중국사람들이 아직도 ASF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도 매우 큰 문제이다. 여전히 주변국과 밀수가 이루어지고 있고 잔반을 먹이는 농가가 많이 있는 것도 또한, 문제이다. 




한편 중국의 PED 바이러스가 사료원료 포대에 묻어 미국에 전파된 예를 본다면 중국 선양과 북한이 불과 20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붙어 있어 대한민국은 이미 간접적인 ASF 영향권 안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ASF 컨트롤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ASF는 바이러스를 엄청나게 많이 배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혈액 1ml 당 1억 개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서 돼지 혈액 6~8리터로 환산해 보면 1011 ~ 1012 수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 바이러스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잘 사멸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가진 병원성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바이러스와 비교가 안될 만큼 위험하다. 1918년 스페인 플루도 돼지를 죽이지 못했는데 이 ASF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매우 높아서 돼지를 모두 죽인다. 내 경험에는 인공감염으로 지금까지 죽지 않은 돼지가 없었다. 돼지 간에 전염도 매우 잘 된다. 


ASF 백신 개발은 아직인가? 


백신의 경우 수십 년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투자했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만약 백신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동일 유전형에 대한 효과만 있을 것이다.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 중 한가지는 유전형이 25~ 26개나 되고 바이러스 유전자의 크기가 170~ 180 kB 수준이며 150~160개의 단백질이 바이러스를 구성하고 있는 등 매우 큰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약독화 백신이 개발되어도 해당 유전형에만 효과가 있을 것이고 아마도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ASF 바이러스가 가진 단백질 중 약 20% 정도의 단백질 기능만 알고 있고 나머지 80%는 전혀 모르고 있다. 더불어 세포 내 바이러스 감염 사이클에 대해서도 역시 정보가 없다. 


현재 인류가 가진 지식만으로는 백신을 개발할 수가 없는 상태이며 연구비가 있더라도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개발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최근에는 서브유닛 백신을 개발했는데 야외바이러스의 공격 접종에 이 백신을 접종한 돼지가 오히려 더 빨리 죽었다. 


ASF에 대해 좀 더 말해달라


2007년에 코카서스 반도에 ASF 바이러스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모른다. 유람선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서 조지아 항구에 잔반을 내려놓았는데 그것을 농장에 먹인 케이스에서 발병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크루즈 유람선이나 비행기에서 남은 음식물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단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나서는 멧돼지를 통한 전염이 많았다. 한번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나서는 근절하기가 매우 힘들다.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경우 박멸하는데 30년이나 걸렸다. 


ASF 바이러스가 감염되고 나면 야생돼지도 죽는데 죽기 전까지 지역에 있는 야생돼지를 모두 오염시킨다. 그리고 죽은 사체에서도 바이러스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하며 또 다른 야생동물을 통해 오염시키게 된다. 그래서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에서는 사육 돼지 이외는 모두 사살한다. 독일에서는 사냥꾼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하는데 야생돼지 사체를 발견하면 건들지말고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되어 있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럽 관광지 중 하나이다. 1978년 ASF 발병 이후 아직도 바이러스가 박멸되지 않고 있다(endemic). 


진드기는 ASF 매개체로서 어떠한가? 


적어도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진드기는 전염원으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ASF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제일 우선 되어야 할 것은 빠르고 완벽한 진단 시스템의 확보이다. 진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울러 양돈생산자 및 관련 산업종사자를 대상으로 ASF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국경 방역의 경우 누수가 없도록 철저한 감시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항만, 공항에서의 형식적인 감시가 아닌 실질적인 검역과 차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당장 중국으로부터의 불법 유입되는 축산물이 타겟이다. 


끝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ASF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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